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①] ‘살기법’ 설경구 “체중감량, 기름기 쫙 뺀 얼굴 만들고 싶었다”
OSEN 지민경 기자
발행 2017.09.11 07: 12

매 작품마다 한계 없는 변신으로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배우 설경구가 또 한 번 새롭게 변신했다.
지난 5월 개봉한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에 이어 4개월 만에 신작 ‘살인자의 기억법’으로 돌아온 설경구는 ‘불한당’에서와는 완전히 180도 다른 모습으로 놀라움을 자아내고 있다.
그는 극 중 알츠하이머에 걸린 노쇠한 연쇄살인범이라는 쉽지 않은 캐릭터를 맡았다. 독특한 인물인 만큼 많은 고민과 노력을 기울였다는 그는 여러 우려들에도 불구하고 캐릭터와 혼연일체 되어 완벽한 연기력으로 스크린을 압도했다.

설경구는 최근 서울 팔판동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 속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많은 고민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원작 소설 속에서는 70대 노인이었던 병수 캐릭터를 위해 말 그대로 자신이 ‘늙는’ 방법을 택했다. 혹독한 체중 감량으로 노인의 외형을 만들어낸 그는 원작 속의 인물을 특유의 분위기로 재탄생시켰다.
그간 다양한 영화에서 체중 감량과 증량을 반복해온 설경구는 이제 통달이 되지 않았냐는 질문에 “통달이 되지는 않았다.(웃음) 그런데 저는 몸이 가벼워지니까 체력이 더 좋아진 것 같더라. 운동을 꾸준히 하니까. 액션 장면에서 걱정을 하긴 했는데 걱정했던 것보다는 무사히 잘 끝난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그전에도 쪘다 뺐다를 많이 했었는데 그 때는 단순했다. 그냥 쪄야하는 구나 빼야하는 구나 그랬다. ‘살인자의 기억법’부터 캐릭터의 얼굴에 관심이 가게 됐다. 책을 보면서 그전에는 깊게 생각하지 않았던 부분이었던 ‘이 얼굴은 어떤 얼굴일까’라는 고민을 많이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캐릭터를 저 혼자 만들어 간 건 아니고 감독님과 함께 상의하면서 스타일을 만들어 갔다. ‘불한당’은 웨이트를 하면서 했는데 ‘살인자의 기억법’은 웨이트 전혀 없이 그냥 기름기를 쫙 빼려고 했다. 건조하게 기름기 없이. 영화 속 제 머리 스타일을 부담스러워 하시는 분들도 있을 텐데 저는 그 머리가 좋았다. 묘했다. 그렇게 만든 얼굴이다.”
얼굴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냐는 물음에는 “계기는 없는데 기존과 다른 얼굴이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있었다. 감독님은 50대 후반으로 설정했고 책은 70대 노인이었고. 저는 그 중간에서 찾으려고 하다 보니 감독님이 생각한 나이보다 얼굴을 더 가보자 하는 생각이 있었다. 옛날처럼 단순하게 감량만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더라. 어차피 제 얼굴인데 확 변화를 줄 수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이라고 설명했다.
“책을 보면 이 사람은 어떤 얼굴을 가졌을까가 먼저 생각나더라. 얼굴을 보면 대충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보인다고 하지 않나. 선입견도 있겠지만. 그런 생각을 하면서 했다. 시나리오를 보다보면 그 사람들의 사연이 나오니까 어떤 얼굴일까 생각하게 되더라.”
‘살인자의 기억법’은 김영하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 원작과의 비교가 불가피 하다. 이에 대해 그는 “관객들이 잘 봐주셨으면 좋겠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소설과 같은 뼈대 이긴 하지만 다른 맛이 있다고 생각한다. 전체적인 맛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원작을 보셨던 분들은 어쩔 수 없이 비교가 될 수 있지만 다른 맛을 느껴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불한당’과 ‘살인자의 기억법’은 설경구에게 특히 남다르게 다가올 듯하다. 그는 “‘불한당’이 나중에 촬영했지만 개봉을 먼저 했다. ‘불한당’ 인터뷰 때 ‘불한당’이 저한테 많은 걸 변화를 준 것 같다고 했는데 마음의 변화는 ‘살인자의 기억법’ 때부터 있었다. ‘아 내가 변화를 주지 않으면 안 되겠다. 과정이 힘들지라도 변화가 생각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변화에 대한 노력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살인자의 기억법’ 때부터였다. 두 영화는 따로 얘기하기 보다는 저한테 다 특별한 영화들이다. 나만 정체되어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살인자의 기억법’ 때부터 둘 다 애정하고 있다. 좀 남다른 느낌의 영화들”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mk3244@osen.co.kr
[사진]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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