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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윤표의 휘뚜루 마뚜루]KIA 1위 질주 원동력은 ‘포수 김민식!’

“태양에 바래지면 역사가 되고 월광에 물들면 신화가 된다.”

소설가 이병주(1921~1992)의 실록대하소설 『산하(山河)』의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글이다.

이병주의 묘사를 빌리자면, 저 1980년대 한국프로야구 해태 타이거즈(KIA 타이거즈 전신)의 공포의 타선 ‘KKKKKK’는 말 그대로 전설의 역사이자 신화였다. 김봉연 김성한 김준환 김종모 김일권 등 이름만 들어도 상대 투수들을 절로 주눅 들게 만들었던, 공포를 자아내는 타선이 해태의 한국시리즈 9번 제패 신화의 밑거름이 됐다.

2017년 KBO 리그에서 KIA 타이거즈가 써내려가고 있는 타격의 기록은, 그 신화의 속편 격이다. KIA가 2위 NC 다이노스를 무려 8게임 앞선 채(7월 13일 기준) 반환점을 돌 수 있었던 것은 장타력의 최형우(34)와 정교한 타격의 김선빈(28)으로 상징되는 타선의 대 분발 덕분이다.


KIA의 1위 질주는 흔히 150억 원(기본 130억 원+옵션 20억 원) FA 선수 최형우가 불러온 ‘타격의 밴드웨건 효과’와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김선빈과 안치홍 키스턴 컴비의 복원, 토종 기둥투수 양현종의 안정적인 투구와 헥터 노에시와 로저 버나디나 등 외국인 투수, 타자의 활약, 외야수 이명기와 포수 김민식의 절묘한 트레이드 등으로 풀이한다.

노쇠한 임창용으로 대변되는 불펜 불안만 해소된다면, 그야말로 ‘완전체’에 가까운 전력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 팀 전력의 상승은 복합적인 요인이 긍정적이 에너지와 시너지 효과를 낳은 결과물이다. 주전 부상 등 돌발 부상 따위의 악재만 없다면, 흐름으로 보아 KIA의 정규리그 우승이 유력할 뿐만 아니라 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의 영광 재현도 가능할 것이다.

KIA가 이처럼 고공행진을 할 수 있게 된 가장 큰 원동력은, 보는 이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누가 뭐래도 단연코 포수 김민식(28)이다.

KIA의 ‘영광의 역사’ 뒤안길에는 ‘트레이드 성공사’가 똬리를 틀고 있다. 애초부터 애향심에 기대를 걸고 지역 연고로 출발해 향토색이 유난히 강했던 한국 프로야구지만, 해태 타이거즈는 ‘순혈’을 고집하지 않고 일찌감치 문호를 열어 부족한 전력을 ‘트레이드’를 통해 메워 장기간 왕조를 구축했던 전력이 있다.

1982년 12월 7일, 한국 프로야구 트레이드1호 서정환(삼성→해태)을 데려와 유격수 자리를 지키게 했고, 1986년 1월에는 우여곡절 끝에 강타자 한대화(OB→해태)를 영입한 것은 그 절정이었다. 그것은 현명한 선택이었다. 그들이 있었기에 해태의 전설이 만들어졌다. 지난 4월 7일 김민식과 이명기 등을 SK 와이번스에서 데려온 것은 새로운 트레이드 성공사례가 될 듯하다.

그 트레이드의 핵심은 김민식이었다.(염경엽 SK 단장이 노수광의 대칭 카드로 언급한 바 있다). KIA(해태) 야구단의 추이는 현장 전력 측면에서 포수의 부침(浮沈)과도 그 궤를 같이한다.

초창기에는 재일동포 김무종(해태 실제 활동기간 1983~1988년)이 노련한 투수리드로 안방 지킴이 구실을 톡톡히 해냈고, 1991년 한국시리즈 MVP이자 1988, 1991, 1992년 포수 골든글러브 수상에 빛나는 장채근(1986~1993년. 현 홍익대 감독)은 선동렬의 단짝으로 해태 전성기를 구가했다. 그 뒤를 이어 정회열(1990~1997년), 최해식(1995~2000년) 등이 안방을 책임지며 해태 9번 우승(1983, 1986~1989, 1991, 1993, 1996, 1997년)의 주역 노릇을 했다.

KIA가 2009년에 10번째 우승을 했지만 그 뒤 장기간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것은 어찌보면 ‘부실한 안방’이 큰 요인이었다. 김민식의 트레이드를 통한 영입은 그런 면에서 섣부르지만 ‘영광의 재현’을 꿈꾸게 하는 ‘절묘한 한 수’가 될 수도 있겠다.

김민식은 KIA로 온 뒤 빠르게 주전 포수로 자리 잡았다. 주변에서는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김민식은 SK 주전포수 이재원의 그늘에 가려있긴 했지만 잠재력이 풍부한 포수였다. 2012년에 SK에 입단했던 김민식은 방황의 시기를 보냈고 군복무(상무)를 마치고 가정을 꾸린 다음에 정신을 차렸다.

그를 낙점했던 송태일 SK 스카우트팀장은 “(웃으면서)날개를 달아줬다. (김민식은) 가진 게 너무 많은 포수다. 원광대에서 데려올 때 높이 평가한 것은 어깨가 강하고 공도 빠르고 방망이도 잘 쳤다는 점이었다. 발도 보통 빠른 게 아니다. 원래 외야수였다가 뒤늦게 포수 마스크를 쓴 것으로 아는데, 원광대 시절에는 배터리 코치가 없어 포수수업을 제대로 받지 못했지만 프로에서 전문적으로 수업을 쌓으면 훌륭한 포수가 될 것으로 봤다. SK에서 박경완 코치 밑에서 많이 배웠다.”고 돌아봤다.

김민식은 KIA로 간 다음 마치 물 만난 고기처럼 제 세상을 만났다. 원래 습득 능력이 뛰어난 그였지만 김기태 감독의 눈에 들어 주전자리를 꿰찬 다음 투수들과 호흡도 잘 맞추고 볼 배합도 직접 꾸려갈 정도로 두뇌회전이 좋다는 평을 듣는다.

트레이드는 주전 자리를 확보하지 못하고 겉돌고 있는 선수들에게는 새로운 돌파구가 된다. 이적 후 그 선수가 성공적인 연착륙을 할 수 있느냐는 다른 문제지만, 김민식이 낯선 팀에서 빠르게 뿌리를 내린 것은 그의 능력이다. 그 재주를 눈여겨보고 주전으로 발탁한 김기태 감독의 ‘눈’이 무섭다.

/홍윤표 OSEN 선임기자

/사진, 광주 곽영래 기자=김민식(오른쪽)과 양현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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