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아몬드-로맥까지… SK 외인 3인 전원 재계약?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9.21 12: 56

근래 들어 상대적으로 외국인 선수의 덕을 많이 보지 못했던 SK가 올해는 다른 양상에 미소를 짓고 있다. 메릴 켈리(29)뿐만 아니라 스캇 다이아몬드(31)와 제이미 로맥(32)까지 힘을 내며 팀의 5위 싸움에 힘을 보탠다. 전원 재계약 가능성도 고개를 든다.
SK는 20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선두 KIA와의 경기에서 4-3 승리를 거두고 광주 2연전을 독식했다. 5위 싸움을 벌이는 LG·넥센과의 승차를 3.5경까지 벌리며 5위 확정 초읽기에 들어갔다. SK가 남은 3경기에서 전패를 하더라도 LG는 남은 10경기에서 7승을 거둬야 한다. 넥센은 남은 5경기 전승 시나리오 외에는 5강 가능성이 없다. SK가 분명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승리의 결정적인 공신들은 두 외국인 선수였다. 선발 다이아몬드는 6⅓이닝 3실점으로 시즌 10승째를 따냈다. 로맥은 2-0으로 앞선 6회 임기영을 상대로 결정적인 2점 홈런을 터뜨렸다. 시즌 30번째 홈런이었다. 두 선수 없는 승리는 상상하기 어려웠다.

사실 전반기 활약상은 그렇게 인상적이지 않았다. 다이아몬드는 전반기 11경기 등판에 그쳤다. 어깨 통증으로 한 달을 쉬었다. 11경기에서 4승2패를 거뒀으나 투구 내용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약팀에게만 강하다”는 인상이 강했다. 로맥은 엄청난 힘과는 달리 정확도가 떨어졌다. 전반기 53경기에서 타율은 1할8푼5리에 불과했다.
하지만 후반기 성적이 싹 달라졌다. 다이아몬드는 최근 넥센-두산-KIA로 이어진 강팀들과의 대결에서 연이어 호투하며 모두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12경기에서 74이닝을 소화하며 이닝이터의 면모도 보여줬다. 로맥은 극적이 반전이다. 후반기 46경기에서 타율 3할, 16홈런, 32타점으로 타올랐다. 9월에만 11개의 대포를 쐈다. 선구안도 많이 좋아졌다.
적응에 대한 노력이 중심에 있었다. 빠른 공-커브 투피치 유형의 투수였던 다이아몬드는 KBO 리그의 벽을 실감했다. 구종 추가나 투구패턴 변화에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았던 다이아몬드도 생각을 바꿨다. 그 후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차례로 장착했다. 체인지업은 우타자 상대, 슬라이더는 좌타자를 상대로 효과를 발휘했다. 타격폼 수정에 부정적이었던 로맥도 2군행 이후 마음을 열었다. 그 결과 KBO 리그와 투수들의 성향에 특화된 폼을 만들 수 있었다. 장타력과 정확도 두 토끼를 모두 잡았다.
두 선수는 내년에도 한국에서 뛰는 것을 희망한다. 특히 마이너리그 생활이 길었던 로맥이 그렇다. 당초 두 선수의 재계약은 불투명했다. 다이아몬드는 부상에 시달렸던 5월까지만 해도 여차하면 교체도 검토했다. 로맥은 장단점이 너무 뚜렷했다. 하지만 최근 맹활약이 ‘발전’하는 모습에 그 원동력이 있다는 점은 대단히 긍정적이다. 시행착오는 모두 끝났고, 이제는 이 정도 활약을 꾸준하게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감을 품을 수 있기 때문이다.
SK는 켈리를 일찌감치 재계약 대상자로 올렸다. 매년 그랬듯이 “MLB에 가지 않는다면 반드시 잡는다”는 각오다. 이에 비해 다이아몬드와 로맥에 대해서는 아직 말을 아낀다. “시즌이 끝나고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는 태도다. 외부 후보자 리스트와 면밀하게 비교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그러나 내부에서도 3인 전원 재계약 가능성이 한 달 전보다 확 높아졌다는 것은 부인하지 않는다. 재계약을 향한 마지막 스퍼트가 시작됐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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