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영, 빙그레 시절 이후 첫 '한화 옆구리 5승'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9.25 06: 05

한화의 '옆구리 투수 잔혹사'가 이제야 마침표를 찍을 분위기다. 잔혹사 청산의 주인공은 2년차 사이드암 김재영(24)이다. 
김재영은 24일 광주 KIA전에서 6이닝 6피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한화의 5-0 완승을 이끌었다. 최근 4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와 함께 3연승을 거둔 김재영은 시즌 5승(6패)째를 거뒀다. 전반기 성장통을 거쳐 후반기 10경기 3승3패 평균자책점 3.91 활약. 
김재영의 5승은 1994년 한화로 팀명이 바뀐 뒤 구단 역대 옆구리 투수로는 첫 기록이다. 지난 2011년 신주영이 4승을 거둔 게 최다승이었는데 김재영이 이를 뛰어넘었다. 신주영의 4승은 전부 구원승이었지만, 김재영의 5승은 선발승이란 점에서 가치가 훨씬 크다. 

한화의 옆구리 투수 전성기는 전신인 빙그레 시절로 거슬러올라가야 한다. 현재 한화 감독대행을 맡고 있는 이상군과 함께 빙그레 원투펀치를 구축한 언더핸드 한희민이 1987~1990년 4년간 13-16-16-12승을 거두며 구단 사상 최고의 잠수함 투수로 활약했다. 
1990년에는 한희민뿐만 아니라 사이드암 김대중이 10승을 올리며 '옆구리 듀오'를 형성했다. 이듬해인 1991년에도 한희민과 김대중이 나란히 8승씩 따내며 주력 투수로 활약했지만 그 후로 오랜 기간 옆구리 투수가 나오지 않아 마운드 구성에 애를 먹었다. 
2002년 입단한 마정길이 입단 초와 2008년 필승조로 존재감을 보여줬지만 2010시즌 전 넥센으로 트레이드됐다. 정재원·정민혁·정대훈·신주영 등도 꾸준함을 이어가진 못했다. 선발투수는 물론 불펜에서도 필승 카드로 쓸 만한 옆구리 투수 자원이 부족했다. 
하지만 2016년 2차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뽑은 김재영이 한화의 오랜 갈증을 해소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1경기에서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10.32로 고생했고, 올해도 1~2군을 오르내며 시즌 중반까진 성장통이 만만치 않았다. 그래도 이상군 감독대행이 꾸준하게 선발 기회를 줬고, 이제야 그 믿음에 응답하고 있다. 
이상군 감독대행은 "김재영은 좋은 자질을 갖고 있고, 앞으로 팀의 선발로 커줘야 할 투수다. 이대로 쭉 자리를 잡아줘야 한다"며 "늘 경기 초반 제구가 문제인데 그것만 잘 넘어가면 괜찮다. 마운드에서 조금 소심한 면을 고치고 자기 공에 믿음을 갖져야 한다. 공격적으로 투구하면 더 좋아질 것이다"고 힘을 실어줬다. 
당초 올 시즌 후 군입대를 원했던 김재영도 구단 의견에 따라 미루기로 했다. 그는 "최근 마운드에서 자신감이 생겼다. 초반 제구가 흔들려도 던지다 보면 곧 좋아질 것이란 자신감이 있다"며 "싱커와 체인지업 같은 떨어지는 공이 필요하다. 마무리캠프와 내년 스프링캠프에서 내 공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
[사진] 광주=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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