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오디션 프로, 다 같이 잘 살 수 없나요
OSEN 김은애 기자
발행 2017.08.09 17: 11

다같이 잘 살고 싶었으나 원래 밥그릇까지 뺏길 위기에 처했다. 방송사들이 아이돌 매니지먼트 영역까지 손을 뻗기 시작하면서 기획사들이 칼을 빼들었다.
9일 음악제작사연합 측은 성명서를 통해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한 방송 미디어의 매니지먼트 사업 진출을 반대한다. 대기업 및 방송 미디어의 음악 산업 수직계열화가 심해질 것으로 방송 미디어간의 경쟁으로 인해 매니지먼트 산업의 문제점이 쏟아 질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기획사들이 가요제작 생태계를 위협받자 '골목 상권'을 지키기 위해 움직인 것이다. 기획사들이 오디션 프로그램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한매연 등은 방송사가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탄생한 아이돌의 매니지먼트까지 맡는 것을 지적했다. 기획사들의 밥그릇까지 뺏는 것과 같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방송국이 매니지먼트 영역까지 침범하게 되면 미디어의 공정성과 공익성에도 위배된다. 기획사의 역할은 단지 방송사와 연습생 연결정도로 축소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다양한 연습생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주겠다는 취지에서도 벗어날 위험이 있다. 자연스레 방송국이 원하는 연습생들 위주로 오디션 프로가 돌아갈 수밖에 없기때문.
하지만 분명히 오디션 프로가 존재해야할 이유는 있다. 방송국과 기획사가 다같이 잘 살 수 있는 길도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아직까지 가요계에는 기획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빛을 보지 못한 아이돌, 연습생들이 많다. 이에 이들은 방송사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재기 혹은 데뷔의 기회를 얻으면서 새로운 '꽃길'을 펼쳐나갈 수 있다. 최근에는 Mnet '프로듀스101 시즌2'에 출연한 뉴이스트가 가장 좋은 예다.
그동안 오랜 시간동안 방송국과 기획사는 함께 상생하며 좋은 콘텐츠와 아티스트들을 만들어왔다. 물론 그 안에는 치열한 줄다리기가 있었을 터.
하지만 그 줄다리기는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팽팽했기에 시청자들 입장에서도 흥미진진했다. 일방적인 대결은 재미없기 마련. 이처럼 방송국과 기획사들도 앞으로 오래 동반자로 지내기 위해선 서로의 밥그릇을 탐내기 보다는 각자의 역할을 존중해줘야하지 않을까. 너도 나도 앞다퉈 만드는 오디션 프로그램 속에 시청자는 벌써 지쳐가고 있다. /misskim321@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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