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영 돌아온 넥센, 가을야구 희망 봤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09.14 05: 58

선발투수 신재영(28, 넥센)이 돌아왔다.
신재영은 13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벌어진 ‘2017시즌 타이어뱅크 KBO리그’ kt전에서 9이닝 5피안타 8삼진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넥센이 8-0 대승을 거두며 신재영은 프로 첫 완봉승을 올렸다. 넥센 선수의 무사사구 완봉승은 지난 2012년 8월 12일 목동구장에서 달성한 브랜든 나이트 이후 신재영이 두 번째다.
신재영이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것은 6월 27일 NC전 3⅔이닝 6실점 패전 후 79일 만이었다. 신재영이 선발승을 거둔 것은 103일 전인 6월 3일 두산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시즌 중반 구위가 떨어진 신재영은 7월 이후 줄곧 불펜투수로 활약해왔다.

경기 전 장정석 넥센 감독은 “신재영이 많은 이닝을 소화해주면 좋겠지만, 80구 정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첫 완봉승을 거두는 동안 신재영은 감독의 예상을 웃도는 108구를 던지며 9이닝을 완벽하게 막았다.
신재영은 “감독님은 80구 정도를 말씀하셨다. 내가 더 던지겠다고 했다. 대학시절 이후 완봉승은 처음이다. 8회 끝나고 마지막 타자까지 내가 잡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간절했다”며 웃었다.
신재영은 대표적인 투피치 투수다. 직구와 슬라이더만으로 타자들을 요리했다. 하지만 올 시즌 장기인 슬라이더가 밋밋하게 들어가며 위력이 떨어졌다는 평을 들었다. 자신감까지 떨어지면서 2군에 내려가기도 했다. 신재영이 위력을 되찾기까지 세 달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구위를 되찾은 비결을 나이트 투수코치에게 들을 수 있었다. 나이트는 “내가 투수코치로 부임했을 때 신재영은 오로지 슬라이더만 던지는 투수였다. 직구를 안쪽에 더 던지라고 주문했다”고 밝혔다.
몸쪽으로 과감하게 붙이는 직구가 살아나면서 장기인 슬라이더도 덩달아 위력을 되찾기 시작했다. 이날 신재영은 직구 46개, 슬라이더 55개, 체인지업 7개를 섞어 던졌다. 직구 구속이 139km까지 나오면서 34개가 스트라이크존에 꽂혔다. 직구의 위력으로 슬라이더의 위력도 배가됐다. 신재영은 “박동원 형이 몸쪽 공을 요구했는데 잘 들어갔다”며 웃었다.
스트레스를 떨친 정신적인 부분도 반등의 비결이다. 지난해 15승으로 신인왕을 차지한 신재영은 비시즌부터 ‘2년 차 징크스’를 겪지 말아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뛰었다. 하지만 철저히 분석 당한 2년차 시즌은 녹록치 않았다. 시즌 중반 슬럼프가 겹치면서 2군에 내려가기도 했다.
신재영은 “그 동안 내가 너무 못했다. 아직 갚기에는 부족하다. 남은 경기서 잘하려고 노력하겠다. 중간이든 선발이든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 감독님이 원하는 위치에서 던지겠다”며 자신을 낮췄다.
나이트 코치 역시 신재영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으려 노력했다. 9회 마운드에 올랐을 때 나이트는 “신재영에게 한 숨 고르고 여유를 가지라고 했다. 빨리 끝내고 대전에 가자고 했다”면서 웃었다.
신재영의 호투로 넥센은 선발로테이션에 여유를 가진 것만 해도 큰 소득이다. 앞으로 신재영이 예전과 같은 위력투를 이어갈지 관심사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고척=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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