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에 이어) tvN '알쓸신잡'에서 유희열의 역할을 그냥 넘길 수 없다. 유시민 작가, 정재승 박사, 김영하 소설가, 황교익 맛칼럼니스트의 다채로운 수다 삼매경은 유희열이 중심을 잡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적재적소에 추임새와 새로운 대화 키워드를 툭툭 던지기에 가능한 것.
◆"유희열은 제작진 대신 중요한 역할"
사실 나영석 PD는 가수 루시드폴을 섭외하려고 했다. 루시드폴은 서울대학교 응용화학부 학사를 졸업해 스웨덴 왕립 공과대학교에서 석사를 땄고 스위스 로잔 연방 공과대학교 박사 과정까지 마친 '넘사벽' 엘리트다. 그런데 운명처럼 그의 소속사 수장인 유희열이 대신 잡학 박사들의 중심을 잡는 추로 합류하게 됐다.
"강의 프로그램이면 시청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강사들이 설명하겠지만 '알쓸신잡'은 똑똑한 사람들끼리의 대화인 거잖아요. 본인들끼리는 너무 잘 아는 얘기일 수도 있지만 일반적인 우린 아예 모르는 얘기가 많아요. 대화 수준이 너무 빨리 높은 곳으로 갈 때 유희열이 잡아서 땅으로 내려주는 역할을 하죠."
"책이나 역사에 관한 얘기를 할 때 잡학 박사들은 초반 설명은 건너 뛰고 중간부터 시작하세요. 그때 유희열이 나서서 총대를 메고 시청자들을 대신해 질문하는 거죠. 출연진은 높은 수준이지만 시청자는 아닌 분들이 많으니 제작진 대신 중요한 역할을 유희열 씨가 하는 거예요. 솔직히 유희열 씨도 서울대 출신이라 똑똑해요. 하지만 저희가 그런 부분은 다 편집해버려요(웃음). 본인도 의견을 내고 똑똑한 이야기를 많이 내지만 제작진이 다 잘라내니까 이젠 포기한 것 같아요 하하."
◆"뇌가 즐거우셨나요?"
'알쓸신잡'은 지난달 2일 첫 방송돼 통영, 순천·보성, 강릉, 경주, 공주·부여·세종, 춘천을 돌았고 최근 전주에서 마지막 여행을 즐겼다. 21일 방송에서 이들의 마지막 수다가 펼쳐지고 28일 감독판이 풀리면 '알쓸신잡'은 종영한다. 벌써부터 시청자들은 시즌2를 부르짖고 있다.
"'1박2일' 때엔 눈에 보이는 비주얼을 찾아다녔다면 이번에는 많은 이야깃거리가 있는 지방의 중소도시를 돌았죠. 시청자들에게 지방의 중소도시에 관련된 여행 대백과사전이 됐길 바라요. 과거 현재 미래까지 다 아우르는 자세한 설명서말이죠. 사람을 이끄는 건 이야기니까 저희 덕분에 그 도시에 가고 싶어지셨길."
"시즌2는 언제든지 하고 싶어요. 하지만 잡학 박사분들의 스케줄이 너무 바쁘세요. 강의하시고 책 쓰시느라 시간이 모자르죠. 우선은 이번 시즌을 잘 마무리하고 그분들이 시간 되신다면 언제든지 시즌2를 만들고 싶어요. 시청자 여러분들께 듣는 재미, 뇌가 즐거워지는 예능이었길 바랍니다. /comet568@osen.co.kr
[사진] tvN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