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톡톡] '택시운전사' 광주의 대학생 류준열, 참으로 영리한 배우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8.20 11: 38

 2015년 영화 ‘소셜포비아’로 데뷔한 류준열의 필모그래피는 고등학생부터 정치깡패까지 나이에 비해 빠른 성장을 겪는 역할들로 채워졌다. 제 옷에 맞지 않는 캐릭터를 맡아도 가지고 놀 줄 아는 영리함을 갖춘 이였다.
데뷔 후 짧은 시간동안 TV와 스크린을 오가며 활약해온 류준열의 진가는 영화 ‘택시운전사’(감독 장훈)를 통해 다시 한 번 드러났다. 이 영화에서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는 광주의 대학생 구재식 역을 맡아 가족과 친구를 위해 목숨을 내건 이들과 함께 하는 한 인간으로서의 덕목을 깨달아 간다.
기존의 정 많고 순박한 이미지를 살려 정의와 자유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재식을 집중력 있는 연기와 강렬한 눈빛으로 소화하며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가 만들어 내고 있는 파장은 크고 대세감은 뜨겁다. 현재 가장 핫한 라이징 스타이자 충무로를 대표할 30대 새로운 얼굴로 자리매김한 류준열. 그를 향한 감독들의 러브콜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데 최근에는 ‘돈’ ‘독전’ ‘리틀 포레스트’의 촬영에 한창이다.
올 초 개봉한 영화 ‘더 킹’(감독 한재림)에서는 어둠의 세계를 움직이는 조폭 들개파의 2인자 최두일 역을 맡아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보여줬던 순수한 고등학생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전형적인 남성 장르인 범죄 드라마 안에서 류준열은 기존에 보여주지 않았던 음울하고 잔인한 연기로 캐릭터의 스펙트럼을 한 뼘 더 넓혔다. 보여준 적 없던 액션과 혁신적인 캐릭터의 향연으로 한 단계 높은 차원으로 들어선 것이다. 앞으로의 행보가 더 기대되고 주목할 배우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는 어떤 캐릭터를 맡든 자신의 몸에 꼭 맞는 옷처럼 자연스럽게 소화해내고, 자신이 돋보이려 하기보다 상대 배우를 더 빛나게 만들어준다. 아직 경력이 짧지만 존재 자체만으로도 작품에 무게를 실어주는 배우로 우뚝 섰다.
‘응답하라1988’에 이어 ‘택시운전사’에서도 성장한 대학생 역을 맡아 재발견이라고 붙이기는 어렵지만, 웃음기를 쏙 뺀 그의 담백한 연기는 호평을 이끌어내기 충분했다. 독립영화에서 시작해 드라마, 상업영화에서도 탄력을 받기 시작한 그는 이제 어느 장르에서든 최적화된 배우가 됐다. 영화계에서 류준열 열풍은 계속될 듯하다./ 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스틸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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