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만루 향기’ 이범호, 대포로 반등 실마리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9.12 21: 37

이범호(36·KIA)는 만루의 사나이로 잘 알려져 있다. 역대 통산 최다 만루홈런 기록 보유자가 바로 이범호다. 긴장이 극대화된 상황에서 클러치 히터로서의 한 방을 뽐내곤 했다.
그런 이범호가 다시 만루에서 강인한 인상을 보여줬다. 팀을 승리로 이끄는 결정적인 만루포 한 방을 터뜨리며 이날의 영웅으로 자리 잡았다. 이범호는 12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1-0으로 앞선 3회 2사 만루에서 SK 선발 문승원을 상대로 중월 만루포를 터뜨렸다. 점수차를 순식간에 5점차로 벌리는 결정적 한 방이었다. 최종 점수가 6-2였음을 고려하면 가치는 컸다. 
긴장된 상황이었지만 베테랑의 노림수는 거침이 없었다. SK 배터리는 만루 상황임을 고려해 카운트 싸움을 유리하게 가져가려는 듯 초구 패스트볼 승부를 걸었다. 문승원의 146㎞ 빠른 공이 비교적 낮게 들어왔다. 그러나 이범호는 마치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 이 빠른 공을 걷어 올려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완벽한 승리였다.

그런 이범호는 이 홈런으로 개인 3년 연속 20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개인 통산 303호 홈런으로 역대 3루수 부문 홈런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범호는 2015년 28홈런, 지난해 33홈런을 기록한 것에 이어 올해도 20홈런을 넘기며 여전히 건재한 펀치력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으로는 최근 부진에서 벗어날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은 홈런이었다. 올 시즌 전체적으로 타율이 좋지 않은 것은 8월 이후 부진이 길어졌기 때문. 이범호는 8월 21경기에서 타율 1할8푼8리에 그쳤다. 7월 21경기에서 타율 2할9푼9리, 9홈런, 26타점을 쓸어담았던 기세가 완전히 사라졌다.
9월에 들어서도 타격감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9월 8경기에서의 타율은 1할1푼1리에 불과했다. 이에 이범호를 선발 라인업에서 빼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만루 향기를 맡은 이범호의 한 방은 향후 기대감을 키우기 충분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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