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 불일치’ 에이스 김연경도 별 수 없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7.31 02: 49

“김연경을 멈추게 할 수가 없었다”
30일(이하 한국시간) 한국에 밀려 결승행이 좌절된 독일의 펠릭스 코슬로프스키 감독은 살아난 김연경을 막아내지 못한 것이 패인이라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김연경은 이날 27득점을 기록하며 에이스 몫을 톡톡히 했다. 먼저 두 세트를 내주고도 내리 3~5세트를 따내며 역전승을 거둔 원동력이었다.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하나다운 경기력이었다.
하지만 31일 폴란드와의 ‘2017 월드그랑프리 2그룹’ 결승전에서는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김연경이 못했다기보다는, 팀 전체의 경기력이 너무 어수선했다. 리시브가 불안했고, 이에 세터들의 토스가 흔들렸다. 제 아무리 김연경이라도 힘을 내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결국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에이스 카드를 활용하지 못한 한국은 세트스코어 0-3의 완패를 당했다. 

김연경은 전형적으로 호쾌한 강한 공격을 하는 선수다. 하지만 토스가 그런 김연경의 장점을 살리지 못했다. 어정쩡한 공격이 많이 나왔다. 이야기를 많이 하며 후배들을 다독였으나 전체적으로 팀의 발이 무거웠다. 그런 김연경은 2세트까지 9득점에 그쳤다. 19개의 공격 시도 중 7개 성공(36.8%)에 머물렀다. 그나마 이런 경기력에서는 높은 성공률이었다.
김연경은 포기하지 않았다. 3세트 초반 서브로 폴란드의 기세를 꺾었다. 2-0에서 연속 서브 에이스를 터뜨렸다. 이는 처진 팀 분위기를 다시 끌어올리는 결정적인 득점이었다. 그러나 폴란드도 침착하게 전열을 정비했다. 여기에 오히려 한국이 흔들렸다.
김연경도 막판에는 고전했다. 폴란드는 김연경을 집중 견제했다. 김연경의 공격 때는 수비 대형이 잘 갖춰져 있었다. 김연경의 공격이 시원스레 꽂히지 않았다. 그럼에도 김연경은 마지막까지 힘을 냈다. 공격과 블로킹으로 팀의 17~19점을 모두 책임졌다.
하지만 원맨쇼는 한계가 있었다. 20-20에서 시도한 세 번의 공격이 모두 상대에 걸리며 고개를 숙였다. 김연경은 이날 15점에 머물렀다. 공격 성공률도 28.6%에 머물렀다. 김연경은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이 왜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인지를 유감없이 증명했다. 최고의 스타였다. 그럼에도 우승이라는 원하는 결과를 얻지는 못했다. /skullboy@osen.co.kr
[사진] FIV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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