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행 선언’ 오타니, 돌고 돌아 LAD와 만날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9.14 05: 58

앤드루 프리드먼 LA 다저스 야구부문 사장은 지난 8월 일본을 다녀왔다. 프리드먼 사장은 “과거에도, 지금도 많은 일본인 선수들이 다저스와 함께 했다”고 했다. 구체적인 선수명을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표적은 명확했다. 오타니 쇼헤이(23·니혼햄)였다.
다저스는 오타니를 고등학생 때부터 봤다. 졸업 무렵에는 구체적인 접촉도 했다. 하지만 오타니는 일본에 남는 것을 선택했다. 꿈이었던 투·타 겸업을 하기에는 니혼햄이 더 좋은 환경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구단이 적극적으로 밀어주겠다는 약속도 끌렸다. 그렇게 일본 무대에서 경험과 자신감을 쌓은 오타니는 이제 다시 꿈이었던 메이저리그(MLB) 무대를 꿈꾼다. 다저스의 움직임도 분주해질 태세다.
일본 ‘스포니치 아넥스’는 13일 오타니가 올 시즌 뒤 미국에 가는 것으로 마음을 굳혔다고 보도했다. 미 언론들도 이 보도를 인용해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오타니는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야 MLB로 갈 수 있는 신분이고, 2000만 달러만 있으면 모든 팀이 오타니와 협상할 권리를 갖는다.

프리드먼 사장까지 다녀간 다저스도 움직일 것이라는 게 지역 언론의 관측이다. 최대 매체인 ‘LA타임스’는 13일 다저스가 오타니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오타니는 일본 최고의 투수일 뿐만 아니라 정상급 타자이기도 하다. 또한 배터박스에서 1루 베이스까지 3.8초에서 4초면 도달할 수 있다”라며 오타니의 능력을 극찬했다.
‘LA타임스’는 두 명의 내셔널리그 구단 스카우트들의 말을 인용, 최근 오타니의 승전 당시(12일 라쿠텐전)의 컨디션은 “좋음(good)”에서 “뛰어남(great)” 사이에 있었다고 평가했다. 인터뷰에 응한 한 스카우트는 오타니의 신체능력이 그 어느 누구보다 뛰어나다며 “그가 새로운 도전에 준비되어 있는 것처럼 보였다”고 극찬했다.
문제는 돈이다. 오타니는 새로운 노사협약(CBA)에 따라 계약금을 많이 받을 수 없는 신세다. 국제선수영입에 쓸 수 있는 돈이 한정되어 있는데 이번 협약에 따라 만 23세에서 만 25세 이하 선수로 대상이 확대된 것이다. 오타니가 이 규정에 걸리지 않으려면 2년 뒤 MLB 도전을 타진해야 한다. 오타니는 돈에 큰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생각이지만, 다저스는 타 팀에 비해 쓸 돈이 더 없다. 정확히 말하면 아무리 돈이 많아도 쓰지 못한다.
이미 이전의 조항 위반으로 페널티를 한 번 받은 상황이라 다저스는 30만 달러밖에 지출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는 정통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 다저스 등 12개 팀이 이 페널티에 걸려 있다고 보도했다. 다저스, 애틀랜타, 컵스, 화이트삭스, 보스턴, 휴스턴, 캔자스시티, 오클랜드, 세인트루이스, 샌디에이고, 샌프란시스코, 워싱턴이 그 대상 팀이다.
다른 팀들은 그래도 400~600만 달러, 보너스 풀을 확보한 팀은 800만 달러 이상도 안겨줄 수 있다. 하지만 오타니의 의중이 관건이다. 투·타 겸업을 계속 하기 위해 최적의 장소를 택할 것이 확실시된다. 또한 주거 등 환경적인 측면도 고려할 수 있다. 프리드먼이라면 어떤 식으로든 방법을 찾을 가능성도 있다. 오타니를 한 번 놓친 다저스가 이번에는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관심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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