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분석] '보크+빈타' 한화, 스스로 걷어찬 89일만의 4연승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9.17 16: 58

넉 달 만에 찾아온 4연승 기회. 한화는 실책에 투수 보크, 병살타 등으로 이를 날렸다.
한화는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LG전을 1-8로 완패했다. 0-0으로 맞선 3회 박용택의 희생플라이 타점이 결승점이었다.
최근의 한화는 시즌 초중반과 완전히 다른 팀이다. 한화는 8월 이후 37경기서 20승17패, 승률 5할4푼1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롯데, 두산에 이어 승률 3위. 순위 싸움이 한창인 팀들에게는 한화발 고춧가루 경계령이 떨어졌다. 비록 13일 대구 삼성전 5-13 완패로 5위 SK와 격차가 11.5경기까지 벌어지며 잔여 경기 일정에 상관없이 가을야구 실패는 확정됐다.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의 불명예가 확정. 그럼에도 최근 전력은 미소짓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주중 넥센과 2연전을 스윕한 데 이어 16일 LG전 역전승까지 최근 3연승. 17일 경기 전 만난 이상군 한화 감독대행의 표정은 밝았다. 이 대행은 '최근 기세가 좋다'는 질문에 "우리가 잘했다기보단 상대가 조금 못한 게 아닌가"라며 반문했다. 몸을 낮추면서도 밝은 표정으로 선수들 칭찬에 여념 없었다.
이날 경기는 최근 한화와 완전히 딴판이었다. 적시타가 사라졌고 수비 집중력을 잃었다. 거기에 선발투수 알렉시 오간도가 결정적 보크 직후로 피홈런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좀처럼 답답한 흐름이 바뀌지 않았고 결국 영봉패로 고개를 떨궜다.
시작은 3회 수비였다. 2회까지 볼넷 하나만 내주며 호투하던 오간도가 갑작스레 흔들렸다. 오간도는 1사 후 오지환에게 몸 맞는 공, 문선재에게 볼넷을 내준 데 이어 최민창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했다. 1사 만루 위기. 여기서 오간도는 박용택에게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유도했다. 그러나 타구는 이성열의 글러브에 들어갔다 나왔다. 그사이 3루주자 오지환은 태그업. 물론 이성열은 떨어진 타구를 곧장 주워 3루로 뒤늦게 뛰던 문선재를 잡아냈다. 사후 플레이는 칭찬할 만했지만 홈승부 기회 자체가 막힌 실수는 아쉬웠다.
오간도는 4회 와르르 무너졌다. 선두 양석환의 안타와 후속 채은성의 번트로 1사 2루, 오간도는 강승호에게 2루수 직선타를 유도했다. 3루 쪽으로 리드가 길었던 양석환마저 2루에서 잡히며 더블아웃이 되는 듯했다. 하지만 이에 앞서 윤태수 2루심이 보크를 선언한 상황이었다. 만일 타구가 안타였다면 번복은 없었지만 LG가 아웃된 상황이었기에 무효가 됐다. 이상군 대행이 잠시 나와 어필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오간도는 여기서 흔들렸다. 강승호 상대로 볼카운트 1B에서 투런포를 얻어맞았다. 2구 속구(144km)가 몸쪽 높게 제구되었고 강승호가 이를 놓치지 않았다. 비거리 115m. 오간도는 이어 유강남과 문선재에게 징검다리 안타를 맞아 한 점 더 내줬다. LG가 4-0까지 달아났다.
답답하기는 타선도 마찬가지. 좀처럼 주자가 살아나가지 못했다. LG 선발 헨리 소사에게 7이닝 동안 3안타로 꽁꽁 묶였다. 2회와 5회에는 선두타자가 살아나갔지만 후속타는 없었다.
그러자 결국 마운드가 무너졌다. 한화는 7회 타자일순을 허용하며 대거 4실점했다. 스코어 8-0. 만회하기 힘든 차이였다.
한화는 6월 16일 수원 kt전부터 20일 대전 넥센전까지 4연승을 달렸다. 이후 한 차례도 4연승이 없었다. 만일 이날 승리를 챙겼다면 89일 만에 4연승과 입맞출 기회였다. 그러나 투타 모두 난조를 보이며 그 기회를 스스로 걷어찼다. /ing@osen.co.kr
[사진] 잠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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