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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의 쓴소리 조차 부러운 여자농구대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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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서정환 기자] 여자농구에는 김연경(29·상하이) 같은 슈퍼스타도 대변인도 없다.

인도 뱅갈루루서 개최된 ‘2017 FIBA 여자농구 아시아컵’이 지난 달 29일 일본의 3연패로 막을 내렸다. 일본은 WNBA서 뛰는 도카시키 라무가 결장했음에도 호주를 결승에서 74-73으로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반면 한국은 4위까지 주어지는 2018 스페인 농구월드컵 출전권은 획득했지만 3,4위전서 중국에 51-75로 대패를 당했다. 한국은 일본과의 예선전에서도 56-70으로 참패를 했다.

한국은 아시아에서도 2류에 그치며 현격한 실력 차를 절감했다. 더욱 절망적인 것은 앞으로 한국과 라이벌들의 전력 차가 더욱 더 벌어진다는 점이다. 한국은 맏언니 임영희(37)가 베스트5에 뽑혀 그나마 자존심을 살렸다. 하지만 몇 년 뒤에는 임영희마저 대표팀에 없다.

▲ 엄청난 파급력을 가진 ‘슈퍼스타’ 김연경의 한마디

여자배구 슈퍼스타 김연경은 지난 7일 아시아배구연맹(AVC) 여자선수권대회 출국을 앞두고 인천공항에서 소신발언을 했다. 그는 “엔트리 14명을 채우지 못하고 간다는 것이 답답하다. 고생하는 선수만 고생한다”며 배구협회의 행정처리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했다.

김연경의 한마디로 인해 배구협회의 부적절한 행정처리가 만천하에 공개돼 공분을 사고 있다. 어쨌든 잘못이 알려졌기에 배구협회도 해결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세계적인 스타이자 한국배구의 아이콘인 김연경은 배구협회의 잘못에 대해 소신껏 지적할 수 있는 힘이 있다. 해외파인 김연경은 V리그 구단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어렵지 않게 말할 수 있다.

김연경이 문제제기를 함으로써 배구협회의 잘못된 행정이 개선된다면 결국 한국배구 전체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중 역시 배구협회의 문제점을 단번에 심각하게 인식하고, 여론의 힘을 실어주게 된다. 슈퍼스타가 가진 힘이다.

▲ 아무런 대책 없이 잊히는 여자농구

여자배구와 여자농구의 문제점은 본질이 약간 다르다. WKBL 6개 구단은 소속선수 대표팀 차출에 대해 매우 협조적이다. 열악한 대표팀에서 소속선수가 행여 다칠까 걱정은 하지만, 노골적으로 차출을 거부해 문제가 발생한 적은 없다. WKBL 감독들은 진천선수촌을 단체로 방문해 서동철 대표팀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사무국장단 역시 국제대회를 단체로 관람하며 지원방안을 고심하기도 했다.

하지만 농구협회의 대표팀 관리와 지원은 배구협회 못지않게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대회서 대표팀은 인도 현지체육관사정으로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제대로 훈련을 하지 못했다. 선수들은 귀국 시 항공권 티케팅을 잘못해 인도공항에 7시간 동안 발이 묶이기도 했다. 농구협회가 조금만 더 신경을 쓰고 지원했다면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일들이었다. 대표팀 선수들은 그저 묵묵히 상황을 받아들였다.

더 큰 문제는 농구협회가 대표팀 운영에 대해 장기적인 계획이 없다는 점이다. 서동철 감독은 아시아컵까지만 단기적으로 2개월 계약을 맺었다. 농구월드컵 진출권을 획득한 서 감독에게 내년까지 지휘봉을 맡기는 것이 자연스럽다. 하지만 연장계약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고 있다.

한 수 아래로 여겨졌던 일본여자농구는 장기적인 계획과 과감한 투자가 어우러져 아시아최강으로 올라섰다. 이제 일본은 2020년 도쿄올림픽에 발맞춰 진지하게 메달획득을 바라보고 있다. 호주를 꺾은 저력으로 볼때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정작 한참 뒤쳐진 한국은 앞으로 어떻게 전력을 구축할 것인지 청사진이 전혀 없다. 여자농구에는 김연경처럼 이름만으로 종목을 대변할 수 있고, 유소녀들에게 동기부여가 되는 스타가 없다. 답답한 현실을 속 시원하게 말해줄 대변인도 없다. 여자농구는 대중의 기억에서 아예 사라지고 있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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