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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 믿는 강민호, 슬라이딩에서 묻어나는 절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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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형래 기자] “우리는 절실하다. 기적이 있다면 그 기적을 믿고 싶다.”

롯데의 후반기 상승세를 ‘기적’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7위에서 이제는 3위까지 뛰어 올랐고, 준플레이오프 직행의 유리한 고지까지 선점했다.

주전 포수 강민호도 이런 상황이기에 더욱 절실했다. 강민호는 지난 23일 사직 넥센전, 수비 도중 파울 타구가 무릎을 강타했고 이후 고통을 호소하며 한동안 다시 쪼그려 앉지 못했다. 포수 포지션이라면 매 경기 한 번쯤은 이런 고통을 겪곤 한다. 자주 겪는다고 해서 이런 고통이 익숙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강민호는 일단 경기를 소화했다. 고통을 참아냈다. 그리고 6-2로 앞선 8회말, 그는 투혼까지 발휘했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 나서 좌중간 2루타로 출루에 성공한 뒤 문규현의 우전안타로 3루에 도달했다. 그리고 신본기의 우익수 방면 얕은 플라이 때 홈까지 쇄도하면서 추가점을 만들어냈다.

사실상의 쐐기점이었다. 넥센 우익수 마이클 초이스의 어깨, 그리고 얕은 낙구 지점으로 인해 리터치 후 홈으로 쇄도하는 것이 힘들 법 했다. 최만호 3루 코치도 손을 내저으면서 리터치를 만류했다. 그러나 강민호는 아픈 무릎을 부여잡고 전력 질주했다. 홈플레이트 하나만 보고 돌진했고,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홈을 쓸었다. 이 점수는 사실상 쐐기 점이었고, 롯데는 3위로 올라섰다.

경기 후 만난 강민호는 “무릎이 조금 부은 것 같다. 오늘 경기 끝나고 이틀 쉬니까, 그래서 아파도 참고 뛰었다”면서 “1점 이라도 더 안전한 점수 차를 만들고 싶었다. 점수 차가 적었거나 동점이었자면 안 뛰었겠지만 점수 차도 있어서 뛰어보자고 생각했다”며 부상, 그리고 투혼의 질주를 설명했다.

당연한 투혼이고 헌신이라는 것. “내가 해야 하는 것이 그런 역할이다. 남들보다 많은 연봉을 받는 선수라면 헌신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 강민호의 생각이다. 올 시즌 강민호의 연봉은 10억 원이다. 그리고 23일 경기에서 뿐만 아니라, 시즌 내내 강민호는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 플레이를 여러차례 선보이며 팀의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리그 최다인 1005⅔이닝에 달하는 포수 수비 이닝도 같은 맥락이다.

결국 이런 투혼과 헌신, 그리고 절실함은 롯데를 3위로 이끌었다. 롯데의 후반기는 기적이라고 표현하야 한다. 롯데는 이제는 더 큰 기적을 논하고 싶어 한다. 3위 싸움의 경쟁 팀인 NC의 행보와는 상관없다. 강민호는 “NC의 경기 결과와는 상관없이 절실하게 하고 있다. 기적이란 것이 있다면 기적을 믿고 싶다. 우리가 해야 할 것을 하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는 그동안 한계를 뛰어넘어 왔다. 승패 마진 –8에서 +15까지 만들었다. 롯데는 자신들이 절실하게 달려온 길을 자랑스러워해도 된다. 그렇기에 부담도 없다. 다만, 3위 등극이라는 더 큰 기적을 바랄 뿐이다.

강민호는 “우리는 일단 순위표 아래에 있던 팀이었고, 다른 팀들은 위에 있었다. 우리는 올라가고 있기에 부담될 것이 없다. 감독님께서도 ‘4위 하면 어떠냐’고 편하게 해 주신다”면서 “8월에 힘들었지만 지금은 편해졌다. 경기도 잘 풀리고 있다. 쉽게 지지 않고 따라붙는 힘이 생겼다. 지금은 우리보다 상대 팀이 부담을 느끼는 것 같지 않나”고 말하며 강해진 롯데의 힘을 강조했다. 

롯데의 경기가 없던 24일, NC는 LG를 상대로 이호준의 끝내기 3점포로 4-3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다시 승차는 0.5경기 차로 좁혀졌다. 결국 시즌 최종전까지 가봐야 최종 순위는 결정될 전망이다. 과연 강민호가 절실히 바라는 기적은 과연 이뤄질 수 있을까.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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