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뮤직] 음원차트의 낮과 밤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7.10.03 10: 30

음원차트의 낮과 밤은 다르다.
오프라인 앨범에서 디지털 음원 시장이 가요계를 주도하게 되면서 음원차트는 매우 중요한 지표가 됐다. 아이돌 가수의 경우 팬덤의 힘이 있기 때문에 음반 시장에서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지만, 대부분 가수들의 대중적인 성공 지표는 음원차트가 됐다.
국내에서는 유료가입자 최대 점유율을 보유 중인 멜론을 비롯해, 네이버뮤직, 엠넷, 올레뮤직, 지니, 몽키3, 소리바다, 벅스 7개 음원사이트가 지표로 활용된다. 재미있는 점은 음원사이트마다 차트 순위의 변동이 크다는 점. 각 사이트의 1위가 다른 경우도 있고, 특히 낮과 밤의 차트가 다른 양상으로 펼쳐지는 것도 재미있다.

시간대별로 음원차트에도 팬덤의 영향력이 발휘되기 때문이다.
새벽의 음원차트는 '역주행'이 가능한 공간이다. 하루 종일 자리 잡고 있던 음원차트의 탄탄함이 무너지는 시간대. 즉 아이돌 팬덤이 가장 강력하게 영향력을 미치는 시간이다.
보통 음원차트의 1위곡들은 1~2곡으로 통일된다. 출근시간부터 낮, 그리고 퇴근시간대에는 팬덤보다는 대중적인 인기가 차트에 반영된다고 볼 수 있다. 최근에는 가수 아이유의 신곡 '가을아침'이 1위를 유지 중인데, 윤종신의 '좋니', 방탄소년단의 'DNA'와 함께 차트에서 탄탄하게 버티고 있다. 오전 7~8시 이후부터 거의 하루 종일 이들의 곡들이 1위를 유지한다.
하지만 새벽 시간대, 오전 6시~7시의 실시간 차트는 아이돌(대부분 보이그룹)의 시간이다. 팬덤의 영향력이 큰 인기 아이돌이 차트를 점령한다. 이 시간대에는 앨범의 전곡을 차트 상위권에 올리는 '줄세우기' 현상도 두드러진다.
예를 들어 21일 오전 5시 기준 멜론 10위권에는 방탄소년단의 신곡들이 줄세우기를 하고 있고, 네이버뮤직에는 엑소의 리패키지 앨범 곡들이 줄세우기를 이룬다. 물론 방탄소년단과 엑소는 보이그룹들 중에서도 차트 성적까지 좋은 팀들인데, 새벽 시간대엔 줄세우기까지 가능할 정도로 차트에 팬덤의 힘도 발휘되는 것. 그리고 다시 7시 이후 출근 시간 이후에는 좀 더 다양한 곡들로 차트가 채워진다.
음원차트 개편 전 음원 발매 시각이 주로 자정, 0시였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차트 진입이 비교적 수월한 시간대인 것. 차트 개편에 따라 대부분의 신곡들이 정오나 오후 6시로 발매 시간을 변동하면서 차트 진입은 더욱 까다로워졌는데, 멜론의 경우 지드래곤과 아이유, 엑소 이외에 1위 진입을 보기 힘들 정도다.
가요계 한 관계자는 "음원차트 역시 팬덤의 영향력을 무시하지 못하는 시장이 됐다. 차트 개편 이후 팬덤이 약한 아이돌의 경우 차트 진입이 더 어려워졌지만, 팬덤이 크고 음원 파워가 있던 아이돌은 더 오래 순위가 유지된다. 특히 새벽 시간대에는 아이돌 팬덤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한 시간 단위로 집계되는 실시간차트에 크게 발휘된다. 1위곡이 통일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라고 설명했다. /seon@osen.co.kr
[사진]각 소속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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