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김문호 이탈’ 롯데, 강공 라입업으로 답 찾을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10.13 06: 03

결국 점수가 나야 한다. 점수를 뽑지 못하면 아무리 투수진의 역량으로도 경기를 뒤집을 수 없다. 올해 롯데와 NC의 준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 나타난 양상이다.
롯데는 1승2패로 준플레이오프 탈락 위기에 몰렸다. 투수진의 힘은 엇비슷하다고 할지 몰라도, 결국 화력의 차이가 양 팀의 승패를 갈랐다. 롯데가 2패를 당했던 순간을 되돌아보면 모두 대량실점을 허용한 대신, 타선은 저득점에 묶인 경우였다. 1차전 2-9로 완패했는데, 연장 11회초, 대거 7실점을 헌납하며 패했다. 경기 막판이 아쉬웠다. 그리고 3차전 경기는 6-13으로 완패를 당했다. 투수진이 어떻게든 버텨버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결국 NC의 대포 5방과 화력 차이를 이겨내지 못했다. NC의 투수진이 3차전 정상적인 상태가 아닌 것을 감안하자면 롯데의 방망이는 위력적이지 않았다. 적시타는 2점뿐이었고 그 외에는 득점권이 아닌 상황에서 나온 손아섭의 투런 홈런과 밀어내기 사구 2개였다. 준플레이오프 기간 동안 롯데의 적시타는 단 1점뿐이다. 2차전 1-0 승리 역시 만루 기회에서 적시타가 아닌 병살타로 인한 득점이 경기의 승패를 갈랐다.
투수진이 사실 NC와 엇비슷한 상황에서 롯데는 타선이 터져야 한다. 타선이 침묵을 벗어나지 못하면 준플레이오프의 여정도 마무리 될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에서 테이블세터로 나서는 김문호의 이탈이 확정됐다. 김문호는 지난 11일 3차전 6회말 손시헌의 안타 타구를 처리하며 홈으로 송구하던 도중 오른쪽 옆구리 내복사근 미세 파열 부상을 당했다. 전치 3주의 진단을 받으면서 사실상 준플레이오프는 물론 올 시즌 자체를 마감해야 한다.

김문호가 시리즈 3경기에서 기록한 타율은 9푼1리(11타수 1안타)였다. 부진해도 너무 부진했다.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롯데 외야 엔트리 상황에서 김문호의 자리를 온전하게 메울 수 있는 선수는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김문호는 좌익수에서 수준급의 수비 실력을 보여주면서 타격에서도 정교함을 바탕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선수였다. 전준우, 손아섭의 고정 자원 외에 공수를 겸비한 사실상 유일한 자원이었다. 김문호가 제 컨디션을 순식간에 찾는다면 롯데의 타선과 외야진은 모두 안정되는 상황이었다.
이런 가운데 그런 기대를 할 수 있는 김문호마저 제외됐다. 이제는 백업 자원들이 나서야 할 때다. 김문호의 자리에 들어설 수 있는 선수로는 이우민과 박헌도가 있다. 그러나 각각 수비와 공격에 특화된 선수다. 이우민은 수비에서 빈틈을 없앨 수 있는 자원이고, 박헌도는 공격에 파괴력을 더할 수 있는 선수다. 박헌도는 이미 지난 1차전에 대타로 나서 홈런포를 때려내면서 자신의 타격적 재능을 인증했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이 롯데에 필요한 것은 수비보다는 공격이다. 단기전에서 수비가 미치는 영향력이 더 크다고는 하나, 현재 롯데 상황에서는 공격에 방점을 두는 것이 더 필요한 실정이다. 조원우 감독의 성향이 수비에 좀 더 맞춰져 있는 상황이지만, 공격을 통한 점수 없이는 시리즈 승리가 요원하다는 것은 결과로 나와 있다.
결국 공격적 라인업을 가동하는 것이 롯데에는 더 필요하다. 타격 능력이 있는 박헌도가 지명타자 대신 좌익수로 나서면서 지명타자로는 최준석이 나서는 모양새다. 최준석은 감각이 떨어져 있었지만 지난 3차전 경기에서 대타로 나서 적시타를 때려내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이제 롯데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상대를 좀 더 압박하고 밀어 붙이는 경기력이 필요하다. 투수력이 아무리 중요하다고 하지만 점수 없이는 결국 소용없다.
과연 롯데는 김문호의 공백을 더욱 공격적인 라인업으로 상대를 압박할 수 있을까. 앞선 3경기에서 다른 면모를 보여주며 NC에 공포를 심어주는 것이 롯데에는 필요하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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