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대표팀, 키를 쥐고 있는 ‘땅콩’ 심성영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07.14 13: 48

“대표팀에서 가장 드리블도 잘하고, 패스도 뛰어난데 본인만 그걸 몰라요.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KB스타즈 시절 오랫동안 심성영(25)을 지도했던 서동철 여자농구대표팀 감독의 말이다. 서동철 감독이 한시적으로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심성영이 첫 발탁되며 스승과 제자는 다시 만났다. 대표팀은 오는 23일 인도 방갈로르에서 개막하는 2017 FIBA 아시아컵에 나란히 출전을 앞두고 있다. 2018 세계선수권 티켓이 걸려 있는 중요한 대회다.
대표팀의 키포지션은 포인트가드다. 지난해 올림픽 예선에서 주전가드로 뛰었던 이승아(25) 그리고 홍아란(25)은 농구공을 놓았다. 신지현(22, KEB하나)은 2년 여의 부상 공백에서 벗어나 서서히 기지개를 켜는 상태다. 지난 시즌 KB스타즈의 주전으로 급성장한 심성영이 이제 대표팀의 안방살림까지 책임지게 됐다.

진천선수촌에서 만난 심성영은 “대표팀에 뽑혀 기분이 새롭죠. 나라를 대표해 뛰게 돼 영광입니다. 청소년대표팀은 해봤지만, 성인대표팀은 처음이에요. 처음 뽑혔다고 들었을 때 어안이 벙벙했죠. 그 날 잠도 잘 못 잤어요”라며 웃었다.
대표팀에서 박혜진, 박하나까지 포인트가드 역할을 소화하려 훈련하고 있다. 정통포인트가드는 심성영 한 명이다. 165cm인 심성영은 짐이 크다. 그는 “내가 포인트가드지만 박하나, 박혜진 언니도 1번이 가능해요. 다들 너무 잘하기 때문에 걱정은 덜었죠. 언니들이 힘들 때 플러스 요인이 되면 좋겠어요”라며 겸손하게 답했다.
농구에서 신장이 크면 유리하지만 절대적인 요소는 아니다. 아시아 최고의 가드인 요시다 아사미(29, 일본) 역시 심성영과 같은 키다. 마치다 루이(24, 일본) 역시 신장이 162cm에 불과하다. 이들은 뛰어난 스피드와 테크닉으로 아시아 정상에 섰다. 심성영은 비시즌 샌프란시스코 여행을 하며 스테판 커리를 보고 용기를 얻었다고. 심성영은 플로터를 연마할 계획을 세우는 등 스킬트레이닝에도 공을 들인다.
심성영은 “미국 서부여행을 다녀왔어요. 커리 경기도 보고 왔어요. 진짜 멋있더라고요. 마술을 부리는 사람 같았어요. 커리가 한국에 온다는데 저는 인도를 가네요”라며 아쉬움을 달랬다.
한국은 호주, 일본, 필리핀과 한 조다. 8강서는 뉴질랜드를 만날 가능성이 높다. 심성영은 “감독님 말씀을 잘 들어야죠. 특히 호주와 일본전에 대비해서 집중 훈련을 하고 있어요. 사명감이 있으니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어요. 여자농구 인기를 부흥시키는데 일조하고 싶어요”라며 큰 꿈을 꿨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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