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역전극' 韓 여자배구, 독일 꺾고 2그룹 결승행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7.30 01: 34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이 뒷심을 과시하며 극적인 역전승으로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월드 그랑프리 2그룹 우승이라는 당초 목표 달성에 가까워졌다. 
홍성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은 30일(이하 한국시간) 체코 오스트라바에서 열린 ‘2017 월드그랑프리 2그룹’ 독일과의 준결승에서 세트스코어 3-2(19-25, 13-25, 25-21, 25-18, 15-12)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은 기사회생하며 2그룹 우승을 노린다. 한국은 31일 오전 1시 10분부터 체코-폴란드전 승자와 결승전을 갖는다. 객관적 전력상 폴란드와의 재대결이 유력하다.
예선에서 파죽의 연승을 달리는 등 8승1패(승점 25점)을 기록하며 조 1위로 결선 라운드에 오른 한국은 예선에서 한 차례 승리했던 기억이 있는 독일에 고전했다. 1~2세트는 공격, 리시브, 수비, 블로킹 등 모든 면에서 밀렸다. 그러나 몸이 풀린 3세트부터는 오히려 독일을 몰아쳤다. 한국의 기세에 독일은 당황하며 그대로 무너졌다.

김연경이 서브 에이스 3개를 포함해 27점을 올리며 에이스 진가를 과시했다. 초반에 부진했던 김희진은 5세트 맹활약 등 공격으로 12점을 보탰다. 3세트에 들어간 세터 이소라도 팀 분위기를 바꿨다. 독일은 리프만이 24점을 기록하며 분전했으나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1세트부터 좋지 않았다. 예선에서 한 번 이긴 경험이 있는 독일에 고전했다. 시차 및 현지 적응이 덜 된 듯 예선에서의 경기력이 나오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몸놀림이 좋지 않았고 호흡도 맞지 않았다. 반대로 독일은 매끄러운 경기를 선보였다. 간헐적으로 반격했으나 세트 중반부터는 3~4점을 꾸준히 뒤졌고 점수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했다. 결국 16-22까지 뒤진 한국은 반격하지 못하고 1세트를 그대로 내줬다.
2세트도 독일의 상승세가 이어졌다. 김연경의 공격이 막히는 가운데 독일은 수비 후 반격에 성공하며 5-0까지 앞서 나갔다. 한국은 김미연을 투입해 리시브 라인 정비에 나서면서 힘을 내기 시작했다. 김연경의 공격이 조금씩 터지면서 활기를 찾았고 7-9에서는 김연경이 단독 블로킹까지 터뜨리면서 흐름을 가져왔다.
하지만 범실과 공격 성공률 저조로 9-13로 다시 4점차로 벌어졌다. 독일은 한국 공격을 요소요소에서 잘 막고 16-9까지 달아났다. 한국은 김희진이 꽉 막혔고 전체적으로 블로킹 싸움에서도 완벽히 밀렸다. 결국 13-21까지 처진 한국은 2세트 막판까지는 자멸 양상까지 드러내며 완패했다. 1세트보다 결과가 더 좋지 않았다.
벼랑에 몰린 한국은 3세트 들어 살아났다. 선수들이 투지를 발휘했고 공격 성공률이 조금씩 올라가면서 9-8 역전에 성공했다. 세터를 염혜선에서 이소라로 바꾼 후 공교롭게도 공격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이 교체가 경기의 분수령이 됐다. 이후 시소게임을 벌이던 한국은 17-18에서 김연경 김희진의 연속 공격 성공, 그리고 상대 범실까지 등에 업고 리드를 잡았다. 힘을 낸 한국은 이 분위기를 놓치지 않고 그대로 3세트를 마무리했다.
4세트에서도 한국은 근소한 우위를 잡았다. 김연경과 김희진 쌍포가 좌우에서 공격을 주도했고, 박정아와 양효진도 점수를 보탰다. 반대로 독일의 젊은 선수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리시브 라인의 축인 기어티스가 흔들리면서 힘을 쓰지 못했다. 한국은 12-9에서 김연경의 연속 서브 득점까지 터지면서 분위기를 완전히 장악했다. 이후 한국은 공격 호조로 쭉쭉 도망가며 독일에 틈을 보여주지 않았다.
이미 주도권을 장악한 한국은 3세트 초반 김연경 앞세워 기세를 이어갔다. 3-0으로 앞서 나간 한국은 김연경은 물론 김희진 박정아까지 두루 득점에 가세하며 꾸준히 앞서 나갔다. 특히 박정아가 분전하며 김연경의 짐을 덜었다. 이미 흔들린 독일은 별다른 저항을 하지 못해 비교적 무난하게 경기를 끌고 간 한국은 8-5 상황에서 코트를 바꿨다.
한국은 전위로 올라온 김연경이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갔다. 마지막 고비였던 12-10에서는 김희진이 공격을 성공시키며 한숨을 돌렸다. 김희진은 13-12에서도 과감한 공격을 성공시키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skullboy@osen.co.kr
[사진] FIV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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