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감독들의 전성시대... 명장들의 전쟁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7.08.11 11: 2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감독들의 전쟁이 시작됐다.
2017-2018 시즌 EPL이 오는 12일 아스날과 레스터 시티의 경기를 시작으로 대장정의 막을 올린다. 팬들의 주관심사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티켓이 주어지는 빅4 경쟁이다. 지난 시즌도 챔스 티켓은 마지막 라운드까지 가는 접전 끝에 정해졌다.
4위 리버풀과 5위 아스날의 운명은 고작 승점 1점에 갈렸다. 6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도 유로파 리그 우승으로 아슬아슬하게 UCL 행 막차를 탔다. 기존 빅 6(첼시, 토트넘, 맨시티, 리버풀, 아스날, 맨유)에 이번 이적 시장서 탄탄한 전력 보강을 보이고 있는 에버턴까지 UCL 티켓이 주어지는 4위권 진입을 노린다. 각 팀 감독들의 경쟁도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 전 시즌 1위 콘테 VS 2위 포체티노
프리 시즌부터 안토니오 콘테 첼시 감독과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제대로 맞붙었다. 사건의 발단은 콘테 감독은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이 “만약 클럽 수익을 초과해서 이적료를 지불하다면 클럽에 악영향이 생긴다”라는 인터뷰를 듣고 발끈한 것.
콘테 감독은 인터뷰서 "토트넘의 목표가 뭔지 물어보고 싶다. 토트넘이 성적을 내지 못해도 비극이 아닌가 보다"고 비꼬았다. 콘테 감독은 한 발 더 나아가서 "토트넘은 뛰어난 선수단과 포체티노라는 훌륭한 감독을 가졌다. 하지만 이적 시장서 태도를 보면, 절대 우승하지 못한다"고 비난했다.
포체티노 감독 역시 화답했다. 그는 “다른 팀 일에 신경 쓰는 것이 웃기다. 나는 다른 팀에 관심을 가지지 않고 토트넘 일에만 집중한다”고 대꾸했다. 그는 “이적 시장서 쓰는 돈으로 팀의 야망이 정해지지는 않는다. 나는 다른 사람의 철학을 존중하기에 다른 사람도 나를 존중하기를 원한다”고 콘테 감독의 태도를 지적했다.
▲ 자존심 회복 나서는 맨체스터 형제 무리뉴&과르디올라
지난 시즌 맨유 조세 무리뉴 감독과 맨시티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부임은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다. 맨체스터 두 팀이 리그 우승을 다툴 것이란 말이 많았다. 하지만 두 감독 모두 고전하며 체면을 구겼다. 맨시티는 리그 3위, 맨유는 유로파 리그 우승으로 최소한 자존심을 챙겼지만 두 감독의 이름값이나 기대치에 비하면 크게 못 미쳤다.
두 감독 모두 자존심 회복을 위해 이번 여름 이적 시장서 공격적으로 나섰다. 두 팀 모두 탄탄한 전력 보강으로 우승 도전에 나선다. 특히 맨시티의 경우 양쪽 풀백 영입에만 1억 파운드(약 1484억 원)가 넘는 돈을 쓰며 탄탄한 전력 구축에 성공했다.
과르디올라 감독과 무리뉴 감독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시절 FC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 감독으로 치열하게 맞붙은 세기의 라이벌이다. 두 사람 모두 지난 시즌 부진을 극복하고 성적을 내야 한다. 두 팀 모두 프리 시즌에서는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였다. 이제는 실전에서 증명하는 일만이 남았다.
▲ 머지사이드 라이벌... 에버턴 쿠만 반격 나선다
‘머지사이드 더비’의 주인공 리버풀의 위르겐 클롭 감독과 에버턴의 로날드 쿠만 감독도 불꽃튀는 대결을 기다리고 있다. 머지사이드 더비는 EPL에서 가장 치열하기로 소문난 지역 라이벌전이다. 최근 두 팀의 경기 결과는 더비란 이름에 걸맞지 않을 정도로 지나치게 일방적이었다. 리버풀이 최근 14번의 맞대결(컵대회 포함)서 7승 7무를 기록하며 압도했다. 반면 에버턴이 리버풀을 마지막으로 꺾은 경기는 무려 7년전인 2010년 10월 17일이다. 지난 시즌 맞대결서도 리버풀이 2전 전승을 거뒀다. 
지난 시즌 에버턴에 처음 부임한 쿠만 감독은 반전이 필요하다. 쿠만 감독한테는 다행히도 에버턴은 이번 여름 이적 시장서 폭풍 영입에 나서고 있다. 루카쿠는 맨유로 이적했지만, 그 이상의 돈을 쓰며 전 포지션 보강에 성공했다. 
반면 리버풀은 모하메드 살라를 제외하곤 뚜렷한 전력 보강이 없다. 클롭 감독이 원하는 선수 영입에 실패했다. 이런 상황서 바르셀로나가 호시탐탐 ‘에이스’ 필리페 쿠티뉴를 노리고 있다. 최근 몇 시즌 중 두 팀의 전력 차가 가장 좁혀진 상태다. 쿠만 감독이 에버턴에게 7년 만에 머지 사이드 더비 승리를 안겨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 그는 전설이다... 아스날 웽거 감독의 미래는?
아르센 웽거 감독은 1996년에 처음 아스날에 부임했다. 무려 21년이라는 기간 동안 팀을 이끌었다. 다른 감독들의 재임 기간을 합쳐도 웽거 한 사람에게는 못 미친다. 그는 아스날을 넘어 EPL의 상징이었다.
지난 시즌은 웽거 감독에게는 악몽과도 같았다. 그에게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할 정도로 팬들의 항의와 야론의 퇴임 압박이 몰려들었다. 아스날의 부진에 웽거 감독은 조롱감으로 전락했다. '북런던 라이벌' 토트넘 팬들은 지난 5월 1일 아스날과 경기서 승리한 이후 웽거 감독의 유임을 원한다는 연신 메시지를 흔들며 그를 조롱했다. 
지난 시즌 부진에도 불구하고 아스날이 웽거 감독과 2년 재계약을 체결했다. 재계약에도 불구하고 아스날 팬들의 시선은 여전히 차갑다. ‘웽거 아웃’은 아스날 팬들 사이에서 유행어로 떠올랐다. 웽거 감독 역시 자신을 향한 팬들의 야유와 언론의 비판을 향해 날을 세웠다. 그는 커뮤니티 실드 경기 전 인터뷰서 "내가 아직 여기 아스날 감독직에 있어 미안한다. 당신들이 나를 죽이고 싶어 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나는 여전히 살아남았다"고 독기 섞인 농담을 날렸다. 
커뮤니티 실드 우승으로는 아스날 팬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웽거 감독 역시 경기 후 인터뷰서 "우리가 열심히 플레이하면 팬들도 우리를 지지할 것이다. 어떤 팀이나 좋은 때와 나쁜 때가 있다. 우리가 하나로 뭉쳐 시즌 막바지에는 행복하기를 바란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번 시즌 웽거 감독과 아스날 팬들이 행복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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