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D, '다르빗슈-그랜더슨' 트레이드 역풍 맞나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7.09.12 06: 16

 29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갈구하는 LA 다저스는 반환점을 돌고 트레이드 시장에서 승부수를 던졌다.
7월말 논웨이버 트레이드 마감 직전에 텍사스의 에이스 다르빗슈 유(31)를 영입했다. 8월 중순에는 웨이버 트레이드로 베테랑 외야수 커티스 그랜더슨(36)을 보강했다. 그러나 두 장의 트레이드 카드는 기대와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 현재까지는.
# 투구폼 수정까지, 방황하는 다르빗슈

다르빗슈는 다저스 데뷔전에서 7이닝 3피안타 10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하며 인상적인 신고식을 치렀다. 첫 2경기에서 12이닝 8피안타 20탈삼진 2실점, 포스트시즌에서 클레이튼 커쇼와 원투 펀치를 기대케 했다.
그러나 8월 17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 도중 등 근육 긴장 증세를 호소, 부상자 명단에서 10일을 쉬고 온 뒤로 구위가 평범해졌다. 부상 복귀 이후 3경기에서 3패 12⅓이닝 13실점 평균자책점 9.51로 부진하다. 다저스 이적 후 6경기에서 2승 3패 평균자책점 5.34로 걱정을 안겨주고 있다.
시즌을 치르는 도중에 다르빗슈는 투구폼을 수정하고 있다. 변화구 각과 제구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팔꿈치 수술 이전의 투구폼을 되찾고자 한다. 미세한 차이가 있는데, 마음과 생각대로 몸이 따라주지 않아 쉽지 않은 듯 하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폼 수정 훈련과 실전 피칭의 밸런스가 맞아야 한다. 선수마다 달라 하나의 정답은 없다. 어떤 투수는 메카닉을 조정하면서 동시에 실전에 던지기도 하고, 다른 투수는 훈련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 해결책을 찾으려 한다"며 "다르빗슈가 다음 등판에서 던지는 것을 보면, 정답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다르빗슈의 투구폼 수정이 잘 돼 이적 직후의 좋은 피칭을 보여준다면 성공이다. 설령 남은 정규시즌에서 성적은 나쁘더라도, 다르빗슈가 개선책을 찾아내 포스트시즌에서 잘 던지면 문제없다. 다저스는 포스트시즌에서 승리를 따낼 빅게임 피처를 기대하고 있다. 그렇지 못하면 시즌 다르빗슈는 FA가 되고, 트레이드 카드로 사용된 귀중한 유망주 생각이 날거다. 
# 그랜더슨, 클럽하우스 리더에 그치나
그랜더슨은 부진한 외야수 작 피더슨을 대신할 수 있는 카드로 영입했다. 크리스 테일러와 야시엘 푸이그가 코너 외야를 책임지는 반면 중견수 작 피더슨의 자리가 구멍이다. 피더슨은 시즌 타율 2할1푼1리 11홈런 OPS .734다. 한 차례 트리플A로 강등되기도 했다.
그랜더슨은 ML 통산 1781경기에서 타율 0.252, 316홈런에서 보듯 타율은 낮고 심심찮게 홈런 파워는 과시하는 스타일이다. 2011~12년 뉴욕 양키스에서 뛰며 2년 연속 40홈런-100타점이 전성기였다. 그래도 메츠에서 2016년 30홈런을 때리기도 했다.
그러나 그랜더슨은 다저스 이적 후 21경기에서 타율 1할1푼4리(70타수 8안타) OPS .548로 부진하다. 특유의 공갈포는 여전해 8안타 중 4개가 홈런이다. 13볼넷, 23삼진. 트레이드 전 뉴욕 메츠에서 111경기를 뛰며 타율 2할2푼8리(337타수 77안타) OPS .815를 기록했다. 타율은 낮아도 19홈런과 2루타 22개 등 장타가 45개(57%)로 많았다. 아직 다저스 적응기라면 남은 경기가 많지 않다.
로버츠 감독은 11일 부진한 그랜더슨 관련 질문을 받자 "그랜더슨은 정규 시즌 마지막 주에 팀의 자산이 될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랜더슨은 뛰어난 프로 선수이고, 경쟁력이 있고, 팀 승리에 도움이 된다. 클럽하우스 리더십도 좋다"며 "지금 문제점으로는 선구안이다. 모든 타자들도 마찬가지지만 스트라이크를 치고 볼을 골라내야 한다. 그런데 파울이 되거나 스트라이크를 놓친다. 존 설정만 되면 훨씬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메츠에서 기록한 컨택 능력도 보여주지 않는다면, 다저스는 그냥 '나이많은 피더슨'이 한 명 늘어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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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로스앤젤레스(미 캘리포니아주)=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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