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타선 개혁 첫 걸음, “직구에 대처하라”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8.13 06: 08

아무리 변화구를 많이 던지는 투수라도 직구(패스트볼)를 던지지 않을 수는 없다. 변화구 위력의 전제는 결국 직구이기 때문이다. 불펜투수들의 경우는 직구 구사 비율이 높다.
결국 리그 전체의 구종 구사 비율에서 직구는 최소 절반을 차지하고 들어간다. 컷패스트볼, 싱킹패스트볼, 투심패스트볼 등 변형 패스트볼까지 합치면 더 늘어난다. 돌려 이야기하면, 타자들은 직구만 잘 공략해도 어느 정도의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말이다. 창단 이후 타선 짜임새에 고민하고 있는 kt는 이런 문제부터 풀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전력 분석 결과 kt는 직구에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휘두르는 팀이다. 그래서 변형 패스트볼을 구사하는 투수에게는 다소 약한 면이 있다”고 말한다. kt도 인정한다. 김진욱 kt 감독은 “우리 선수들 전체적으로 직구에 적극적으로 방망이가 나가는 것은 맞다”라면서도 “문제는 그 결과가 좋지 않다는 것”이라고 고민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보통 투수들이 가장 자신 있게 던지는 공이 직구”라고 말한다. 위력이야 개개인의 차이가 있겠지만, 선수들이 던지기 가장 편하고 가장 경험이 많은 구종임은 분명하다. 김 감독은 “평균을 내보면 직구 구사 비율이 50%를 넘기는데, 그 50%만 잘 치면 된다. 초구에 던지는 비율도 가장 높은 구종이 직구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3년째 직구 공략이 리그 최하위”라고 냉정하게 현실을 짚었다.
기록에서도 잘 드러난다. 통계전문업체 ‘스탯티즈’(http://www.statiz.co.kr)의 정리에 따르면, 12일까지 kt 팀 전체의 직구 구종 가치(구종별 공략 가치)는 -43.6으로 리그 최하위다. 9위 롯데가 -7.5, 1위 KIA가 무려 137.4이니 kt 타선의 직구 공략 심각성을 잘 알 수 있다. 기본적으로 좋은 성적을 내기가 쉽지 않은 구조의 타선인 셈이다.
김 감독은 “테크닉 문제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복합적인 사안 때문이다. 타구 속도가 잘 나오지 않는다. 우리 팀에서는 그나마 윤석민이 가장 나은 정도다. 직구를 쳐 그라운드 안으로 들어가면 범타가 많고, 파울도 많다. 실투를 놓치는 경우도 있다”라면서 “KIA 선수들의 경우는 레그킥을 하거나 큰 동작을 가진 선수들도 많다. 하지만 자신의 히팅 포인트를 그려놓는 집중력이 좋다”고 분석했다. 직구 공략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kt도 이러한 문제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보완점 마련도 분주하다. 김 감독은 “다음 시즌을 준비 과정에서 훈련 프로그램을 많이 준비하고 있다”라면서 “우리 선수들의 근력 자체가 떨어지는 점도 있다. 프로의 몸이 아닌 어린 친구들도 많다. 정신력만 가지고는 144경기를 버틸 수 없다”고 강조했다. 건전한 신체에 건전한 기술이 스며든다. 단기간에 해결될 수는 없다. 장기간 시간을 두고 다듬어야 할 문제다. kt가 기본으로 돌아가 다시 출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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