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새 얼굴 스펜서-맥클린 듀오, ‘잘 뽑았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09.22 06: 26

오리온의 외국선수 콤비가 엄청난 파괴력을 선보였다.
추일승 감독이 이끄는 고양 오리온은 20일 마카오 스튜디오 시티에서 개최된 ‘2018 슈퍼에이스 토너먼트’ A조 2차전에서 선전 레오파즈(중국)에게 88-72로 대승을 거뒀다. 1승1패를 기록한 오리온은 22일 포이안 아키랜드(대만)를 잡을 경우 4강 진출을 바라볼 수 있다.
오리온은 첫 경기서 류큐 골든 킹스전에서 연장전 막판 아쉽게 결승골을 허용해 83-84로 패했다. 오리온은 선전에게 패할 경우 탈락하는 상황이었다.

절체절명의 위기를 구한 선수는 드워릭 스펜서와 버논 맥클린 외국선수 듀오였다. 스펜서는 신들린 3점슛을 6개나 꽂으며 30득점을 폭발시켰다. 오리온이 전반부터 20점 이상 앞서나갈 수 있었던 것은 스펜서의 공이 컸다. 던지면 들어가는 3점슛이 마치 스테판 커리를 연상케 했다. 스펜서는 포인트가드 역할까지 소화해내며 1인 2역에 충실했다.
맥클린도 잘했다. 저장은 보스턴 셀틱스에서 뛰었던 NBA출신 자레드 설린져를 외국선수로 데려왔다. 설린져는 오하이오 주립대시절 전미최고의 빅맨이었다. 이름값만 놓고 보면 중국에서 뛰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선수. 하지만 고질적 허리부상 때문에 결국 중국리그까지 밀려나고 말았다.
농구는 이름으로 하는 것은 아니었다. 맥클린은 설린져와 대결에서 위축되지 않으면서 19점, 9리바운드를 올렸다. 문태종(14점)과 최진수(12점)까지 지원사격을 톡톡히 한 오리온은 간만의 대승으로 4강행 희망을 살렸다. 설린져는 20점, 14리바운드를 올렸지만, 아주 압도적인 활약은 하지 못했다.
경기 후 추일승 감독은 “조효현의 수비를 대승의 원인으로 꼽고 싶다. 스펜서도 포인트가드와 슈팅가드를 넘나들며 아주 잘해줬다. 맥클린도 이름 값이 높은 선수 앞에서 주눅들지 않고 자기 역할을 해줬다”고 호평했다.
오리온은 외국선수 드래프트 2라운드서 지명한 더스틴 호그가 터키 리그와 계약하는 바람에 시즌 계획이 틀어졌다. 하지만 스펜서의 선전으로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KBL을 잘 아는 스펜서는 날이 갈수록 국내선수들과 호흡이 좋다. 그는 벤치에서 선수들을 독려하며 리더역할까지 잘하고 있다.
커리 같았다는 칭찬에 스펜서는 “그랬나? 고맙다. 하하. 그냥 매 경기 나가서 최선을 다할 뿐이다. 몇 득점을 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오늘 잘 안 된 점을 내일 연습을 통해 보완하겠다. 포인트가드와 슈팅가드 모두 자신 있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스펜서는 이번 대회서 평균 28점을 넣으며 라틀리프(35.8점)에 이어 득점 2위를 달리고 있다. 맥클린 역시 평균 19점(6위), 9리바운드(5위)로 나쁘지 않은 골밑 지배력을 자랑하고 있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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