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은 없다’ 롯데, 숨고르기 보다는 3위 진격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09.17 06: 03

숨고르기보다는 진격이다. 롯데 자이언츠의 목표는 당연히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4위를 굳히며 차분하게 가을야구를 준비하는 것보다는, 마지막까지 피치를 올리며 3위로 가을야구를 맞이하려는 각오가 충만하다.
롯데는 1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6-1로 승리를 거뒀다. 선발 송승준의 6이닝 무실점 역투가 바탕이었고, ‘롯데 킬러’였던 SK 선발 메릴 켈리를 무너뜨린 밀도 높은 타선 응집력이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
5위 SK는 맹렬한 기세로 롯데를 추격하고 있었다. 롯데의 승수 추가는 맹렬했던 8월보다는 주춤한 상황. 만약 이날 SK전을 패했다면 양 팀의 승차는 2경기로 다시 좁혀지는 상황이었지만, 일단 롯데가 경기를 잡아내면서 승차는 다시 4경기로 벌어졌다. 양 팀의 맞대결이 2차례 더 남아있지만 일단, 롯데는 4위 굳히기의 7부 능선을 넘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롯데는 4위를 굳히며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홈에서 준비할 생각은 하지 않는다. 꿈은 더 크게 꾸라는 법. 롯데는 와일드카드 결정전보다는 3위에 안착해 준플레이오프부터 가을야구를 치르는 꿈을 꾸고 있다.
현재 롯데는 3위 NC와 1.5경기 차이다. 8월부터 주춤하던 페이스는 9월 들어 하락세로 접어든 모양새다. 9월 성적 6승6패1무로 5할 승부를 유지하곤 있지만 최대 강점이던 마운드가 지금은 시한폭탄이 됐다. 이번 주 치른 5경기에서 모두 두 자릿수 실점을 기록했다. NC의 경기력은 좀처럼 안정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롯데는 당연히 욕심을 부릴 수 있는 상황이고, 선수단은 응당 더 높은 순위로 좀 더 편하게 가을야구를 임해야 하는 것이 맞다. “순리대로 가야 한다”, “욕심 내다가 과부하가 걸릴 수도 있다”는 신중한 의견도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3위 등극이라는 동기부여는 주춤한 페이스에도 롯데 선수단이 힘을 내고 경기를 하나 둘 씩 이겨나가는 원천이 되고 있다.
문규현은 “계속 이길 수만은 없다. 팀 체력도 왔다 갔다 한다. 나름대로 이기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건 하늘에서 정해주는 것이다. 달려들려고 하지는 않다”면서도 “우리 팀은 지금 숨고를 시간이 없다고 생각한다. 계속 이겨야 하고 더 높은 순위와 더 좋은 경과를 얻어야 한다. 숨고르기는 용납하지 않는다”며 3위 추격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16일 경기 승리 투수가 된 송승준은 “4위를 굳히고 3위로 올라서야 하는 상황이다. 우리 팀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위를 보고 있기 때문에 경기가 끝날 때까지 항상 순위표 위로 올라가려고 하고 있다. 그런 부분에서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이 경기 전 미팅이나 경기 도중에 공유하고 있고 하나가 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으로 가을야구를 시작할 경우 일단 에이스급 투수들을 소모해야 한다. 홈 어드벤티지를 갖고 있는 4위이지만 5위로 올라올 SK와 LG의 에이스급들이 만만치 않다. 메릴 켈리, 데이비드 허프 등의 투수들을 만나야 한다. 4위라고 한들 매치업 상에서는 밀리는 느낌이 있기에 오히려 쫓기는 상황에서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를 공산이 크다.
눈 앞에 아른거리는 3위라는 목표는 여러모로 선수단을 자극하고 있다. 팀 페이스가 떨어진 상황에서도 집중력은 여전히 높은 상황. 롯데의 눈높이와 의욕은 3위를 겨누고 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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