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의 인디살롱] 윤동주의 ‘별헤는 밤’ vs 제8극장의 ‘별헤는 밤’
OSEN 김관명 기자
발행 2017.08.27 15: 00

10년차 4인조 밴드 제8극장이 따끈따끈한 싱글을 내놓았다. 지난 23일 발매된 ‘별헤는 밤+꿈의 방’이다. 이 곡은 올해 윤동주 탄생 100주년을 맞아 제8극장이 시인에게 바치는 노래선물. 전반부는 윤동주의 ‘별 헤는 밤’을 음악과 가사로 동시통역했고, 후반부는 원시의 테마를 2017년 제8극장의 언어로 표현했다. 마침, 윤동주는 중국 길림성에서 살았고, 밴드 리더 서상욱은 어린 시절을 가까운 흑룡강성에서 보냈다. “‘별 헤는 밤’ 창작 무렵 시인이 봤을 밤하늘 별들을 저도 가까운 곳에서 볼 수 있었어요. 지평선부터 시작되는 그 수많은 별들을요.”
제8극장을 만났다. 최근 만난 인디 뮤지션들 중에서 묻고 싶은 게 가장 많은 밴드였다.
= 반갑다.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별헤는 밤+꿈의 방’을 밴드의 주문대로 ‘무한 반복청취’ 모드로 들었다.

(제8극장) “하하. 후반부 테마가 다시 전반부 테마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 ‘별헤는 밤+꿈의 방’ 가사
1. 별헤는 밤 =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 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오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오 아직 나의 청춘이 다 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다 헤일 듯 합니다
2. 꿈의 방 = 아픈 계절들도 오늘의 즐거움도 투명해져요 그건 아마도 꿈나라의 요정들이 스쳐간 흔적이겠죠 보고 싶은 얼굴 그리운 시간들이 아쉬워지면 정다운 생각하다 손끝이 나른해지면 눈을 감아요 / 저 아득한 곳에서 보여요 내가 아끼는 장난감도 있고요 난 거기 내방에서 놀래요 이 곳으로 깨어날 때까지 / 쏟아지는 이불더미처럼 옛 추억들에 잠겨버리는 그런 날엔 더욱 쉽게 되는 그런 마법이기에 오늘도 그 시간을 기다립니다 정다운 생각하다 손끝이 나른해지면 눈을 감아요 / 저 아득한 곳에서 보여요 내가 아끼는 장난감도 있고요 난 거기 내방에서 놀래요 이 곳으로 깨어날 때까지
= 전반부 빠른 템포 때문인지 이상하게 곡이 신난다. 하지만 들을수록 뭔가 아련하고 서글픈 구석이 느껴진다.
(서상욱) “만들 때 보니까 신나는 게 더 어울리더라.”
(임슬기찬) “아마 의외셨을 거다. 서정성을 생각하고 들었는데 통통 튀니까.”
(서상욱) “윤동주 시를 갖고 만든 기존 노래들이 개인적으로 잘 안 다가왔다. 경외심을 버리고, 마음 속에서 ‘동주 형’ 이런 식으로 생각하며 노래를 만들었다. 윤동주가 태어나고 자란 만주는 지금의 길림성으로, 제가 어렸을 적 살았던 흑룡강성과 그리 멀지 않다. 그래서인지 동질감 비슷한 것을 느꼈다. 만주에는 산이 없어서 밤이 되면 별들이 진짜 많이 보인다. 전방을 똑바로 보면 그 지평선 위부터 별들이 보인다. 감정이입이 돼서 그런지, ’별헤는 밤’의 풍경이 확 그려졌다. 음악적으로는 밴드 편곡 느낌이 아니라 클래식 느낌이 나도록 했다. 그래서 템포 변화가 많다.”
= 중국에서는 얼마나 살았나.
(서상욱) “초등학교 때 중국에 가서 하얼빈에서 살다가 스무살 때 다시 한국에 왔다. 길림성, 흑룡강성, 그리고 요녕성을 중국에서는 ‘동북3성’이라 부른다. 서로 아주 가깝다. 어쨌든 윤동주가 시를 쓸 때 가졌을 마음, 제가 윤동주 시를 읽을 때 가졌던 느낌을 그대로 담으려 노력했다.”
= 전후반부 기타가 다르게 들린다. 기타 솔로는 누가 쳤나.
(임슬기찬) “제가 쳤다. 전반부는 상욱이 형이 쳤다.”
= 서상욱의 기타는 별이 많이 떴을 때 느낌, 임슬기찬의 기타는 새벽녘 별이 이제 하나밖에 안남았을 때 느낌이다. 이 곡의 숨은 백미다. 아, 아직 제8극장을 자세히 모르실 독자들을 위해 각자 본인 소개를 부탁드린다.
(서상욱) “83년생이고 팀에서 메인보컬과 베이스, 기타를 맡고 있으며 대부분의 곡을 쓴다. 27세 때인 2008년에 처음 EP를 냈다. 앞으로도 평생 밴드를 할 것이다.”
= 2007년 데뷔 당시에는 매지컬 미스테리 투어(Magical Mystery Tour)라는 팀이었다.
(서상욱) “비틀스를 워낙 좋아해서 팀명을 그렇게 지은 것이다(‘Magical Mystery Tour’는 비틀스가 1967년 발표한 9집 앨범명이자 타이틀곡 이름). 모든 사람이 알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 어디 행사를 갔더니 ‘메디컬 미스테리 투어’라고 대문짝만하게 플래카드를 걸어놨더라.(웃음) 그래서 제8극장으로 개명을 했다.”
= 왜 6도 아니고 7도 아닌 제8극장인가. 2008년에 지어서 그런가.(웃음)
 
(서상욱) “하하. 아마 제가 중국에서 자라 8에 익숙하기 때문인 것 같다. 중국에서는 8이 길한 숫자니까. 중국은 공산주의 국가라 백화점이나 극장, 학교 이름에 숫자가 붙는다. 제1백화점, 제1고등학교, 이런 식으로. 그런데 파리 리옹에 실제로 제8극장이 있다고 하더라. 나중에 그곳에 직접 가보면 진짜 재미있겠다.”
(함민휘) “84년생이다. 원래 베이스기타만 쳤는데, 2년 전부터 밴드의 사운드스케이프가 다양해져서 지금은 기타, 키보드, 그리고 군대에서 배운 클라리넷도 다룬다. 코러스도 하고. 10대 시절에는 조용한 아이였는데 갑자기 곡을 쓰고 싶어졌고, 그러다 뮬이라는 뮤지션 구인 사이트에서 상욱이 형을 처음 만났다. 그때부터 한 밴드로 주욱 같이 해오고 있다.”
(서상욱) “그때 뮬 사이트에 민휘가 자작곡을 올렸는데 당시 유행하던 하드코어 곡이었다. 감각이 좋은 것 같아 만나서 같이 하자고 했다.”
(임슬기찬) “84년생이고 팀에서 기타와 코러스를 맡고 있고 이따금 곡을 쓴다. 2005년 드럼 치는 학교 선배가 신길동에 ‘통기타 신’이 살고 있다고 해서 찾아가 만난 사람이 바로 상욱이 형이다. 그날 비틀스, 밥 딜런 이야기를 하며 친해졌다. 2006년에는 아예 신길동 상욱이 형 자취방으로 찾아가서 평생 같이 밴드를 하자고 했다. 현재도 멤버들 4명 모두가 북가좌동 한 집에서 모여 산다.”
= 아, 그 집에서 같이 키우는 강아지가 피처링한 노래가 지난해 3집 타이틀곡 ‘언제나 나는 너를 생각해’ 아닌가. 짖는 소리를 들어보면 왠지 그 강아지가 몰티즈(마르티스)일 것 같다.    
 
(제8극장) “헉. 어떻게 아셨나. 올해 14살 된 몰티즈 ‘키키’다.”
= 하하. 예전에 몰티즈를 키웠다. 진도 나가자.
(김태현) “89년생으로 드럼을 친다. 코러스도 하고. 중학생 때부터 교회에서 드럼을 연주했다. 스쿨밴드도 하고. 그런데 군악대 복무 시절 함민휘 형이 2개월 선임이었다. 전역 후 민휘 형 권유로 형들과 같은 작업실을 쓰다가 2015년 1월 정식 영입 제의를 받고 합류했다. 앨범으로는 2015년 3월 싱글 ‘왜 돼지는 안나오고’부터 합류했다.”
= 그러면 그 전 드러머(조은광)는 2013년 2집까지만 함께 한 것인가.
(서상욱) “아니다. (2011년) 1집 때까지만 했다. 2집은 내가 가상악기로 찍은 것이다. 가상의 드러머를 설정해 그의 손버릇이나 장단점까지 계산해서 찍었다. 박자를 조금 저는 구간까지 설정했다.(웃음) 실제 드러머들도 듣고 모르더라.”
(김태현) “당시 저도 몰랐다. 상욱이 형이 드럼을 잘 한다.”
= 결혼은?
(서상욱) “저만 했다.”
#. 이쯤에서 제8극장의 디스코그래피를 정리하면 이렇다
= 2008년 11월 데뷔 EP ‘Welcome To The Show’ : Welcome To The Show, 마틸다, 밤의 환상곡, 사랑의 불구덩이, 코골아서 미안해
= 2009년 1월 싱글 ‘지금은 카니발’ : 지금은 카니발
= 2010년 4월 EP ‘대항해시대’ : 대항해시대, 스탈린그라드 락 리티파티 대잔치, 위로송
= 2011년 8월 1집 ‘나는 앵무새 파리넬리다’ : 나는 앵무새 팔리넬리다, 어느 베테랑으로부터, 한 여급에게, 그런 말은 없지 않았소, 내 여잔 결혼했다네, 뚜루뚜, 낡은 자켓, 선상일지, 낙오자의 밤, 대항해시대
= 2012년 4월 싱글 ‘사람을 찾습니다’ : 사람을 찾습니다, Wendy O Wendy
= 2013년 7월 2집 ‘양화대교’ : 종헌아, 늦은 밤의 환상곡, 양화대교, 식물인간, 9번 출구, 니가 보고 싶어져, 넌 뭐라할래, 다섯번째 알람 소리에, 이젠 끝나버릴 시간, 언젠가 내가 늙어서
= 2015년 3월 싱글 ‘왜 돼지는 안나오고’ : 왜 돼지는 안나오고
= 2015년 5월 싱글 ‘너랑 뽀뽀할래’ : 너랑 뽀뽀할래
= 2016년 1월 싱글 ‘문경록 화이팅’ : 문경록 화이팅
= 2016년 4월 3집 ‘언제나 나는 너를 생각해’ : 오늘부터 1일, 데이트 데이트, 연애란걸 하게 됐어, 인생을 고쳐줘야 해요, 상도덕, 월드부동산, 일러두기, 서울, He’s So Clean, 할렐루야, 그대 많이 그리워요, 언제나 나는 너를 생각해
= 2017년 8월 싱글 ‘별헤는 밤+꿈의 방’ : 별헤는 밤+꿈의 방
= 현 소속사인 트리퍼사운드와는 언제 어떻게 인연이 닿았나.
(서상욱) “2015년 3월 ‘왜 돼지는 안나오고’부터다. 원래 트리퍼사운드의 김은석 대표는 밴드 시작했을 때부터 잘 알고 지내던 형님이었다. 동생들을 워낙 잘 도와주는 스타일인데, 음악쪽으로 완전 딥한 마니아다. LP도 많이 모으셨고. 예를 들어 들을 만한 음악을 추천해달라 하면 LP 30장 정도를 들어보라고 보내주신다.”
= 이왕 만났으니 지난해 3집 얘기도 자세히 듣고 싶다. 전부 원테이크 합주로 녹음된 앨범인데, 왜 ‘연애란 걸 하게 됐어’는 17번째 테이크까지 갔나.
(서상욱) “원테이크 녹음을 해보니까 3 테이크 안에 나오면 나오는 것이고 이후에는 힘들어지더라. 선택할 게 너무 많아지고 헷갈린다. 원테이크 녹음이라는 게 지휘자가 있는 것도 아니고 멤버 4명의 주파수가 맞아 딱 나와야 한다.”
= 원테이크 녹음 아이디어는 김은석 대표 아이디어인가.
(서상욱) “맞다. 저희도 늘 하고 싶었던 녹음방식이다. 저희가 좋아하는 음악이 1950,60년대 로큰롤인데, 이 로큰롤은 메트로놈이 없어야 느낌이 더 산다. 그런데 요즘 녹음 방식은 메트로놈에 맞춰 악기별로 따로 녹음을 한다. 물론 보컬도 따로 녹음하고. 하지만 원테이크 녹음은 한꺼번에 녹음을 해야 하니까 장비가 거의 4배 들어간다. 은석이 형이 엔지니어 출신이라 여기저기서 장비를 사고 빌리고 총동원해서 3집을 만들었다. 하지만 보컬은 나중에 따로 녹음했다. 반주만 원테이크로 했다. 이에 비해 ‘별헤는 밤+꿈의 방’은 처음부터 끝까지 보컬과 연주를 한꺼번에 원테이크로 갔다. 굉장히 힘들었다.”
= 로큰롤이 그렇게 좋은가.
(임슬기찬) “상욱이 형을 만나서 50,60년대 음악을 처음 접했다. 그 전에는 물론 록이나 미스터빅 같은 LA메탈 취향이었다. 그런데 옛날 로큰롤을 들어보니 거칠고 와일드하고 광기어린 느낌이 좋았다. 요즘 센 음악은 사운드는 커졌지만 밴드를 하는 사람들 자체에 야수성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
(함민휘) “저 역시 상욱이 형을 만나기 전까지는 90년대 브릿팝이 최고였다. 그러다 로큰롤에 입문하고는 완전 매료됐다. 들을 음악이 너무 많다.”
(서상욱) “중국에서 살던 중2 때 갑자기 미국문화가 개방됐다. 그때 1950년대 미국 영화와 음악이 엄청 쏟아져 들어왔다. 아마 중국 사람들이 냉전이 가장 심했던 50년대 당시의 미국 문화가 궁금했었던 것 같다. 어쨌든 한창 (음악적으로) 영향을 받을 중2 때이다 보니, 엘비스 프레슬리, 제리 리 루이스, 리틀 리차드, 비틀스 같은 로큰롤 음악을 자연스럽게 좋아하게 됐다. 그래서 전도를 한 것이다.(웃음)”
(김태현) “비틀스의 ‘Sgt.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 'Abbey Road’ 앨범을 듣고 음악인생이 많이 바뀌었다. 제가 로큰롤 밴드를 할 줄은 정말 몰랐다.”
(서상욱) “네 명의 밴드 악기가 이뤄내는 앙상블이 가장 센 장르가 로큰롤인 것 같다.”
(임슬기찬) “음악에는 장르규칙이라는 게 있는데, 예를 들어 ‘쿠바 재즈’다 이러면 연상되는 이미지가 있다. 그런데 로큰롤은 그게 가장 모호하고 자유롭다.”
(서상욱) “그 자유로움을 열어제낀 게 비틀스다. 지난해 ‘좋은 아침 김창완입니다’ 라디오 프로그램에 저희가 나가서 라이브 몇 곡을 하니까 김창완 선생님이 ‘한국의 비틀스’라고 해주셨다.”
= 3집에서는 개인적으로 ‘오늘부터 1일’, ‘인생을 고쳐줘야 해요’, ‘상도덕’, ‘언제나 나는 너를 생각해’가 좋더라. 이밖에 ‘밤의 환상곡’, ‘대항해시대’, ‘낙오자의 밤’, ‘늦은 밤의 환상곡’, ‘양화대교’, ‘넌 뭐라할래’, ‘왜 돼지는 안나오고’, ‘너랑 뽀뽀할래’, ‘문경록 화이팅’도 괜찮고. 하지만 제8극장 최고의 노래는 역시 ‘대항해시대’인 것 같다.
(서상욱) “신기하다. 나이 좀 드신 분들이 그 노래를 많이 좋아하시더라.”
= 그리고 비슷한 느낌의 노래가 하나도 없는 것 같다.
(서상욱) “다 다르다.”
= 3집에서 몇 곡만 같이 들어보자. 코멘터리를 부탁드린다. 먼저 ‘오늘부터 1일’.
(서상욱) “관객 덕분에 힘을 얻어 힘든 시절을 잘 버텼던 우리다. 그 에너지를 다시 돌려드리고 싶었다. 처음에는 결혼 축가로 만든 노래다.”
= 힘든 시절이라 하면 클라우드 펀딩으로 제작비를 마련한 2013년 2집 때를 말하는 건가.
(서상욱) “맞다. 다행히 펀딩 첫날 5시간만에 목표액이었던 300만원을 달성했다. 저희의 앨범을 기대하는 분들이 많았던 것 같다. 세금 떼고 1400만원을 모았다. 당시 펀딩 참여자 중 한 사람이 문경록이었고 그 사람의 사연으로 노래를 만든 게 ‘문경록 화이팅’이다. 가사에 나오는 대로 경쟁에서 자기만 뒤쳐지는 것은 아닐까 공포감을 담은 노래인데, 실제 공연장에서 연주하면 에너지를 받는다는 분들이 많다. 보편적인 고민이니까.”
= 그런데 2013년 그 당시 그렇게 밴드 상황이 안좋아졌던 것은 각종 집회(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콘서트, 나꼼수 FTA 특별 야외공연,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를 위한 북콘서트 등) 참석으로 미운털이 박혀 행사가 ‘뚝’ 끊어진 탓이라고 들었다.
(서상욱) “맞다. 방송이고 공연이고 눈에 띌 정도로 끊어졌다. 2013년부터 2년 동안 수입이 행사 한 번에 50만원에 불과했으니까. (2012년 12월) 18대 대선 때만 해도 행사 섭외가 많이 돼 있었는데, 선거 다음날 주최측에서 ‘행사 기획이 없어졌다’고 전화를 하더라. 알고보니 우리만 빠진 것이었다.”
= 하지만 올해는 4월 가평 벚꽃뮤직페스티벌, 5월 춘천밴드페스티벌 등 오라는 데가 많아진 것 같다.
(서상욱) “세상이 바뀌었다고 갑자기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
(임슬기찬) “이렇게 손발이 맞을 줄은 몰랐다.(웃음)”
= 세상이 그런 거다. 자, ’상도덕’은 기껏 영화 보여주고 밥도 사준 여성이 ‘우리는 친구였다’고 하자 ‘상도덕은 어디로 갔냐’고 불평하는 남자의 얘기다. 상황이 너무 재미있다.
(임슬기찬) “상욱이 형과 통기타 2개로 원테이크로 간 노래다. 거의 애드리브에 가깝게, 서로 눈을 바라보며 자유롭게 만들었다.”
(서상욱) “3집에서 즉흥성이 가장 강한 노래다. (임슬기찬의) 기타 소리가 듣기 참 좋다.”
(임슬기찬) “중고 40만원짜리 기타다.”
= ‘인생을 고쳐줘야 해요’는 초반 복고적 느낌의 키보드 사운드가 인상적이다.
(함민휘) “신스류인데 키보드 느낌을 살짝 섞었다. 상욱이 형이 처음 노래를 갖고 왔을 때는 ‘이것이다’ 싶지가 않더라.(웃음)”
(임슬기찬) “상욱이 형의 통기타 버전은 너무 안좋았다.(웃음) 그런데 합주를 할수록 ‘우리 작곡가가 역시 잘 하는구나’ 싶었다.”
(함민휘) “저희 노래 중 톱에 들어가는 노래다.”
(임슬기찬) “3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노래다.”
(서상욱) “이 노래를 만들 무렵 여러가지 상황이 안좋았다. 개인적으로 꼬인 문제도 있었고. 그렇다고 해결 기미도 안보이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오늘이나 마찬가지인 내일을 살아야 한다’ 이런 내용을 담은 것인데, 의외로 많은 분들이 공감을 해주셨다. (대책없이) '잘 될 거야’ 이딴 소리보다는 더 공감이 가셨던 것 같다.”
= ‘언제나 나는 너를 생각해’는 어떻게 만들어졌나.(이들은 이 노래를 ‘언나생’으로 불렀다)
(서상욱) “원래 합주를 통해 만든 곡이 아니다. 기존 축가로 만든 곡에 들어간 드럼과 기타 소스를 가져다 재조립해 만들었다.”
(임슬기찬) “상욱이 형이 초벌 데모를 들려줬는데, ‘내가 언제 이런 걸 쳤어?’ 싶더라.”
(김태현) “형이 조립한 것을 내가 다시 따는(카피하는) 상황이 펼쳐졌다.(웃음)”
= 강아지 ‘키키’ 녹음에서는 애로가 없었나.
(서상욱) “이상하게 그날 따라 안짖더라. 마이크만 설치해놓고 나가서 현관문을 두드려도 안짖을 정도였다. 옆에서 죽는 시늉도 하고, 넘어지기도 하고, 별 짓을 다해 겨우 녹음에 성공했다. 그런데 앞으로 키키가 죽고 나면 이 노래를 다시 들을 수 있을까 싶다. 힘들 것 같다.”
(김태현) “믹스(잡종)라서 엄청 튼튼하다.”
(임슬기찬) “마치 3살짜리 같은 느낌으로 뛰어온다.(웃음)”
= 마지막으로 밴드가 추천하는 숨은 명곡을 소개해달라.
(서상욱) “‘광명동시절’이다. 2016년 4월 컴필레이션 앨범(숨 : 그린플러그드 6번째 옴니버스 앨범)에 들어간 노래다. 제8극장의 노래 ‘톱5’에 들어가는 노래다. 어렸을 적 (중국에 가기 전) 광명시 광명동에 살았는데, 그때와 지금을 ‘환경’적인 면에서 비교해본 노래다. 개천 옆에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하던 모습을 지금은 찾아볼 수가 없다.”
=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할 것인가.
(서상욱) “평생 여러분이 들어보지 못한 음악의 새 경지를 보여드리겠다.”
(임슬기찬) “저희한테는 아직 퍼낼 것이 많다. 재미있고 새로운 음악을 들려드리겠다.”
(서상욱) “비틀스를 뛰어넘겠다.(웃음)”
(함민휘) “1집부터 3집까지 각기 다른 색깔이 있었던 것 같다. 앞으로 나올 결과물에 저희도 기대가 된다.”
(김태현) “제가 이때까지 제8극장을 해오면서 늘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더 좋은 것을 추구하고 갈구해왔다. 오래오래 행복하게 음악을 하겠다.”
= 다음 앨범 계획은.
(서상욱) “써놓은 곡이 앨범 2장을 만들 수 있을 만큼 꽤 많다. 4집은 ‘별헤는 밤+꿈의 방’에서 느끼신 것처럼 3집을 뛰어넘을 것이다. 원래 연말에 낼 생각이었는데 조금 빡빡할 것 같다. ‘별헤는 밤+꿈의 방’이 나오면서 욕심이 좀더 생겼다.”
= 맞다. 제8극장은 허들 선수같다. 늘 뭔가를 뛰어넘어왔다. 공연 계획은.
(서상욱) “9월9일 CJ아지트 광흥창에서 ABTB와 배틀 공연을 갖는다. 공연을 기획한 이승환 선배님도 출연하신다.
= 앞으로도 성원하겠다. 수고하셨다.
(제8극장) “수고하셨다. 즐거운 인터뷰였다.”
/ kimkwmy@naver.com
사진=곽영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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