한화, 김성근 떠난 후에도 희생번트 1위 왜?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6.29 05: 50

한화는 김성근 전 감독이 떠난 후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선수단 개편을 통해 베테랑들 대신 새로운 젊은 피들이 1군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상군 감독대행도 특정 선수를 고집하지 않고 신예 선수들을 승부처에 과감하게 쓰며 김성근 전 감독과 차별화되는 경기 운용을 하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바로 희생번트 숫자다. 한화는 지난 28일까지 리그에서 가장 많은 48개의 희생번트를 기록 중이다. 이 부문 2위 롯데(42개)보다 6개 많다. 한화는 2015년 139개로 최다번트를 기록한 팀이었고, 지난해에도 87개로 1위 삼성(88개)보다 1개 적은 2위였다. 
올해도 김성근 전 감독이 지휘한 첫 43경기에서 희생번트 28개로 롯데와 이 부문 공동 1위. 이상군 감독대행 체제로 전환한 뒤 31경기에도 희생번트 20개로 같은 기간 LG와 공동 1위에 올라있다. 경기당 희생번트 숫자는 0.651개, 0.645개로 대동소이하다. 번트 의존도는 변함없다. 

28일 청주 kt전 승부처에도 한화는 번트를 사용했다. 4-5로 뒤진 연장 10회말, 선두타자 최진행이 우중간 2루타를 치고 나가며 무사 2루 찬스가 걸렸다. 여기서 양성우가 희생번트로 최진행을 3루에 보내며 아웃카운트 하나를 소모했다. 무사 2루에서 득점할 수 있는 방법이 4가지 뿐이지만, 1사 3루에서는 12가지나 된다. 번트의 이유는 분명했다. 
하지만 후속 최재훈이 헛스윙 삼진, 오선진이 투수 땅볼로 아웃되며 3루 주자 최진행은 홈에 들어오지 못한 채 잔루로 남았다. 결과론적으로 따지면 번트가 패착이었다. 최재훈·오선진의 최근 타격감이 좋지 않았다는 점에서 타격감이 좋은 양성우 타석을 희생번트로 소모한 게 아쉽게 됐다. 
그러나 이 역시도 어디까지나 결과론일 뿐이다. 이날 1회 1번 정근우가 안타를 치고 나간 뒤 2번 하주석에게 강공으로 맡겼지만 병살타가 나왔다. 느린 주자들이 많고, 장타와 연타가 자주 나오지 않는 한화 타선의 특성상 득점 확률을 높이는 희생번트를 사용하지 않을 수 없다. 
한화는 올해 48번의 번트 이후 득점으로 이어진 게 27번이었다. 번트 이후 득점율이 56.25%로 NC와 함께 리그 공동 4위에 해당한다. 리그 전체를 통틀어 번트시 득점율은 56.12%로 한화의 기록은 평균치에 가깝다. 번트를 댄 35경기 성적은 19승15패1무 승률 5할5푼9리. 결승점으로 연결된 번트가 6개로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다. 번트 효율성을 보면 나쁘지 않았다.
다만 한화 타선이 주자가 있을 때 진루타율이 44.5%로 2위일 만큼 진루타에 능하다는 점에서 번트 효율성을 재고할 필요가 있긴 하다. 무엇보다 선발 마운드가 약한 한화에 있어 초반 1~2점보다는 대량 득점이 필요하다. 1회(8개) 2회(5개) 3회(7개) 희생번트가 총 20개로 40% 이상 경기 초반에 몰려있는 것은 짚어볼 대목이다. /waw@osen.co.kr
[사진] 번트 대는 하주석(위), 이상군 감독대행(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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