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토종투수 전멸? 2점대 ERA 피어밴드뿐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8.14 06: 00

토종 2점대 평균자책점 투수가 전멸했다. 타고투저 현상이 심화되면서 2점대 투수의 씨가 말랐다. 
지난 13일까지 KBO리그 규정이닝 평균자책점 2점대 선수는 라이언 피어밴드(kt) 1명으로 줄었다. 전날(12일)까지 평균자책점 2.89로 이 부문 1위를 달렸던 박세웅(롯데)이 13일 대구 삼성전에 데뷔 첫 10승을 거뒀지만, 5이닝 5실점으로 투구 내용은 좋지 않았다. 그 결과 평균자책점은 3.11로 상승했다. 
박세웅은 시즌 개막 후 줄곧 1~2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해왔다. 6월6일까지 1점대(1.73)였고, 그 이후로도 10경기에서 2점대를 벗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7월 이후 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93으로 페이스가 떨어져 결국 3점대로 올랐다. 만 22세, 풀타임 3년차 젊은 투수라 체력이 떨어질 시기가 됐다. 

평균자책점 순위는 1위 피어밴드가 2.95로 유일한 2점대이고, 2위 박세웅(3.11), 3위 더스틴 니퍼트(두산·3.19), 4위 차우찬(LG·3.19), 5위 에릭 해커(NC·3.20), 6위 장원준(두산·3.26), 7위 헥터 노에시(KIA·3.33), 8위 메릴 켈리(SK·3.49), 9위 양현종(KIA·3.49), 10위 헨리 소사(LG·3.85) 순으로 이어진다. 
7월까지 2.9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던 차우찬은 8월 2경기 연속 4실점하며 3.19로 상승했다. 전반기 평균자책점 2.86으로 이 부문 2위였던 장원준도 후반기 5경기 평균자책점 4.66으로 주춤하며 2점대에서 벗어났다. 리그 최다 16승을 올리고 있는 양현종도 5월에만 5.70으로 부진한 뒤 2점대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6월28일까지 1.82의 평균자책점으로 1위를 달렸던 임기영 역시 폐렴으로 한 달가량 공백을 가진 뒤 페이스가 꺾였다. 7월 복귀 이후 8경기 평균자책점 8.18로 무너졌다. 시즌 평균자책점이 3.27로 치솟은 임기영은 규정이닝에도 8⅔이닝이 모자라 순위권에 들지 못했다. 
KBO리그는 지난해에도 2점대 평균자책점 토종 투수가 한 명도 없었다. 장원준이 3.32로 2위에 오른 게 최고기록. KBO리그 사상 처음 2년 연속 2점대 토종 투수가 나오지 않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박세웅과 임기영 그리고 첫 10승 투수가 된 최원태(넥센) 등 20대 초중반 영건들이 두각을 나타냈지만, 평균자책점은 2점대가 되지 않는다. 
2015년에는 양현종이 2.44로 이 부문 1위를 차지하며 자존심을 지켰지만, 2014년에는 리그 전체를 통틀어 2점대 평균자책점 투수가 전무했다. 지금 페이스라면 3년 만에 2점대 평균자책점 투수가 없는 시즌이 될 수도 있다.
유일한 2점대 투수인 피어밴드도 7월 이후 평균자책점은 4.33으로 2점대 사수가 위험해졌다. 토종 전멸에 외인까지, 2점대 평균자책점 투수가 하늘에 별따기처럼 된 '타고투저 시대' KBO리그의 자화상이다. /waw@osen.co.kr
[사진] 박세웅-차우찬-임기영(위), 피어밴드(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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