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승 무산' 류현진, 과감한 '초구 커브'는 빛났다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7.25 14: 09

커터 10구 S비율 30%…커터로 2볼넷 
21타자 중 7타자에게 초구 커브 선택 
커터가 흔들리자 곧장 '오프스피드' 위주의 투구를 선보였다. 류현진(30·LA 다저스)이 4승 무산에도 합격점을 받을 수 있는 이유다.

류현진은 2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미네소타전에 선발등판, 5이닝 5피안타 3볼넷 5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79개. 다저스는 3-4로 끌려가던 8회 대거 3득점하며 역전승을 따냈다.
류현진은 4회 급격한 제구난으로 3피안타 2볼넷 2실점했다. 그 사이 다저스 타선은 침묵하며 미네소타의 2-0 리드가 이어졌다.
반전은 5회 나왔다. 다저스는 1사 후 야스마니 그랜달과 작 피더슨의 백투백 홈런으로 순식간에 2-2 균형을 맞췄다. 이어 야시엘 푸이그의 3루타로 1사 3루, 류현진 타석이었다. 다저스 벤치는 대타 체이스 어틀리를 투입했다. 류현진의 경기가 마무리되는 순간이었다.
비록 어틀리가 안타를 때려내지 못했으나 후속 크리스 테일러가 적시타로 3루에 있던 푸이그를 불러들였다. 류현진의 4승 요건이 완성됐다. 그러나 6회 마운드에 오른 그랜트 데이튼이 에디 로사리오에게 좌중월 솔로포를 얻어맞았다. 류현진의 4승이 날아가며 노 디시전으로 후반기 첫 등판이 끝났다.
성과와 과제 모두 남긴 등판이었다. 투구수가 늘어날수록 눈에 띄게 고전했다는 점은 분명 개선해야 할 점이다. 하지만 26일만의 등판이라 실전 감각이 떨어졌음을 감안해야 한다.
성과는 변화구로 쏠쏠한 재미를 봤다는 점이다. 류현진은 이날 79구 중 35구(44.3%)를 속구로 택했다. 이어 체인지업(17구, 21.5%), 커브(11구, 13.9%), 커터(10구, 12.7%), 슬라이더(6구, 7.6%)를 구사했다. 류현진의 전반기 속구 구사율은 38.2%였다. 이날 등판에서는 전반기 평균보다 속구 비중을 늘린 셈이었다.
구속도 안정적이었다. 이날 류현진의 속구 평균 구속은 90.7마일(약 146km). 최고구속도 92.9마일(약 150km)까지 나왔다.
그러나 정작 재미를 본 건 느린 변화구였다. 류현진은 이날 다섯 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는데 위닝샷은 체인지업(3개), 커터, 커브(각 1개)였다. 류현진 특유의 체인지업에 미네소타 방망이는 연신 헛돌았다.
3피안타 중 두 개는 속구, 하나는 슬라이더로 맞았다. 또한 볼넷을 내준 결정구는 모두 커터였다. 이날 류현진은 커터를 10구 던졌는데, 스트라이크는 3개에 불과했다. 전반기 막판 커터로 재미를 봤던 모습과는 딴판이었다.
그러자 커터를 버리고 체인지업과 커브의 비율을 늘렸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류현진이 던진 커브 11개 중 10개가 스트라이크였다. 특히 21타자를 상대했는데 초구를 커브로 던진 것만 7차례에 달했다. 과감히 변화구를 던지자 미네소타 타자들은 타이밍을 빼앗겼다. 초구 커브 7번 모두 스트라이크로 이어졌고 류현진은 편히 승부할 수 있었다.
체인지업이 맞을 때 커터로 살아남았던 류현진이 이번에는 커터가 흔들리자 커브로 재미를 봤다. 팔색조로 변모 중인 류현진의 '괴물 시즌2'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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