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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의 kt 향한 당부 "프로에는 '막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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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신생팀 창단으로 리그 수준 약화? 동의 안 해" 
그라운드 위에서는 막내라고 기죽을 필요없다는 당부 남겨 

[OSEN=수원, 최익래 기자] 막내 구단 kt와 한국 야구 최고의 타자 이승엽의 만남. 두 번째 은퇴 투어는 서로가 서로에게 격려와 응원을 보내는 장이 됐다. 이승엽은 kt에게 바라는 점을 차분하게 전달했다.

kt와 삼성은 18일 수원 kt위즈파크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팀간 14차전을 치렀다. 이날 경기는 다소 특별한 의미가 있다. 바로 '이승엽 은퇴 투어'의 두 번째 경기라는 점이다. 순위표상 9위와 10위의 맞대결로 다소 주목도가 떨어질 법한 경기지만, 관심이 집중됐다.

이승엽은 kt로서는 '달갑지 않은 손님'이다. kt위즈파크 개장 첫 홈런의 주인공이 바로 이승엽이다. 이승엽은 2015년 3월 31일 수원 kt위즈파크서 열린 개장 경기서 2-0으로 앞선 3회, 솔로포를 때려냈다. kt위즈파크의 개장을 축하하는(?) 홈런이었다.

하지만 kt의 '전설 배웅'은 의미로 가득했다. 이승엽은 경기 전 본인의 좌우명 '진정한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 평범한 노력은 노력이 아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판을 비롯해 인두화, 사진 등을 선물받았다. 선물을 받은 이승엽은 "오늘이 생일인데 잊지 못할 생일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날 경기에 앞서 이승엽은 취재진과 인터뷰를 가졌다. 이승엽은 "오늘을 끝으로 수원구장 타석에 못 설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무겁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2001년부터 2003년까지는 현대 유니콘스가 수원구장을 썼다. 당시 재계 라이벌 구도에 심정수와 홈런왕 타이틀 경쟁까지 더해지며 수원만 오면 전투력이 상승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승엽이 KBO리그에 돌아오고도 3년이 지난 2015년, kt는 비로소 1군 무대에 발을 뗐다. 이승엽은 이를 축하하듯 개장 홈런을 때려냈다. 3시즌 통산 5홈런. 비록 올 시즌 유일하게 홈런을 때려내지 못한 상대가 kt였지만, 강세는 뚜렷했다.

이승엽은 최고참 선수답게 신생 구단 창단을 다시 한 번 반겼다. 이승엽은 "사실 9구단, 10구단이 만들어지며 '리그 수준이 저하됐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하지만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승엽은 "사실 9구단 체제에서는 최소 한 달에 한 번은 4일 동안 휴식을 취해야 했다. 선수 입장에서는 kt의 창단으로 밸런스가 잘 맞춰졌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그리고 연이은 구단 창단으로 더 많은 선수에게 기회가 돌아갔다. 이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며 시너지가 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늘 다른 이들을 먼저 생각하는 이승엽의 태도가 묻어나는 대목이었다.

이어 이승엽은 막내 구단 kt에게 의미있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승엽은 "kt는 지금까지 해온 것보다 앞으로 할 게 더 많은 팀이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승엽은 "막내 팀이라고 못하라는 법도, 오래된 팀이라고 1등하라는 법도 없다. 프로에 막내는 없다"라고 주장했다.

그의 메시지는 이어졌다. 이승엽은 "'다른 팀보다 늦게 1군에 올라왔으니 못해도 된다'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라고 당부했다. 팀이 강하든 약하든 플레이볼이 선언되는 순간, 모두가 동등한 입장에 놓인다는 것이 이승엽의 이야기다. 팀 전력이나 창단 연도와 상관없이 다른 팀과 기죽지 말고 맞붙어야 한다는 의미다.

2015시즌 1군에 진입한 kt는 첫 시즌 52승91패1무, 승률 3할6푼4리로 리그 최하위에 처졌다. 9위 LG와 승차는 12.5경기. kt는 지난해에도 53승89패2무, 승률 3할7푼3리로 역시 꼴찌였다. 9위 삼성과 11.5경기차. 크게 좁혀지지 않았다.

올 시즌도 고전은 이어지고 있다. 18일 기준 35승74패, 승률 3할2푼1리다. 1군 진입 첫해보다 더 낮은 승률이다. 뎁스가 두텁지 않은 신생 구단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KBO리그 첫 100패 이야기도 나왔던 상황. 선수단 사이에서 자신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부진이 이어지던 7월 한때 선수단 사이에서는 경기 시작 전부터 '오늘도 지겠지…'라는 푸념이 나오곤 했다. 이런 후배들을 걱정한 대선배의 염려인 셈이다.

올 시즌이 끝나면 이승엽은 그라운드를 떠난다. 하지만 kt 선수들은, 그리고 kt 구단은 여전히 남는다. 그래서 이승엽의 조언은 더욱 많은 생각이 떠오르게 만든다. /ing@osen.co.kr

[사진] 수원=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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