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 무비] ‘대장 김창수’ 감독·배우들이 역사를 대하는 자세
OSEN 지민경 기자
발행 2017.09.12 16: 30

최근 역사적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이 여느 때보다 뜨겁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특히 일제강점기를 그리는 작품을 만드는 연출자와 배우들은 많은 고민이 있을 터. 1896년 명성황후 시해범을 죽이고 사형선고를 받은 청년 김창수가 인천 감옥소의 조선인들 사이에서 대장으로 거듭나기까지의 이야기를 그린 ‘대장 김창수’의 감독과 배우들에게도 이러한 고민이 엿보였다.
조진웅을 비롯한 송승헌, 정만식, 정진영 등의 배우들과 연출을 맡은 이원태 감독은 이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며 영화를 만들며 가졌던 마음가짐을 설명했다.

이원태 감독은 “역사영화라는 것은 그 시대에 대한 공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재구성을 한다는 것은 직무유기고 너무 위험하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의무감에 사로잡혀서 공부를 제가 할 수 있는 만큼은 다 했다. 답사도 여러 번 하고. 영화에 잘 녹이려고 했다”고 밝혔다.
미결 사형수에서 독립운동가로 성장해가는 김창수를 연기하며 극을 이끌어간 조진웅은 “영화를 아무리 고증한다고 해도 촬영장을 벗어나면 따뜻한 밥이 있다. 단순한 재연일 뿐이다. 그 가슴 아픈 현실 느낌을 조금이라도 제대로 표현하고자 했다. 실화에 비해 저희는 천만분의 일도 감당할 수 없었다. 저희는 윤택했을 거다. 그랬음에도 작업당시 힘들었는데 실제는 어땠을까 싶었다. 추위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고 의연하게 말했다.
또한 그는 “제가 ‘명량’을 찍을 때 최민식 선배님께서 고민을 하시다가 1초만이라도 그 사람 발끝이라도 보고 싶다는 말을 하신 적이 있다. 저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상황을 재연해 내는 배우로서 그런 생각이 많았다. 그 당시를 그냥 상상만 한다는 것이 죄스러웠지만 최대한 고스란히 담기 위해 노력했다”고 책임감을 드러냈다.
김창수와 뜻을 함께하며 그에게 힘이 되어 주는 ‘고진사’ 역을 맡은 정진영은 “관객 여러분들은 마음대로 보실 권리가 있다. 이 작품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실화라는 것이 주는 무게가 요즘 시대에 더 커진 것 같다. 촛불 혁명 이후 관객 분들이 역사적 실화에 대한 무게를 느끼신 것 같다. 이 영화는 정직한 이야기다. 속임수나 뒤통수가 없는 그래서 더 맑은 마음으로 관객 분들에게 다가가려고 했고 관객분들이 순수한 마음으로 봐주시길 바라면서 촬영했다”고 설명했다.
이원태 감독은 역사영화를 둘러싼 논란 등에도 솔직하게 답했다. 그는 “만드는 사람들에게 사실 엄청난 부담이다. 영화는 재구성을 할 수 밖에 없다. 재구성을 하지 않으면 다큐멘터리다. 그래서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재구성을 함에 있어서 알고 해야 하고 관객들에게 새로운 의미와 메시지를 드릴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점에 있어서는 두려웠고 지금도 두렵다. 하지만 저는 이 영화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가 있었다”고 답했다.
이어 “어떤 논란이든 그 논란 자체가 저는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논란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몰랐던 이야기를 알게 되고, 그 과정에서 어떤 것이 사실이고 허구인지 알고, 그 자체를 통해 지적 상상력이 올라간다고 생각한다. 그런 사명감으로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배우와 감독의 치열한 고민과 열정이 합쳐져 결실을 맺은 영화 ‘대장 김창수’가 그리는 그 시절의 대한민국을 어떨지, 관객들에게도 그 진심이 전달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mk3244@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대장 김창수' 포스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