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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쎈 현장분석] 판독센터 존재 무색케 한 의아한 판독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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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울산, 조형래 기자] 올 시즌부터 KBO가 야심차게 신설한 비디오판독센터의 판독 능력에 의구심을 갖게 만드는 판정이 울산에서 나왔다.

20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즌 12차전 경기. 비디오판독으로 전광판의 숫자가 바뀌는 일이 발생했다.

상황은 롯데가 1-4로 뒤진 3회말 발생했다. 3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등장한 손아섭이 1B에서 삼성 선발 윤성환의 2구를 받아쳐 좌중간 깊숙한 타구를 만들어냈다. 이 타구는 좌측 담장 상단에 칠해진 노란색 선을 맞고 담장 뒤에 위치한 안전 펜스를 맞고 그라운드 안으로 들어왔다. 심판진은 이 타구의 초기 판정을 홈런으로 내렸다.

일단 타구가 담장 상단, 그리고 안전망까지 맞고 그라운드로 들어왔기에 1점을 잃게 된 삼성 측에서 비디오판독을 신청할 만한 이유가 있었다. 삼성은 곧장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이날 울산 경기 중계방송을 맡은 MBC스포츠플러스는 리플레이를 통해 손아섭의 타구를 보여줬다. 중계방송화면에서는 담장 상단의 노란선을 맞고 뒤에 설치된 안전 펜스까지 맞은 뒤 그라운드로 들어섰다. 돋보기 화면을 통해서 담장 상단 노란선에 타구가 맞기 전 어떤 굴절 현상도 발견되지 않았다. 첫 판정이 그대로 이뤄지는 것이 맞았다.

하지만 손아섭의 타구를 비디오판독센터에서는 어찌된 일인지, 이 타구를 홈런이 아닌 2루타로 정정했다. 손아섭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고, 조원우 감독 역시 잠시 덕아웃에서 나와 심판진에판독 결과를 확인하기도 했다. 비디오 판독 이후 어필을 통한 재번복은 금지된 사항이었다. 결국 롯데는 이후 전준우와 이대호가 모두 범타로 물러나 3회 점수를 뽑지 못했다. 추격 기회가 사라진 것.

모든 구장의 담장의 상단 끝에 노란색 선이 칠해져 있다. 담장 상단의 노란선을 기준으로 홈런 여부를 가리게 되어 있다. 담장 구조가 한국보다 복잡한 미국도 이 노란선을 기준으로 홈런 판정을 내린다. 또한 홈런 관련 비디오판독은 지난 2009년부터 시작되어 왔기에 홈런 판독에 대해서는 노하우가 쌓여있을 터였다. KBO가 올해 비디오판독센터 설립과 함께 각 구장에 설치한 판독용 카메라는 1루에 2대, 2루에 1대를 설치했기에 홈런 비디오판독은 중계방송 카메라에 의존해야 했다. 하지만 비디오판독센터 역시 같은 화면을 보고도 모두가 생각했던 결과와는 다른 판독 결과를 내놓았다.

울산 문수구장에서 KBO리그 1군 경기를 시작한 이후 홈런 관련 비디오판독은 이날 경기까지 총 3번 나왔다. 지난 2015년에 5월30일 한화와 롯데의 경기에서 7회말 정훈이 친 타구가 좌측 담장 상단 노란선에 맞고 그라운드로 튀어나오면서 2루타로 기록됐다. 롯데의 비디오판독 요청에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이날 손아섭의 타구와 가장 비슷했던 상황 인식에서 시작된 비디오판독은 문수구장의 개장 첫 홈런이었다. 지난 2014년 4월 5일 삼성-롯데전, 2회초 이승엽의 타구가 우중간 담장 뒤에 위치한 안전 펜스를 맞고 그라운드로 들어왔다. 첫 판정은 2루타였지만 삼성 측의 비디오 판독 요청으로 홈런으로 번복된 바 있다. 이 당시에 이미 노란선, 노란선 뒤의 안전 펜스에 맞는 타구는 홈런임을 공식화 했던 것.

불과 3년 만에 홈런 관련 노란선 규정이 바뀔 일은 없다. 울산구장의 로컬룰도 변하지 않았고 담장 상단의 노란선 역시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비디오판독센터는 그동안의 규정에 대한 제대로 된 고민 없이 오심을 범하며 판독센터의 존재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했다. KBO의 기록상, 이날 비디오판독에 소요된 시간은 불과 1분에 불과했다.

경기는 4-4 무승부로 끝났다. 홈런이 인정됐다면 승부의 결과가 바뀔 수 있는 이날 비디오 판독이었다. /jhrae@osen.co.kr

[사진] 위=비디오판독센터, 가운데=MBC스포츠플러스 중계방송화면 캡처, 아래=2014년 이승엽 홈런 판정 당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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