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의 메이저퀸' 김인경, 늦게 핀 꽃이 더 아름답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7.08.08 05: 00

꽃처럼 사람도 피어나는 시기가 다르다.
김인경(29)은 지난 7일(한국시간)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브리티시 여자오픈 최종 4라운드서 1언더파 71타를 쳐 최종합계 18언더파 270타로 우승했다. 김인경은 2위 조디 유와트 섀도프(잉글랜드)를 2타 차로 따돌리며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정상의 기쁨을 맛봤다.
때를 기다렸다 만개한 꽃이었기에 더 아름다웠고, 진한 향기를 풍겼다. 김인경은 올해 한국 나이로 서른 살이다. 2007년 약관의 나이로 LPGA 투어에 뛰어든지 꼭 10년이 흘렀다.

김인경에게 미국 무대 첫 승 기회는 비교적 빠르게 찾아왔다. 데뷔 이듬해인 2008년 10월 롱스 드럭스 챌린지서 생애 첫 승을 신고했다. 2009년 6월 스테이트팜 클래식, 2010년 11월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 등 매 해 1승씩 거두며 존재감을 알렸다.
김인경은 이후 6년 동안이나 우승과 연을 맺지 못했다. 2012년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현 ANA 인스퍼레이션)과 2013년 US오픈 등 메이저 대회서만 두 차례나 준우승의 눈물을 삼켰다.
김인경의 개인 통산 4번째 우승 기회는 지난해 10월이 돼서야 비로소 찾아왔다. 레인우드 클래식서 무려 5년 11개월 만에 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우승 물꼬를 트니 거침이 없었다. 김인경은 올해 6월 숍라이트 클래식과 7월 마라톤 클래식서 잇따라 정상을 제패한 뒤 브리티시 오픈 우승으로 정점을 찍었다.
지난해 10월부터 10개월 동안 무려 4승을 쓸어담은 김인경은 2012년 ANA 인스퍼레이션 최종 라운드 18번홀서 30㎝ 우승 퍼트를 놓치며 메이저 여왕의 기회를 날린 아픔도 깨끗이 씻어냈다. 
김인경은 이번 우승으로 골프 여제의 자리에도 성큼 다가섰다. 올 시즌 유일하게 3승 고지에 오르며 다승 선두로 나섰고, 상금랭킹 4위, 세계랭킹 9위로 각종 랭킹이 수직 상승했다. 
김인경은 롤렉스 올해의 선수 포인트도 122점으로 유소연(150점)에 이어 2위, 레이스 투 CME 글로브 시즌 포인트는 1937점으로 5위까지 도약했다.
만개한 김인경이 올 시즌 커리어 하이를 찍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doly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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