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인터뷰] '손가락 골절' 민병헌, "전반기 평가? 부상으로 0점"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7.07.17 06: 35

두산 베어스의 민병헌(30)이 전반기의 아쉬움을 이야기하며 후반기 활약을 다짐했다.
민병헌은 지난 6월 25일 경기 중 손가락 부분에 공을 맞으면서 우측 약지 부분 골절을 당했다. 결국 민병헌은 자신에 바로 앞서 공에 맞아 좌측 다섯번째 손가락 미세 골절을 당한 양의지와 함께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이틀 뒤 일본 요코하마로 넘어가 치료를 받았다.
다행히 재활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일본에서 통증을 어느정도 제거한 가운데, 민병헌은 가벼운 배팅과 함께 캐치볼을 하기 시작했다. 지난 14일 2주의 치료를 마치고 돌아온 민병헌은 곧바로 잠실구장에서 1군 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했다. 캐치볼, 티배팅, 런닝 등 가벼운 훈련에 그쳤지만, 민병헌은 훈련을 마친 뒤 현재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해 "거의 다 나아가는 상태다. 60~70%는 회복된 것 같다"라며 밝게 웃었다.

사실 민병헌의 골절 정도는 양의지보다 심했다. 양의지가 미세 골절이었던 반면 민병헌은 완벽하게 뼈가 부러진 경우였다. 민병헌은 "사실 공에 맞을 때는 골절이 아닌 줄 알았다. 오히려 (양)의지가 더 심할 줄 알았다. 그런데 저녁에 집에서 자려고 누웠는데, 통증이 심해져서 골절인 것 같았다. 잠도 제대로 못 잘 정도였는데, 다음 날 병원에 가니 골절인 게 나왔다"라며 "그래도 위치가 괜찮았고, 치료를 잘 받아서 생각한 것보다 속도는 빠른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약 2주의 일본에서 치료를 받는 과정에도 민병헌은 야구를 놓지 않았다. 치료 중간 점검의 의미로 티배팅과 캐치볼을 하기도 했지만, 그것으로도 부족했는지 일본 야구장에 찾아가 야구 관람을 했다. 그는 "치료원에서 도보로 약 10분정도 떨어진 곳에 요코하마 야구장이 있었다. 마침 머무는 동안 2경기 정도가 있어서 가서 야구를 봤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민병헌은 지난 14일과 15일 실시한 올스타전에 드림 올스타 '베스트 12'로 선정됐다. 지난해 미스터올스타(MVP)이기도 했던 민병헌은 이번 올스타전에 후보에 오른 120명 중 유일하게 4년 연속 올스타전 '베스트 12'에 뽑혔지만, 결국 나서지 못했다. 민병헌은 "팬 분들께서 많이 응원해주셨는데, 피치 못하게 나가지 못해서 아쉽다. 내년에 잘해서 또 뽑히도록 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정교한 타격 능력을 갖춘 만큼 올해 신설된 '퍼펙트히터'에 우승도 가능하지 않았겠냐는 물음에 민병헌은 "사실 그런 이벤트를 잘 못한다"라고 손을 내저으며 "나는 도와주는 것을 잘한다. 2014년에 김현수(볼티모어)가 홈런 레이스에 나갔을 때 배팅볼을 던져줬든데, 14개를 치고 신기록을 세웠다. 던지면 넘어가고 던지면 넘어가서 목에 담이 올 지경"이라고 웃어보였다.
이번 홈런 레이스에서 두산 선수로는 닉 에반스가 나갔다. 에반스는 홈런 레이스에서 니퍼트와 함께 호흡을 맞춰 홈런 3개를 치며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우승은 결선에서 이대호와 맞붙어 8개를 친 로사리오(한화)가 됐다. 민병헌는 "에반스한테 던져줬으면 아마 에반스도 더 좋은 성적을 거뒀을 것 같다. 니퍼트는 키가 큰만큼 그냥 공을 던져도 치기 어렵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민병헌은 양의지와 함께 17일 2군에 합류해 점검을 마친 후 상태에 따라 1군에 올라올 예정이다. 부상 전 69경기에서 타율 3할1푼6리 8홈런으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지만, 민병헌은 전반기에 대해서 "부상으로 마쳤으니 당연히 0점"이라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동시에 "현재 우리 팀이 5위인데, 꼭 후반기에는 만회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민병헌과 양의지가 복귀하면 두산은 다시 한 번 반격의 채비를 갖출 수 있다. 전반기 마지막 두 경기를 잡아 2연승으로 했지만, 현재 두산은 42승 1무 39패로 5위에 머무르고 있다. 민병헌은 "일본에서 와이파이가 잘 안터져서 경기를 다 보지는 못했다. 그래도 (정)진호나 (박)세혁이가 잘해서 팀이 잘 돌아간 것 같다"라며 "후배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니까 나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주장 (김)재호 형과 (오)재원이 형을 비롯해 (박)건우, (김)재환이 등 그동안 모두 고생을 많이 했다. 특히 팀 분위기도 좋지 않았던 가운데, 좋은 경기를 해서 분위기를 좋게 이끌었고, 덕분에 나중에 편하게 합류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부분 때문이라도 빨리 복귀해서 함께 힘을 내고 싶다"고 고마움을 전하며 "감독님 말씀대로 후반기에는 위를 보며, 꼭 반등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 bellstop@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