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살아난 이대호, 앞에 쌓을 장작이 없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10.12 06: 24

4번 타자 이대호(롯데)는 살아났다. 하지만 그 외의 조력자들은 여전히 뒤처지고 있다. 엇박자가 아쉽다. 장작이 없으니 불을 때우는 것이 쉽지 않다.
롯데는 11일 NC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6-13으로 완패를 당했다. 시리즈 전적은 1승2패로 더 이상 물러날 수 없는 벼랑에 섰다.
일단 타선은 어느 정도 살아나는 기미를 보였다. 그러나 NC 역시 같이 타선이 터졌기에 의미는 사라졌다. 특히 4번 타자 이대호가 이날 5타수 4안타 2득점으로 활약하면서 살아났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타구들이 외야로 뻗어갔고, 정타의 타구들도 많았다. 또한 2회초 선두타자로 등장해 2루타를 뽑아내면서 이번 시리즈 첫 장타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대호만 살아난다? 결국 ‘이대호와 여덟 난쟁이’ 시절의 아쉬운 공격력만 갖게 된다. 실제로 이대호는 이날 4안타를 치고도 타점은 단 한 개도 없었다. 테이블세터들은 출루하는데 실패했고, 3번 손아섭도 고군분투 하고는 있지만 이대호와의 조화가 아쉬웠다.
이날 전준우-김문호의 테이블세터는 9타수 2안타 1사구에 그쳤다. 안타를 때려내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선구안을 바탕으로 출루하는 모습도 보여줘야 하는데, 여전히 그러지를 못했다. 1차전 전준우-손아섭 조합이 9타수 2안타 1볼넷, 2차전 전준우-김문호 조합이 7타수 1안타에 그쳤다. 3경기 모두 테이블세터진의 역할은 전무했다.
결국 이대호 앞에 주자들이 놓여진 상태에서 등장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이대호의 해결사 역량이 발휘될 기회 자체가 원천봉쇄된 것. 이번 시리즈 이대호의 타점은 전무하다. 2차전 경기까지는 타선 전체적으로 침체기를 겪었지만, 3차전에서는 이대호만 살아났을 뿐 나머지 타선의 아쉬움은 여전했다. 결국 주자들이 나가야만 살아난 이대호의 방망이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
살아난 이대호의 방망이에 더 욕심을 내자면, 이제는 이대호도 큰 것 한 방으로 분위기 전환을 시킬 수 있는 모습이 필요하다. NC 4번 타자 재비어 스크럭스는 1,2차전 침묵을 깨고 선제 투런 홈런을 때려내면서 장타 본능을 일깨웠다. 이대호도 2루타가 있었지만, 이제는 담장 밖으로 타구를 날려 보내는 역량이 필요하다. 소총의 타선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지난 3차전 경기를 통해 확인 됐기 때문(NC 5홈런, 롯데 1홈런). 그 중심에는 당연히 이대호가 있어야 한다. 몇 안 되는 주자들이 나가더라도 이대호의 한 방이라면 분위기 전환에는 가장 큰 특효약이다.
과연 이대호 앞에 장작을 쌓고, 타선을 활활 타오르게 만드는 집중력이 4차전에는 연출될 수 있을까.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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