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돌풍, 강정호의 음주 파동이 불러온 나비효과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7.08.16 09: 59

누군가에게 위기가 또다른 누군가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강정호(피츠버그)의 WBC 대표팀 하차는 올 시즌 KBO리그에 엄청난 나비효과를 일으켰다. 
장정석 넥센 감독은 15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이정후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이 정도로 잘해주리라 생각하지 못했다"는 장정석 감독은 "이정후는 원래 미국 애리조나 1차 캠프 명단에 없었다"고 말했다. 장정석 감독은 고졸 신인 이정후가 차근차근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대만 퓨처스 캠프에 참가시킨 뒤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 때 합류시킬 계획이었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 생겼다. 강정호가 음주 사고로 물의를 일으킨 가운데 김하성이 WBC 대표팀에 발탁됐다. 이정후는 1군 캠프 명단에 한 자리가 생기면서 기회를 잡게 됐다. 이정후는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에서 열린 연습 경기를 통해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았고 시범경기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시범경기 타율 4할5푼5리(33타수 15안타) 4타점 9득점 1도루로 돌풍을 일으켰다. 절정의 타격감을 뽐냈으나 개막 엔트리 승선 가능성은 낮았다. 장정석 감독은 고종욱-대니 돈-임병욱으로 외야진을 구성할 계획이었으나 뜻하지 않은 변수가 발생했다. 임병욱은 3월 19일 두산과의 시범경기 도중 오른쪽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전력에서 이탈했다. 
자연스레 이정후에게 기회가 주어졌고 15일 현재 타율 3할3푼6리(411타수 138안타) 2홈런 36타점 86득점 10도루로 사실상 신인왕을 예약했다. 그렇다고 이정후의 활약을 단순히 운이라고 치부할 수가 없다. 장정석 감독은 "이정후가 주어진 기회를 스스로 잡았다"고 말했다. 
넥센 코칭스태프는 이정후의 체력 안배를 위해 훈련량을 조절하고 있다. 한여름에도 시원한 고척돔의 환경 또한 이정후의 컨디션 조절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정후는 고졸 신인답지 않게 마음가짐이 남다르다. 장정석 감독은 "(이정후의 아버지인) 이종범 해설위원이 이정후에게 야구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야구 선수로서 갖춰야 할 인성에 대한 교육은 잘 받은 것 같다. 팀내 선배들도 이정후에게 조언을 많이 해준다"고 전했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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