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3연전의 각오" kt의 2018시즌은 이미 시작됐다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10.03 07: 29

"우리의 2017시즌은 이미 끝났다. 우리에게 2018시즌은 147경기 체제다. 그 첫 3연전을 지금 펼치는 중이다".
kt는 143경기를 치른 2일까지 50승93패, 승률 3할5푼을 기록 중이다. 3년 연속 최하위는 물론 창단 후 최저 승률(종전 2015년, 0.364)까지 확정한 상태다. 여러 모로 아쉬움이 많은 시즌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김진욱 감독을 새롭게 선임했다. 김 감독은 취임식 당시 "인성, 육성, 근성을 축으로 지난해보다 20승을 더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미 가능성은 물 건너 갔다.

김 감독은 1일 경기를 앞두고 심한 감기몸살로 취재진에게 양해를 구한 뒤 인터뷰를 최소화했다. 2일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김 감독은 "한 시즌 내내 치열한 긴장 속에서 살았다. 이제 긴장이 조금 풀리니 이렇게 아픈 것 같다.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가을마다 아픈 이유다"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kt 지휘봉을 잡고 맞은 첫 시즌. 스스로 내린 평가는 역시 아쉬움투성이었다. 김진욱 감독은 "당초 구상했던 많은 부분이 어긋났기에 최하위 성적을 기록했다. 내 스스로 준비가 부족하고 오판이 많았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김 감독은 "해설을 하며 kt에 대해 높게 평가했던 부분들이 몇 가지 있었다. 막상 팀을 이끌다보니 현실과는 달랐다. 그 차이를 메꾸는 게 어려웠다"라고 밝혔다.
시행착오는 이듬해에 대한 계획으로 이어졌다. kt는 1일부터 사흘간 KIA와 홈 3연전을 끝으로 정규시즌을 마감한다. 김 감독은 1일 경기에 앞서 선수단 미팅을 소집했다. 그 자리에서 김 감독은 "우리의 시즌은 이미 끝났다. 다만, 내년이 147경기 체제다. 2018시즌 첫 3연전을 치르는 각오로 KIA전을 맞이하자"라고 당부했다.
김 감독은 "8월까지는 '좋아지고 있다'는 막연한 느낌만 있었다. 그러나 9월 들어 끈질긴 경기력을 선보였다. 확실히 주위에서도 'kt가 달라졌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지금은 그 막연함이 확신으로 바뀌었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진욱 감독의 구상은 여전히 미지수다. 젊은 투수들이 올해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내년 시즌 '상수'로 두고 계획을 짠다면 올해와 같은 오판의 재현에 불과하다. 김 감독은 "류희운, 정성곤, 고영표까지도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내년을 장담할 수 없다. 여기에 주권까지 선발진에 자리잡는 시즌이 돼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엄상백은 내년에도 불펜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
사실 kt는 시즌 막바지까지 김진욱 감독이 원하는 경기를 펼치지는 못했다. 주위 시선 때문이었다. 김 감독의 당초 계획대로면 고졸신인 이종혁이나 트레이드로 데려온 배제성 등에게 선발 기회를 한두 차례 줄 수 있었다. 그러나 한창 순위 싸움 중인 선두 KIA, 2위 두산과 맞대결이 잔뜩 남아있던 게 문제였다. 결국 이종혁과 배제성은 후반기 선발등판 기회를 얻지 못하고 시즌을 마감했다. 아무리 순위 싸움과 무관한 팀이라고 해도 지금의 선발 경험은 이듬해 이종혁, 배제성에게 큰 경험이 될 것이다.
김 감독은 "아무리 '우리 야구'를 한다고 말했어도 상대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 야수들의 컨디션도 베스트는 아니다. 유한준도 허리가 좋지 않아 쉬어야 하는데, 이야기가 나올까봐 무리해서 경기에 나서고 있다"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홈 최종전 '유종의 미'만큼은 놓치고 싶지 않다는 각오다. 결국 팀의 프랜차이즈 에이스로 키워야 할 주권이 선발로 나선다. 이 점은 9월 말부터 일찌감치 공언한 대목이다. 최근 허리 통증으로 경기에 출장하지 않던 박경수도 선발로 내보낼 계획이다.
짜임새가 생긴 kt. 2017시즌 마지막 경기이자 '2018시즌 세 번째 경기'를 어떻게 마무리할까. 어쩌면 내년 kt의 해답을 미리볼 수 있는 경기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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