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아이돌 오디션프로 제작의 진짜 문제점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7.08.09 15: 00

"기회 제공"vs"생태계 변질"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은 이제 각 방송사의 숙명처럼 보인다. 케이블과 지상파 모두 일찌감치 오디션 프로그램에 뛰어들었는데, 이젠 방식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됐다. 케이블채널 엠넷 '슈퍼스타K'가 국민 오디션 프로그램의 전성기를 이끌고, 다시 '프로듀스 101'로 오디션 프로그램의 두 번째 전성기를 맞아 방송을 장악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이 미디어의 매니지먼트 사업으로 이어질 때 발생하게 된다. 음악제작자연합(한국연예제작자협회와 한국음악콘텐츠협회, 한국매니지먼트연합)이 9일 "방송미디어의 음악산업 수직계열화를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한 것도 이 같은 이유다.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이 단순히 방송을 통해서만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이후의 매니지먼트 산업에까지 관련됐을 때, "생태계 변질"에 대한 우려를 표한 것.

방송사의 입장은 이렇다. 빛을 보지 못한 아이돌에게 재기의 기회, 혹은 데뷔의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다. 최근 그룹 뉴이스트가 '프로듀스 101' 시즌2에 출연하면서 이 '재기'의 기회를 제대로 잡았고, 데뷔 이후 최고의 전성기를 맞았다.
뉴이스트의 경우처럼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빛을 본 사례가 종종 있고, 그래서 이 포맷이 매력적일 수는 있다. 실제로 '프로듀스 101' 이전에도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얼굴을 알리고 데뷔한 가수들도 무수히 많다. 이를 노리고 출연을 결정하는 경우도 분명 있다.
하지만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다양한 연습생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주겠다는 취지, 그리고 더 나아가 이 취지가 매니지먼트까지로 이어질 때는 분명 문제 발생 가능성이 있다. 음악제작사연합에서도 가장 우려하고 있는 부분이다.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방송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한 미디어의 매니지먼트 사업 진출에 대한 반대가 이번 성명서의 취지.
일단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매니지먼트 생태계 변질의 문제다. 미디어가 방송을 통해 배출한 아티스트들의 1~2년 단기적인 매니지먼트로 수익을 창출하는 것은 이미 '공정한 기회 제공'이라는 취지에서 벗어난 일일 수 있다. 이로 인한 갈등도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단기 매니지먼트 이후의 활동에 대한 고민도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미디어의 공정성과 공익성에 위배되는 일이라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기획사의 역할이 방송사와 연습생의 연결 정도로 축소될 수 있다. 이는 자연스럽게 중소기획사의 피해를 초래하게 되는데, 음악산업의 전반적인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출연 조율로 인한 기획사와 방송사의 갈등 발생도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문제다.
물론 뉴이스트의 사례만 봐도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이 얼마나 매력적인 포맷인지 알 수 있다. 정해지지 않은 데뷔의 꿈만 바라보고 있는 연습생들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방송의 기회를 잡기 힘든 신생기획사의 경우에도 매력적인 제안이다.
그러나 음악제작사연합에서 지적한 것처럼 미디어와 음반 제작사들이 오랫동안 유지해온 동반자적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유행에 따른 무분별한 방송 제작이 아닌, 상생을 위한 배려가 필요한 때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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