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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MVP’ 박정배-나주환, 후반기도 SK 버팀목

[OSEN=김태우 기자] 기대 이상의 성적으로 전반기를 마친 SK의 최우수선수(MVP)를 뽑는다면 아마도 전반기 홈런왕 최정이나 에이스 임무를 든든하게 한 메릴 켈리를 먼저 떠올릴지 모른다. 그러나 숨은 MVP도 있다. 박정배(35)와 나주환(33)이다.

두 선수는 시즌 시작까지만 해도 그렇게 주목받지 못했다. 서서히 팀 내 입지가 좁아지는 베테랑들이었다. 그러나 화려하게 날아올랐고, 팀의 가려운 곳을 긁었다. 공헌도는 일품이었다. 박정배와 나주환의 활약 없이 SK의 전반기 3위를 설명하기는 어렵다. 구단 관계자들도 “두 선수가 없었다면 큰 일이 났을 것”이라고 가슴을 쓸어내린다.

박정배는 사정없이 흔들리던 SK 불펜의 영웅이었다. 당초 SK는 서진용 박희수 채병용 김주한 정영일 등으로 이어지는 불펜 라인을 생각 중이었다. 그러나 이 계획은 한 달을 가지 못했다. 정영일은 오키나와 캠프에서 부상으로 이탈했다. 김주한은 팀 사정 탓에 선발과 불펜을 오갔다. 서진용은 부진 끝에 마무리 보직을 내려놨다. 여기에 믿었던 박희수 채병용까지 정상이 아니었다. 부상 혹은 부진으로 2군을 경험했다. 집단 붕괴 위기였다.

여기서 혈혈단신으로 붕괴를 막은 이가 박정배였다. 상황과 보직을 가리지 않고 묵묵히 마운드에 올라 위기를 정리했다. 전반기 성적은 리그의 어떤 특급 셋업맨이 부럽지 않을 정도였다. 35경기에서 42⅔이닝을 던지며 2승2패3세이브10홀드 평균자책점 2.95를 기록했다. 피안타율은 불과 2할1푼3리, 이닝당출루허용률(WHIP)은 1.08로 정상급이었다. SK 불펜투수 중에는 최고 공헌도였다.


나주환도 난세의 영웅이었다. 외국인 선수 대니 워스, 팀이 키우는 기대주인 박승욱, 붙박이 2루수인 김성현이 버티는 SK 내야 구도에서 나주환은 단지 전천후 백업이었다. 하지만 워스의 퇴출, 박승욱의 부진으로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타격에서는 78경기에서 타율 3할2리, 14홈런, 47타점으로 대폭발했다. 전반기 막판에는 규정타석에도 진입했다. 수비에서도 2루수·유격수·3루수를 오가며 만점 활약을 선보였다.

특히 장타와 클러치 상황에서의 집중력은 괄목할 만했다. 지난해 말 스윙궤도를 바꾸며 공을 좀 더 띄울 수 있는 타자가 된 과실은 달콤했다. 벌써 14개의 홈런을 쳐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2009년 118경기 15홈런)에 다가섰다. 0.537의 장타율은 규정타석 진입 기준 최고 기록이다. 득점권 타율은 무려 4할1푼에 이르렀다. 타점 기회를 즐겼다.

방출 위기와 숱한 수술을 딛고 일어선 박정배, 올 시즌 전 은퇴까지 생각했던 나주환의 재발견은 동료들에게도 귀감이 된다. 당연히 두 선수의 활약은 후반기에도 중요하다. 당장 전력도 그렇고, 세대교체 측면에서도 그렇다.

서진용과 박승욱은 장기적으로 구단이 키워야 할 선수들임은 확실하다. 자질이 충분하다. 하지만 아직은 경험이 없다. 시행착오는 필연적이다. 이 선수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성장하려면 같은 포지션에 있는 박정배나 나주환이 자신의 몫을 해야 한다. 그래야 구단도 숨을 돌리고 좀 더 장기적인 틀을 짤 수 있다. 두 선수의 가치가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숫자 이상인 까닭이다.

박정배는 후반기에도 ‘집단 마무리 체제’의 한 축이다. 나주환의 중요성은 누차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외야에 비해 내야 세대교체가 더딘 SK다. 지금 현재 멤버 이외에 2군에서 올라올 만한 선수가 없다는 게 구단의 걱정이다. 한 선수라도 부상을 당하면 무너진다. 가장 많은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나주환이 가장 가치 있는 선수로 부각된 이유다. SK의 후반기 성적도 두 베테랑의 굳건함에 달려 있다. 시즌 전에는 생각하기 어려웠던 문장이지만, 지금은 이게 진리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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