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짐이었다" 김주찬, 되찾은 캡틴의 자존심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7.06.29 06: 02

"짐이었는데 더 분발해야죠".
KIA는 지난 2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과의 시즌 11차전에서 무려 20안타를 터트리며 13-4로 낙승을 거두었다. 타선에서 승리 공신들은 많았다. 7회 쐐기 3점홈런을 터트린 서동욱, 4안타를 날린 최형우도 있었다. 무엇보다 3년만에 5안타를 날린 김주찬이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1회 우중간 3루타(득점), 2회 중월 2루타(득점), 5회 중견수 앞 안타, 7회 투수 강습안타를 터트리고 8회 사이클링히트에 도전했다. 밀어친 것이 오른쪽 담장을 맞고 나와 홈런에는 실패했지만 5안타 경기에 성공했다. 2014년 6월 10일 한화전 이후 3년만이다. 

확실히 타격감을 찾았다. 빗맞은 네 번째 안타를 제외하고는 4개의 장타는 모두 잘맞은 정타였다. 투구에 대한 타이밍을 제대로 맞추기 시작한 것이다. 특유의 빠른 스윙을 되찾으면서 타격본능도 회복했다. 커리어하이 기록을 세운 작년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김주찬은 4월과 5월은 데뷔 최악의 시기였다. 4월(3월31일 포함)은 타율 1할8푼6리였다. 16안타에 그쳤다. 타점도 8개, 득점은 11개에 불과했다. 5월은 더욱 안좋았다. 55타수 8안타 타율 1할4푼5리, 4득점, 4타점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급기야 5월 20일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타격 훈련에 열중하다 손목에 무리가 갔다.
보름 넘게 전선에서 빠진 시간은 반전의 발판으로 작용했다. 6월8일 복귀한 김주찬은 조금씩 달라져갔다. 첫 3경기에서는 1안타에 그쳤지만 멀티히트가 나오기 시작했고 이틀연속 4안타가 나왔다. 주말 NC전에는 9타수 2안타에 그쳤지만 삼성과의 주중 2연전에서 10타수 7안타를 쏟아냈다. 6월 타율이 4할6푼2리에 이른다. 확실히 돌아온 것이다. 
그는 경기후 "그동안 팀에게 짐이었다"고 말했다. 캡틴의 고민이 묻어있는 말이었다. 올해 새롭게 주장으로 부임했으나 막상 개인 성적이 부진해 고민이 컸을 것이다. 팀을 이끌어야하는 부담감, 그리고 좌익수 포지션도 흔쾌히 최형우에게 내주었지만 우익수 혹은 1루수로 나서는 변화도 그에게는 영향이 있었을 것이다.    
두 달간의 극심한 부진과 부상 이탈 기간은 반전의 모멘텀으로 작용한 듯 하다. 그는 "최근 타격감이 괜찮아져 다행이다. 복잡한 생각 하지 않고 배트 중심에 맞춘다는 생각으로 타석에 나선다"고 말했다.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은 것이 타격의 상승 비결이었다. 특히 "앞으로 더 분발하겠다"는 말에서 캡틴의 강한 의지까지 보였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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