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LG, 왜 특정 좌완 투수에 약할까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7.08.18 05: 49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였다.
LG가 천적 투수에 연거푸 당했다. LG는 17일 인천 SK전에서 1-6으로 패했다. 외국인 좌완 다이아몬드에 7이닝 1득점으로 봉쇄당했다. 로니의 솔로 홈런으로 1점을 얻는데 그쳤다.
잘 알다시피 다이아몬드는 LG 천적 투수다. 이날 성적을 포함해 올 시즌 LG 상대로 4경기 4승, 27이닝 3실점으로 평균자책점 1.00이다. 시즌 8승 중 절반을 LG 상대로 따냈다. 치열한 4위 다툼에서 또 발목을 잡혔다. 

LG가 약한 왼손 투수로는 피어밴드(kt)도 있다. 피어밴드는 LG전 성적이 3경기 1승1패 평균자책점 1.17(23이닝 3실점)이다. 시즌 도중 성적 부진으로 퇴출된 좌완 애디튼(전 롯데)도 LG 상대로는 매 경기 잘 던졌다. 3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3.38. 
LG는 올 시즌 상대 좌완 선발 투수를 43경기 상대했다. 106경기 중 40%다. 43명의 좌완 선발은 LG 상대로 14승 17패를 기록했다. 오히려 패수가 더 많다. 장원준, 함덕주, 유희관 등 두산 좌완들은 LG 상대로 8경기에 선발로 나왔으나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LG가 전반적으로 왼손 투수에 약했던 것은 아니다.
양상문 감독은 "과거 LG 타선에 좌타자들이 많았을 때 왼손 투수에 약한 면모가 있었다. 지금은 좌타자들이 많지 않은데도 그렇다"고 말했다. 현재 주전 좌타자로는 박용택, 이천웅 그리고 이제 17경기 뛴 외국인 타자 로니 3명이다. 유격수 오지환이 부상에서 복귀한다면 4명. 타구단에 비해서 좌타자가 많은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좌/우 투수 상대 타율을 보자. LG의 시즌 팀 타율은 17일 현재 0.289다. 좌투수 상대 타율은 0.293, 장타율 0.416, 출루율 0.356이다. 우투수 상대 타율은 0.298, 장타율 0.424, 출루율 0.366이다. 그렇게 큰 차이가 없다. 우투수보다 5리 더 낮을 뿐이다. 출루율, 장타율에서도 별 차이가 없다. 오히려 언더핸드 투수 상대로 타율 0.247로 가장 약했고, 10개팀 중 최하위다.
유난히 낯가림이 심한 것일까. 특정 좌완 징크스를 깨지 못하고 있다. 김진욱 kt 감독은 "선수가 특정 구장에서 잘 한다든가, 특정 팀에게 강한 현상이 있다. 처음 좋은 성적이 나오면 이후 심리적으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기고, 더 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리적인 요소이든, 기술적인 요소이든 천적 투수가 많다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다. 양상문 감독은 "남들은 공략하는 투수에게 계속 약하다는 것은 팀이 강팀이 아니라는 증거다. 젊은 타자들이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간과 경험이 해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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