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전박살?' KIA 타선, 막판이 더 무섭다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7.21 05: 46

1회부터 9회까지 고른 팀 타율 
'클러치' 상황에서 더욱 강해지는 해결사 즐비 
쉴 틈 없는 타선으로 리그를 지배하고 있는 선두 KIA. 그 배경에는 이닝을 가리지 않고 타점을 폭식하는 '식습관'이 있다.

KIA는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전을 8-7로 승리했다. 후반기 첫 시리즈. 앞선 두 경기에서 1승1패를 거둔 KIA는 '위닝 시리즈'로 후반기를 깔끔하게 시작했다.
패색이 짙던 경기를 뒤집은 건 역시나 타선이었다. KIA는 5-3으로 앞서던 5회 대거 4실점하며 두 점 차 역전을 허용했다. 하지만 KIA는 8회 1사 만루서 최형우의 2타점 적시타로 균형을 맞췄다. 이어 9회 김민식의 결승타로 승리에 방점을 찍었다.
이날 경기는 올 시즌 KIA 타선을 압축해서 보여줬다. KIA의 올 시즌 팀 타율은 3할1푼. 리그에서 유일하게 3할 타율을 유지하며 단연 1위다. 뜯어보면 그 위용은 더욱 돋보인다. KIA는 1~3회 타율 3할1푼으로 두산(.313) 리그 2위에 올라있다. 경기 중반인 4~6회로 넘어가면 타선은 더욱 집중력을 발휘한다. 경기 중반 팀 타율은 3할2푼2리, 리그 1위다. 이때 팀 홈런 역시 39개로 SK에 이어 2위다.
KIA 타선은 경기 막판으로 가도 힘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KIA의 7~9회 팀 타율은 2할9푼4리로 넥센(.298)에 이어 리그 2위다. 올 시즌 9차례 연장전을 치렀는데, 연장에서는 팀 타율 3할6푼7리로 압도적 1위다. 이는 연장 승률 7할7푼8리(7승2패)의 호성적으로 이어진다.
다른 팀과 비교해보면 그 집중력이 더 눈에 띈다. 두산은 1~3회 타율에서 KIA를 제치고 1위에 올라있다. 그러나 4~6회 타율은 7위(.287), 7~9회 타율은 6위(.279)다. 반대로 7~9회 타율 1위 넥센은 1~3회 때는 5위(.299), 4~6회 때는 4위(.297)로 다소 약하다. 1회부터 9회까지 고르게 힘을 유지한다는 면에서 KIA 타선은 더욱 강하다.
대부분의 주축 타자들 모두 경기 막판에 집중력을 발휘한다. 리그에서 7~9회 타율 1위는 나지완(.388)이며 그 뒤를 안치홍(.383)이 따른다. 최형우(.372) 역시 리그 5위로 힘을 보태고 있다.
단순히 경기 막판을 떠나 클러치 상황에서도 KIA 타선의 힘이 뚜렷하다. KBO리그 통계전문사이트 '스탯티즈'가 제공하는 '클러치' 값은 중요한 순간(High Leverage Index) 때 평소보다 얼마나 더 잘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KIA는 클러치 지표 1.65로 리그에서 유일하게 1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뒤를 이어 NC(0.82)만이 양수를 유지하고 있을 뿐, 나머지 팀들은 마이너스 값을 띄고 있다. 사실 클러치 상황에서 평균보다 잘하는 이들은 적기 마련이다. 때문에 음수가 나오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러나 KIA 타선은 승부처에서도 힘을 유지한다.
경기 막판 타선의 화력은 KIA 팀 사정에 비춰볼 때 더욱 가치있다. KIA는 올 시즌 불펜 평균자책점 10위(6.11)에 처져있다. 뒷문이 활짝 열린 상황이다. 때문에 3~4점 차 리드에도 불안하기 일쑤다. 이럴 때 타선이 멈추지 않는다면 승리 확률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김기태 KIA 감독은 20일 경기가 끝난 뒤 "8~9회에도 타선이 집중타를 때려내며 좋은 결과를 얻었다"라고 칭찬했다. KIA 타선은 김 감독의 칭찬 그대로 '지고 있어도 따라갈 것 같은' 느낌을 안겨준다. 반대로 KIA 타선과 마주한 상대 팀으로서는 너덧 점 앞서도 언제 뒤집힐지 모르는 긴장감을 느끼게 된다. 이 공포는 올 시즌 KIA가 선두를 질주하는 비결 중 하나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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