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멀리 더 높이’ 후반기 롯데 타선의 해결책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07.18 05: 56

당연한 얘기일 수도 있다. 더 멀리 더 높이 때려내야 하는 것이, 병살타 트라우마에 휩싸인 롯데 자이언츠 타선의 해결책이다.
롯데 타선의 힘은 리그에서도 손꼽힌다. 전준우, 이대호, 강민호, 손아섭 등 파괴력을 갖고 있는 타자들이 즐비하다. 지금은 벤치 자원으로 분류되어 있지만 최준석도 이따금씩 한 방을 때려낼 수 있는 역량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그러나 롯데는 현재 타선으로 전반기 동안 위협할만한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던 모습. 2할8푼5리의 팀 타율, 그리고 90개의 팀 홈런, 장타율 0.433, OPS(출루율+장타율) 0.794는 리그 중위권에 해당하는 타선이었다. 최다 병살타(93개)와 최소 희생플라이(14개)로 극단적으로 대비된 타선은 롯데가 아직 힘을 집중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와도 같다.

거구들이 많은 타선의 특성상 세밀한 플레이의 득점 루트를 만들어내기엔 한계가 있다. 단타로 베이스 2개를 진루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쉽지가 않다. 타구를 더 멀리 그리고 더 높이 때려내는 수밖에 없다. 타격의 당연한 이치겠지만, 롯데 타선에는 이런 모습이 더더욱 필수적이다.
문제는 롯데가 전반기 동안 이러한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 롯데는 전반기 땅볼 아웃/뜬공 아웃 비율에서 1.20(844개/705개)를 기록했다. 뜬공보다는 땅볼을 더 많이 때렸다는 것이 기록으로도 나타난다. 리그에서 두 번째로 높은 땅볼 아웃/뜬공 아웃의 비율이다. 타선 구성상 땅볼보다는 뜬공을 더 많이 때려야만 득점 확률이 높아지지만 롯데는 이 확률을 높이는데 실패했다고 풀이할 수 있는 기록이다. 자연스럽게 따라온 기록이 94개의 병살타라고 봐도 무방하다. 우선 더 높게 타구를 띄울 필요성이 생긴다. 여기에 롯데는 990개의 아웃카운트가 내야에서 추가됐다. 절대적인 개수로는 한화(1012개)에 이어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스피드로 경쟁력을 갖기 힘든 타선에서 내야에서 아웃카운트가 많이 추가됐다는 것은 타선이 갖고 있는 힘이라는 장점을 극대화시키지 못했다고 바라봐야 한다. 타구를 더 높이 띄우지 못했고, 더 멀리 보내지 못한 것이 전반기의 롯데 타선이었다.
타구의 스피드, 그리고 타구의 발사각도가 중요시되고 현대 야구다. 공을 배트로 정확히 맞추는 것 이상의 섬세함이 요구되는 것이 현대야구의 타격 이론이다. 롯데 타선은 타구의 스피드는 차치하고서라도 타구의 각도가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기록을 통해서도 증명이 됐다.
결국 후반기 롯데 타선은 자신들이 갖고 있는 장점을 얼마나 타구에 녹여내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기본적인 역량을 갖추고 있기에 후반기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고, 또 당연하다. 전반기 기록에서 드러난 것 보다 임팩트가 약했던 이대호가 전반기 막판에는 타구를 띄우려는 노력을 펼쳤고, 강민호, 전준우, 손아섭 등 리그에서도 손꼽히는 타구 스피드를 가진 타자들이 좀 더 분발을 한다면 롯데 타선도 전반기 내내 좋지 않은 결과를 냈던 부분들을 개선시킬 수 있을 것이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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