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인터뷰] '명품 주력' 조수행, "다리 하나 믿고 뛰는거죠"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7.07.22 06: 02

"한 베이스 더 가라는 뜻에서 저를 내보내 주셨잖아요."
지난 2016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전체 5순위)에 두산에 입단한 조수행(24)은 입단 당시 수비와 주루만큼은 프로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명 당시 이복근 스카우트 팀장은 조수행에 대해서 "수비와 송구, 뛰는 것은 프로 수준이다. 특히 유격수 출신이었던 만큼 공을 잡은 뒤 후속 연결 동장이 높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실제 조수행은 대학 4년 동안 92개의 도루를 성공시킬 정도로 빠른 발을 자랑했다.
지난해 지명과 동시에 이례적으로 스프링캠프에 참가하면서 기대를 모은 조수행은 입단 첫 해 주로 대주자, 대수비로 66경기 나와 타율 2할7푼6리 3타점 16득점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올 시즌 역시 조수행은 팀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며, 경기 후반이나 승부처에서 대수비, 대주자로 자신의 몫을 제대로 하고 있다. 전형도 주루코치는 "발만큼은 정말 빠르다. 리그에서 손꼽을 정도로 빠른 발을 가지고 있다. 다만 아직 경험이 많지 않은 만큼, 가끔 과감한 모습이 떨어질 때가 있다"라며 "경험을 쌓으면서 조금 더 과감해진다면 훨씬 더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며 조수행이 가진 가능성을 높게 샀다.
김태형 감독 역시 조수행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봤다. 김태형 감독은 "아직 대수비, 대주자로 경기에 나서고 있지만, 1년 사이에 정말 많이 늘었다. 자신감도 많이 생긴 것 같다"며 조수행의 성장세를 흐뭇하게 지켜봤다.
시련도 있었다. 지난 6월 4일 고척 넥센전은 조수행에게 잊을 수 없는 날이 됐다. 7회초 주자 1,2루에서 대타로 나선 조수행은 번트 지시를 받았다. 그러나 포수 파울플라이에 그쳤고, 조수행은 더그아웃에서 분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조수행은 결국 다음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그는 "작전에 있어서는 자신이 있었는데, 그걸 못해서 정말 스스로 화가 났다. 사실 그날을 계기로 자신감도 많이 잃으면서 힘들었다"라며 "2군에서도 헤매고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보완이고 되고 경기에 나가면서 자신감을 다시 찾게 됐다"고 미소를 지었다.
2군에서 재정비를 한 뒤 지난달 27일 1군에 올라왔지만, 좀처럼 뜻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특히 지난 18일 SK전에서는 9회 잘 맞은 타구가 좌익수 김동엽의 슬라이딩 캐치에 잡혔다. 아쉬움에 조수행은 입술을 깨물며 더그아웃으로 들어왔다.
조수행은 "아무래도 어쩌다가 한 번씩 나가는 만큼, 결과를 보여줘야 하는데, 많은 의식을 하다보면 힘이 들어가서 삼진이 많이 나왔다. 어쩌다가 잘 맞은 타구가 잡히면 답답하고 아쉬웠다"고 당시의 아쉬운 상황을 곱씹었다.
답답했던 타격의 혈은 지난 20일 SK전에서 조금씩 뚫리기 시작했다. 20일 인천 SK전에서 6회 대주자로 들어간 그는 두산의 타격이 끊기지 않고 이어지면서 타석에도 들어섰다. 조수행은 SK 신재웅의 초구 직구를 공략했고, 타구는 좌중간을 완벽하게 갈랐다. 데뷔 첫 장타. 맞는 순간 장타임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잘 뻗어나갔지만, 이틀 전 잡힌 타구에 조수행은 끝까지 마음을 놓지 못했다.
조수행은 "정말 잘 맞았는데, 아무래도 지난 번에 잡힌 것도 있어서 조마조마했다. 뛰면서 '제발, 제발'을 외쳤는데, 다행히 빠졌다. 원래는 3루만 생각하고 뛰었는데, 주자가 있어서 절반정도 가다가 2루로 돌아왔다"고 웃었다.
어느 정도 빠진 타구에도 3루를 생각할 정도로 조수행은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를 항상 염두에 뒀다. 조수행 자신도 "솔직히 발에 대해서 자신감이 없지는 않다. 수비와 주루에서 좋은 모습을 기대해주시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가지고 더욱 열심히 하려고 한다"며 "또 대주자로서는 한 베이스를 더 가는 것을 바라시는 만큼 최대한 다리 믿고 죽어라고 뛴다"고 밝혔다.
아울러 가끔 출장하면서 쫓길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조수행은 적극성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는 "항상 감독님이나 타격 코치님께서 적극적인 스윙을 강조하신다. 그래서 타석에서도 자신 있게 내 배팅을 하기 위해서 노력한다"고 이야기했다.
발 빠른 외야수인 만큼 그는 롤모델로 정수빈과 박해민을 들었다. 조수행은 "입단 때부터 (정)수빈이 형처럼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다른 팀에서 꼽자면 삼성 라이온즈의 박해민 선배님처럼 되고 싶다. 형들의 말을 들어보면 박해민 선배님에게 공이 가면 잡힐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고 한다. 나도 그렇게 내 주위로 오면 공을 잡을 것 같은, 좋은 플레이를 많이 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지금은 대수비, 대주자인만큼 특별한 목표보다는 내가 나갔을 때 한 베이스를 더 가고, 날아오는 공은 무조건 다 잡을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며 "그리고 항상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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