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②] 설경구 “똑같은 얼굴이란 말 부끄러워...변화 많이 하고파”
OSEN 지민경 기자
발행 2017.09.11 07: 12

올해로 벌써 데뷔 25년 차가 된 배우 설경구는 연기력에서 만큼은 이견이 없는 대표 연기파 배우다.
‘박하사탕’(1999), ‘공공의 적’(2002), ‘오아시스’(2002), 실미도(2003) 등 독보적인 필모그래피를 쌓아 온 설경구는 매 작품마다 색다른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도 연기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존재한다. 그는 이 숙제들을 풀어나가기 위해 아직도 치열하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설경구는 최근 서울 팔판동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연기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이번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으로 연기적으로 변화가 있었다는 설경구는 “연기를 쉽게 생각했을 때도 있었다. 생각한대로 연기가 나올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는데 쉽게 생각했을 때는 쉽게 나오는 것은 100퍼센트인 것 같다. 그런데 고민을 많이 했을 때는 고민대로 나올 수도 있고 안 나올 수도 있다. 앞으로도 계속 숙제일 것 같다. 세월은 가고 새로운 역할은 오는데 또 내가 그것을 해야 하고. 숙제인 것 같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는 “그런데 고민은 그 강도가 더 세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고민을 안 하면 안 한대로 그대로 나온다. 쉽게 접근하면 고민 없는 캐릭터가 나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인 것 같다. 그런데 문제는 고민하면 고민한대로 나와야하는데 그렇지는 않으니까 허망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영화에서 고민한 것이 느껴지더라는 말에 그는 “그렇게 봐주시면 감사한데 제 고민은 더 깊어가는 것 같다. 오달수 씨가 한 말이 있는데 ‘배우가 힘들고 괴롭고 고민이 많을수록 관객이 볼 것이 많다’는 이 말이 확 와 닿더라. 개그 프로그램 하시는 분들도 얼마나 고민하고 한 마디 한 마디 위해 밤새워 토론하면서 얼마나 힘들겠나. 그 한마디를 하기 위해서 얼마나 고민하겠나. 그렇게 생각하면 우리도 다 고민을 해야 한다. 쉬운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매 작품마다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는 설경구는 이에 대해 “저는 변화를 많이 하고 싶다. 물론 그 안에 제 모습이 있고, 변화하고 싶다고 변화하는 모습들이 보여지는 것은 아닌데 그래도 최선을 다하고 싶다. 제게 다른 얼굴이 있지 않을까를 고민하고 싶다. 제가 느끼는 재미일 수도 있고. ‘또 똑같은 얼굴이야’라는 소리를 들으면 부끄럽다. 저도 그런 시절이 꽤 있었다. 그런 시절이 있어서 제가 더 고민을 하고 있을 수도 있는 것 같다. 극복해나가는 과정이고. 그럴 수밖에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벌써 지천명을 맞이하게 된 그는 “앞으로 배우로 잘 나이 먹고 싶은 생각이 있다. 안 늙는 모습으로는 아니고. ‘안 늙었으면 좋겠어. 더 늙으면 안돼’ 그런 것이 아니고 배우로 나이를 잘 먹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배우로 나이를 잘 먹는 건 무엇이냐는 질문에 “눈빛이 더 좋아지고, 눈은 안 늙었으면 좋겠다. 저는 다큐를 좋아하는데 어디서 어느 발명왕이 나왔는데 외모는 기괴한데 눈이 안 늙었더라. 희한했다. 쇼킹했다. 아직도 호기심으로 반짝거리는 청년 눈이었다. 저도 눈이 안 늙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mk3244@osen.co.kr
[사진]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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