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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이 그리웠을 포항과 스틸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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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포항, 이균재 기자] '전통의 명가' 포항 스틸러스가 '신흥 명문' 전북 현대에 손 한 번 써보지 못한 채 완패했다.

포항은 17일 오후 포항스틸야드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29라운드 홈 경기서 전북에 0-4로 대패했다.

포항(승점 34)은 이날 패배로 상위 스플릿행의 가시밭길을 걷게 됐다. 스플릿 체제 전까지 4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상위행 마지노선인 6위 강원(승점 41)과 승점 차가 7까지 벌어졌다. 잔여 4경기서 전승한 뒤 강원의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

전북전은 포항의 어두운 단면이 고스한히 드러난 한 판이었다. 상위 스플릿행 희망을 살려야 하는 중차대한 일전서 산적한 과제만 떠안았다. 전북은 포항을 자유자재로 요리했다.

포항의 발걸음은 무거웠다. 선두 전북을 만나 전력을 풀가동해도 모자랄 판에 김승대, 심동운, 권완규 등 주축 자원들이 징계로 결장했다. 설상가상 중앙 수비수 오도현도 전 경기 퇴장 징계로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최순호 포항 감독은 올 여름 챌린지 무대에서 긴급 수혈한 안세희를 비롯해 완델손, 이광혁, 서보민 등 백업 자원들과 부상에서 돌아온 이들을 선발로 내세우며 '이' 대신 '잇몸'으로 싸웠다.

결과는 '참패'였다. 완패보다도 포항의 자존심을 무너트린 건 졸전에 가까운 내용이었다. 포항은 전반 2개의 슈팅이 모두 골문을 벗어나는 등 유효슈팅 1개 기록하지 못한 채 전반에만 0-3으로 끌려갔다.

경기 중간중간 포항 서포터즈와 팬들의 야유는 당연한 듯했다. 득점이 필요한 포항 선수들이 소극적인 플레이를 하거나 가끔 찾아오는 찬스를 놓칠 때면 어김없이 야유로 일관했다.

포항은 후반 들어 답답한 공격이 활기를 띠었지만 결정력 부족에 울었다. 도리어 이재성에게 쐐기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아울러 이동국에게 K리그 최초 70-70 클럽(70득점 70도움) 가입이라는 굴욕을 당했다.

포항으로선 2014년 5월이 그리웠을 밤이었다. 포항은 당시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16강서 전북을 따돌리고 8강에 오른 바 있다. 원정서 2-1로 승리한 뒤 홈에서도 1-0으로 이겼다.

포항은 2013년 10월 FA컵 결승전서도 전북을 만나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서 4-3으로 승리하며 우승컵을 차지한 바 있다. 포항은 K리그 통산 5회 우승, FA컵 4회 우승, ACL 3회 우승에 빛나는 전통의 명가다. 

포항은 결과에서 패할지언정 좀체 내용에서 뒤지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던 팀이었다. 소위 소극적인 투자에도 '스틸타카'라는 신조어를 만들며 K리그 무대를 주름잡았다.

그러나 2015년을 끝으로 '명가' 포항의 DNA는 완전히 사라졌다./dolyng@osen.co.kr


[사진] 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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