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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해진 이강원, KB손보 도약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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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천안, 김태우 기자] “에이, 전 팀의 주축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이강원(27·KB손해보험)은 “팀의 주포로서 책임감이 커졌느냐”는 질문에 황급히 손사래를 쳤다. 단지 자신이 팀에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만 생각한다고 했다. 이강원은 “내가 주축은 아닌 것 같다. 잘하면 좋겠지만, 내가 안 될 때는 다른 선수들이 들어와 때려야 하는 것”이라고 말을 이어나갔다. 그러나 지나친 겸손일지도 모른다. 누가 뭐래도 이강원은 올 시즌 KB손해보험의 키를 쥔 주포다. 겸손과 별개로 이강원의 책임감도 불탄다.

이강원은 올 시즌 KB손해보험의 아포짓(라이트) 포지션을 책임진다. 사실 시즌이 들어가기 전부터 이 정도 무게감을 안고 시작한 것은 프로 데뷔 후 이번이 처음일지 모른다. 2012-2013 시즌 전체 1번픽을 받고 화려하게 프로에 입성한 이강원이었지만 그간은 주전보다는 후보, 혹은 조커에 가까웠다. 라이트 포지션에는 외국인 선수들이 항상 있었고, 역시 대형 공격수인 선배 김요한(OK저축은행)도 버티고 있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조커로 시작한 지난 시즌 팀 공격의 활력소 몫을 톡톡히 한 이강원이었다. 데뷔 후 최다 득점인 325점을 올렸다. KB손해보험도 결국 김요한을 트레이드하고 이강원에게 길을 열어줬다. 더 많은 출전 시간은 누구에게나 즐거운 일이지만, 외국인 선수 알렉스와 함께 팀 공격을 이끌어가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도 동시에 떠안았다.

이강원은 최대한 부담감을 줄이고 최선을 다한다는 자세다. 그 효과는 ‘2017 천안·넵스컵 프로배구대회’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17일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는 팀 내 최다 득점인 20점을 올리며 공격을 이끌었다. 권순찬 KB손해보험 감독은 “대표팀에 다녀온 뒤 이강원이 많이 성장해 왔다”고 반색하면서 기대감도 숨기지 않았다.

이강원도 대표팀 효과에 대해 설명한다. 이강원은 “(대표팀에 다녀와)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는데 감독님께서 잘 조절해주셔서 많이 올라왔다. 일단 대표팀에서 뛸 때 상대는 키가 다 컸다. 타점을 안 잡고 그냥 떨어뜨려 때려버리면 걸릴 확률이 높았다. 타점을 최대한 높게 잡자는 생각으로 때린다. (국제무대보다는) 그래도 낮은 블로킹이니 수월하게 때리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경험이 가져다 준 성숙함이다.

여전히 가야 할 길은 멀다. 주전 세터 황택의와의 호흡을 완벽하게 가다듬어야 한다. 이강원은 높은 토스를 때리는 데 익숙해져 있고, 빠른 토스를 구사하는 황택의와의 호흡이 아직은 100%가 아니라는 게 권 감독의 진단이다. 이강원은 “내 책임이 크다. 택의가 어느 정도 올려줬으면 내가 컨트롤을 해서 때려야 하는데 내가 아직 잘 하는 선수가 아니다보니 마음만 급해 그렇지 못하다”고 자책했다. 하지만 이는 시간이 해결해 줄 일이다. KB손해보험은 이강원의 능력을 굳게 믿고 있다.

주축은 아니라고 겸손해하지만, 중요한 시즌이라는 점은 이강원도 인정한다. 개인적으로는 첫 풀타임 시즌이 기대된다. 한 단계 더 뻗어나갈 수 있느냐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다. 만년 하위권에 처진 팀도 비상을 노린다. 이강원의 활약이 절실하다. 이강원은 “더 열심히 해야 한다. 중요한 시즌이기도 하고, 이기는 경기를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KB손해보험의 시선이 이강원의 어깨에 쏠려 있다. /skullboy@osen.co.kr

[사진] 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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