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에잇 3위’ 오리온, 마카오에서 희망을 봤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09.25 06: 01

마카오 전지훈련의 성과는 컸다.
고양 오리온은 24일 마카오 스튜디오 시티서 벌어진 ‘2017 슈퍼에잇’ 3,4위전에서 류큐 골든킹스(일본)를 88-71로 대파했다. 오리온은 최종 3위를 차지하며 성공적으로 대회를 마쳤다.
대회를 모두 마친 추일승 감독은 “연습경기를 많이 해서 선수들이 피로한 가운데서도 잘 적응했다. 마무리가 잘 돼 기쁘다. 수비조직력이 잘 맞았다. 대회를 치르면서 집중력도 올라갔다. 시즌을 대비해 굉장히 좋은 대회를 치렀다. 조직적으로 대회가 치러졌고, 시설도 훌륭했다. 우리의 장단점을 잘 알게 돼 보완하는 계기가 됐다”고 총평했다.

▲ 스펜서·맥클린, 기대 이상의 맹활약
오리온의 새 외국선수 드워릭 스펜서와 버논 맥클린은 대회를 치르면 치를수록 호흡이 좋아졌다. 스펜서는 대회 평균 21.4점을 올려 득점랭킹 3위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스펜서의 장기인 3점슛은 성공률이 52%에 달했다. 확실한 포인트가드가 없는 오리온에서 스펜서는 1,2번을 넘나들면서 공격형 포인트가드의 전형을 보였다. 특히 터지는 날에는 스테판 커리가 부럽지 않을 정도의 폭발력을 선보였다. 스펜서는 동료들에게도 이것저것 지시를 하는 등 리더로서 면모도 과시하고 있다.
맥클린도 합격점을 받았다. 대회 평균 18.2점(6위), 9.2리바운드(4위), 1.6블록슛(3위)를 기록하며 골밑을 든든히 지켰다. 새로운 얼굴을 선발한 것에 대해 우려가 많았지만, 맥클린은 기본은 해주는 선수였다. 특히 센터면서 어시스트가 평균 5개로 대회 3위에 오른 것은 매우 인상적인 대목. 맥클린은 비이기적인 플레이로 동료들과 잘 융화되고 있다.
추일승 감독은 “맥클린과 스펜서가 이기적이지 않아 좋은 플레이가 많이 나오고 있다”며 둘을 높이 평가했다.
▲ 김진유·조의태·장문호 등 젊은 선수들의 성장
젊은 선수들은 전지훈련을 통해 한층 성장했다. 이제는 중참이라 불러야 할 조효현은 김진유와 함께 가드진을 책임졌다. 특유의 빠른 스피드와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한 악착같은 플레이가 돋보였다. 김진유 역시 몸을 사리지 않는 수비로 상대 가드를 묶은 역할을 주로 맡았다.
식스맨도 두터워졌다. 허일영, 최진수 등 주전급 포워드들이 쉬는 시간에 조의태, 장문호 등 여러 선수들이 고르게 출전시간을 얻었다. 단 1분을 뛰더라도 죽기 살기로 코트를 누비는 그들에게서 절박함이 느껴질 정도였다. 신장과 체격이 좋은 두 선수는 시즌에 들어가서도 비중 있는 출전시간을 부여받을 전망이다.
베테랑들의 신구조화도 인상적이다. 42세 문태종, 36세 주장 김도수, 35세 전정규 등은 솔선수범하며 팀을 이끌고 있다. 특히 김강선은 이번 대회를 통해 포인트가드로도 어느 정도 가능성을 보였다.
▲ 낮아진 골밑, 송창무가 만회할 수 있을까
오리온의 약점은 역시 골밑이다. 맥클린이 기대 이상으로 잘해주고 있지만, 국내 빅맨들의 활약은 아쉽다. 아무래도 이승현과 장재석의 공백이 큰 상황이다. 202cm 최진수가 신장은 좋지만 외곽슛을 쏘기 위해 골밑을 비우는 경우가 많다. 문태종이 4번에서도 잘해주고 있지만, 나이에 따른 노쇠화로 많은 시간을 뛰기 어려운 상황이다.
FA로 가세한 송창무는 큰 힘이다. 송창무는 선전 레오파즈전에서 NBA 보스턴출신 자레드 설린져와 매치업을 펼치기도 했다. 체격에서는 큰 차이가 나지 않을 정도로 송창무의 몸은 아주 좋은 상태다. 송창무는 슈터들을 위해 스크린을 걸어주는 등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다만 골밑에서 마무리가 좋지 못한 송창무는 공격에서 비중이 거의 없다. 당장 이승현이 해줬던 내외곽 득점을 대신 올려줄 선수가 없는 오리온이다. 최진수가 신인시절처럼 적극적으로 골밑까지 사수하며 2인 몫을 해야 한다.
최진수는 “이승현, 장재석과 나는 스타일이 다르다. 둘의 공백을 메운다기보다 외국선수와 조화를 이뤄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고 다짐했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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