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팀 하기 나름” 3위 역전 노리는 롯데의 자세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09.19 05: 40

“우리 팀 하기 나름 아니겠습니까.”
포스트시즌 진출까지 매직넘버 1을 남겨두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다. 지난 16~17일 사직 SK 2연전을 내리 잡아냈다. 5위 SK의 맹렬할 추격을 따돌리면서 4위는 사실상 굳혔다. 어이없는 연패만 아니면 롯데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은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롯데는 아직 배가 고프다. 이제 준플레이오프 직행 티켓까지 노리고 있다. 3위 NC와 0.5경기 차이까지 좁혔다. 롯데는 8월 19승8패의 월간 최다승으로 질주를 벌였지만 9월 들어서는 다소 주춤한 페이스를 보였다. 9승5패의 9월 월간 성적도 훌륭하지만 버티기 모드에서 거둔 성적이다. 롯데가 버티면서 승수를 쌓아가는 동안 NC의 페이스가 뚝 떨어졌다. 9월 6승7패1무의 성적에 불과하다. 공룡의 꼬리가 이제는 손아귀 가까이에 들어왔고 가을의 역전극도 노려볼 만하다.

조원우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4위를 유지하면서도 3위 추격에 대해서는 “일단 우리는 3위 보다는 한 경기 한 경기에 집중해서 잡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손사래 쳤다. 말 한마디가 금인 사령탑으로서 최대한 침묵을 지켰다.
그러나 지난 17일 SK전을 앞두고 조원우 감독의 뉘앙스는 사뭇 달랐다. 3위 추격에 대해 조 감독은 “이제는 우리 팀 하기 나름이다”는이전과는 다른 말로 3위 추격, 준플레이오프 직행에 대한 생각을 드러냈다.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조원우 감독의 화법 상, 3위 등극에 대한 욕심을 넌지시 표현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선수들과 직접적인 소통을 하는 감독들도, 성적과 관련된 민감한 속내는 주로 언론 보도를 통해 전하는 경우가 많다. 선수들도 이를 통해 감독의 의중을 파악하는 편. 조원우 감독 역시 다르지 않다. 조 감독은 이 정도면 3위를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섰을 것이다. 선수들에게 ‘3위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뉘앙스로 선수단 전체에 정규시즌 최종 목표를 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선수들의 사기는 하늘을 찌른다. 3위와 4위, 0.5경기 승차라는 숫자상의 거리보다 심리적 거리는 더욱 가까워졌다. 선수들 모두가 3위 등극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만큼 현재 롯데의 분위기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마무리 손승락은 “선수들 모두가 하나가 돼서 지금 이 자리까지 왔다. 충분히 우리 팀은 3위로 갈 수 있고, 3위로 간다면 가을에 놀랄 일이 벌어질 수 있을 것이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문규현은 “우리는 숨고르기를 할 때가 아니다. 게속 이기면서 더 높은 순위와 더 좋은 결과를 얻어야 한다”며 힘주어 말했다. 송승준 역시 “우리 선수단은 모두 위를 보고 있다. 경기가 끝날 때까지 항상 순위표 위를 보고 올라가려고 하고 있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모두가 경기 전 미팅과 경기 중 이 목표를 공유하고 있고 하나가 되려고 한다”며 강조했다. 강민호는 “우리 할 일을 잘하면서 기다리다 보면, 우리 팀에게도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신중하지만 그 속에 뼈있는 말을 내뱉었다.
그렇다고 롯데가 3위를 위해 무리하게 총력전을 펼치는 것은 아니다. 막판 스퍼트 속의 관리 모드다. 무릎 통증이 있는 최준석은 지난 15일 사직 KIA전부터 17일 사직 SK전까지 3경기에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통증이 있는 선수는 확실히 관리하며 시즌을 마무리하겠다는 심산이다. 그리고 최준석은 이 3경기에서 대타로 출장해 유의미한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쉼 없이 정규시즌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던 박세웅 역시 체력 안배를 위해 이번 주 선발 등판 없이 다음 주 26일 사직 한화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띄엄띄엄 경기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지만 지난 13일 잠실 LG전 이후 약 2주 간의 휴식을 취하고 마운드에 오를 전망이다.
롯데는 그동안 순리를 따르며 경기를 풀어나갔고, 사령탑은 욕심을 억제해 왔다. 그 결과 욕심이 생길만한 위치까지 올라섰다. 과연 롯데는 자신들의 새로운 목표를 달성해낼 수 있을까.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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