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군함도'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8.10 18: 10

 영화 ‘군함도’(감독 류승완)가 여전히 뜨거운 이유는 풀리지 않은 일제강점기 과거사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를 마주했기 때문이다. 인간답게 살고 싶어 군함도를 탈출하려고 시도했지만 결국 피폭으로 재가 된 사람들의 이야기. 물론 영화에서는 탈출에 성공했는데, 이는 영화에서만이라도 그들의 한을 적극적으로 풀어주고 싶었던 감독의 뜻이었다.
지난 2015년 7월 군함도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 당시, 일본은 조선인 강제 징용의 역사를 덮었다. 반복되는 일본의 역사 왜곡이 되레 군함도의 비극을 다시금 주목하게 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일제 강점기 조선인들을 강제로 징용한 하시마 탄광 등 일본의 근대산업시설 23곳이 세계유산위원회에서 2015년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바 있다.
물론 이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일본은 각 시설의 역사를 알 수 있도록 하라는 유네스코의 권고를 받아들여 군함도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는 데 극적으로 성공했다. 일본은 조선인들의 강제 노역을 인정하고 희생자를 기리기 위한 안내 센터 설치를 약속했으나, 등재 이후 얼굴을 바꿔 2년이 지난 현재까지 그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어 논란을 키웠다.

군함도의 본디 이름은 하시마섬이다. 군수기업 미쓰비시의 자본 아래 놓여 있는 항구도시 나가사키에서 남서쪽으로 18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작은 섬. 그 모양이 군함을 닮았다고 해서 이름 붙은 군함도의 해저탄광에는 수많은 조선인이 징용공으로 끌려왔다. 그들은 가혹한 강제 노동에 내몰렸지만 고립된 섬에서 탈출을 시도하는 것은 목숨을 내놓는 일이나 마찬가지였다.
630만 8044명(영진위 제공)을 넘어선 ‘군함도’의 흥행에는 일본의 후안무치에 대한 반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류승완 감독이 만든 ‘군함도’는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만든 팩션 드라마이다. 조선 출신 징용공들이 군함도를 탈출하는 과정이 실제로는 가능하지 않았던 역사 왜곡이라느니, 나쁜 조선인들이 나오는 친일파 영화라느니 많은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또 개봉 첫날부터 2027개 스크린(영진위 제공)에서 상영됐다는 사실에 독과점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스크린 독과점으로 인해 일각에서는 관객들이 다양한 영화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해쳤다는 평가가 나왔다. 사실 스크린 독점 문제는 한 해 두 해 반복된 문제는 아니다. 한국 영화든, 외화든 많은 자본이 들어간 블록버스터 작품에는 특히 개봉 초반 더 많은 스크린수를 배당하기 때문이다. 이는 ‘군함도’를 떠나 영화계 전반적으로 반드시 해결해야할 고질적인 문제다.
군함도가 팩션 드라마든, 탈출 액션 영화든 어떻게 만들었건 일제강점기 군함도 문제를 이슈화시킨 건 의미 있는 일이다./ 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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