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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의 인디살롱] 입술을 깨물다 “이 은전한닢을 갖고 싶었다”

[OSEN=김관명 기자] 밴드 입술을 깨물다(Lips-Bite)를 아시나요? 모르신다면, tvN ‘삼시세끼’에서 배경음악으로 흘러나온 ‘너=봄’, 아니면 SBS ‘정글의 법칙’에서 울려퍼진 ‘Plastic Rainbow’는? 독특한 이름만큼이나 다채로운 음악세계를 보여온 입술을 깨물다, ‘입깨’가 데뷔 6년만에 첫 정규앨범을 냈다. 바로 12일 발매된 ‘순간‘이다. 싱글로 선공개됐던 ‘하고 싶은 말’, ‘유령수업’, ’우리 사랑하는 동안’을 비롯해 타이틀곡 ‘나쁜놈’ 등 신곡 포함해 총 13트랙이 담겼다. 이를 빌미(?)로 [3시의 인디살롱]에서 입깨를 만났다. 원래 멤버는 5명이지만 롱디의 멤버이기도 한 로랑(신디사이저. 한민세)은 개인 사정으로 불참, 최기선(기타) 연제홍(보컬) 이민섭(드럼) 문현호(베이스. 위 사진 왼쪽부터)와 이야기를 나눴다.

= 평소 어떤 팀인가 궁금했었는데 이렇게 마주하게 돼 반갑다. 각자 소개부터 부탁드린다.

(문현호) “1982년생으로 베이스를 맡고 있다. 고등학생 때 교회찬양단에서는 기타를 연주했다. 대학(한국외대)에 와서 크림슨레드라는 음악소모임에서 활동했고, 그때 동기이던 (연)제홍을 만나 밴드를 새로 결성해보자는 이야기를 나눴다. 그런데 먼저 군대를 갔다온 제홍이가 내가 군에 있는 동안 (최)기선과 함께 밴드를 하더라. 처음에는 내가 기타를 연주하고 싶었지만 기선이가 워낙 걸출한 기타리스트라 베이스로 전향했다. 처음에는 콜트 아르티잔(Artisan)을 썼지만 입깨 결성 후에는 뮤직맨의 5현 스팅레이(StingRay), 지금은 JB5라는 모델을 쓰고 있다.

(연제홍) “빠른 1983년생으로 입깨의 보컬이다. 평범하게 고등학교를 다녔지만 그때도 남들 앞에서 노래하는 것을 좋아했다. 그래서 대학에 와서 노래할 곳을 찾다가 밴드를 시작하게 됐다. 밴드를 하다보니 자의반타의반 곡을 써야했고 그러다가 지금까지 오게 됐다. 보컬이라 마이크 욕심이 있다. 현재 2개를 쓰는데, 밴드 인큐버스의 보컬(브랜든 보이드)이 쓰는 마이크가 너무 멋있어서 구입한 게 슈어의 슈퍼55 디럭스이고, 다른 하나가 역시 슈어에서 재작년에 한정판으로 나온 5575LE다. 이름까지 붙였다. 클라크(슈퍼55 디럭스)와 엘리스(5575LE)다. 클라크는 ‘슈퍼맨’의 주인공 이름이고, 엘리스는 ‘LE’ 발음에서 연상돼 지었다.”


(이민섭) “90년생으로 팀에서 유일한 20대다. 고2 때, 메탈리카의 'Enter Sandman'의 영상을 보고 너무 반해서 친구가 다니던 학원에 가서 처음으로 스틱을 잡았다. 제대후 복학해서는 친구인 싱어송라이터 허지영의 세션으로 활동하다가 입깨가 드럼을 구한다고 해서 지난해 1월 합류하게 됐다.”

(최기선) “1985년생으로 기타를 맡고 있다. 기타를 처음 접한 것은 고등학교 밴드 동아리에서였고, 이후 대학에서도, 군대에 갔을 때에도 기타를 쳤다. 입깨에는 복학후 합류했다. (문)현호와 (연)제홍 형은 한국외대 영어대학 음악소모임 선배들이다. 처음 산 기타는 낙원상가에서 30만원 주고 산 짝퉁 잭슨 기타였다. 이후 고교 졸업 선물로 어머니가 당시 120만원 하던 아이바네즈 조 새트리아니(Joe Satriani) 시그니처를 사주셨다. 대학에 와서는 기타 톤을 잡는 것에 관심이 생겨 뮬에서 230만원 하는 탐앤더슨 기타를 샀다. 올해에는 신품가 495만원짜리 피아레스를 구매했다. 여기에 페달보드와 이펙터 등 1000만원 정도 썼다. 대학 다닐 때 받았던 용돈과 알바 월급, 졸업 후 2년 동안 번역일 등을 통해 번 돈을 모두 투입했다.


= 입깨를 결성한 것은 정확히 언제인가.

(연제홍) “2010년 4월이다. 나와 문현호, 최기선에 기타, 드럼, 키보드 해서 6인조였고 프리버드에서 공연도 했다. 그러다 2012년 키보드 치는 친구가 나가고 당시 기타 치던 친구가 키보드로 전향, 5인조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그런 상태로 2년 정도 지내다가 2014년 초에 로랑이 (키보드 멤버로) 들어왔다. 개인 성향이나 편곡 실력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문현호) “여담이긴 한데 로랑은 그때 이미 롱디로 활동 중이었다.”

#. 입깨의 디스코그래피는 다음과 같다.

= 2011년 3월 EP ‘EP1’ : 11:30 AM, Plastic Rainbow, 지나가기엔, 나나나, 고담
= 2011년 9월 싱글 ‘Hope Relay’ : 한번만 더, 졸업, 이어달리기
= 2012년 5월 옴니버스 ‘숨 두번째’ : 비가 내려 고마워
= 2013년 5월 싱글 ‘저기요’ : 저기요, 처녀비행
= 2013년 5월 싱글 ‘Love You All’ : Love You All(feat. Band Mona)
= 2013년 12월 싱글 ‘Snow White Night’ : Snow White Night, 사라레
= 2014년 4월 옴니버스 ‘숨 네번째’ : 너=봄
= 2014년 9월 EP ‘Fine’ : Hold Tight, 염원, Ink, 너로 머무를 말, Exit
= 2015년 4월 옴니버스 ‘숨 다섯번째’ : 달래
= 2015년 5월 싱글 ‘Luna’ : Luna
= 2016년 4월 옴니버스 ‘숨 여섯번째’ : 숲의 춤
= 2017년 4월 옴니버스 ‘숨 일곱번째’ : 싹
= 2017년 5월 싱글 ‘하고 싶은 말’ : 하고 싶은 말
= 2017년 6월 싱글 ‘유령수업’ : 유령수업
= 2017년 9월 싱글 ‘우리 사랑하는 동안’ : 우리 사랑하는 동안
= 2017년 10월 1집 ‘순간’ : 파주, 나쁜놈(타이틀), 우리 사랑하는 동안, 꿈에, the Love이면 돼, 내버려두지마요, 하고 싶은 말, Zerosum, 제목없음, 소녀는 어디로 갔나, 생명체, Dying in action, 다시작


= 입술을 깨물다, 팀명이 참으로 독특하다.

(연제홍) “우선 한글이름으로 짓고 싶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마음에 드는 팀명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다 “아, 죽겠네” 이러며 입술을 깨물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했다. ‘입술을 깨물다’, 기억은 다 되겠다 싶었다. 그 이름에서 풍기는 정서나 뉘앙스, 감정적 임팩트가 우리가 하려는 음악의 결과도 맞았다. 그래서 (문)현호에게 ‘어때?’ 그랬더니 ‘고작 생각한 게 이거냐. 앨범 제목으로나 하자’ 그러더라(웃음). 결국 (최)기선이 막판에 찬성표를 던지는 바람에 입술을 깨물다로 짓게 됐다.”

(최기선) “제가 귀가 얇다(웃음). 당시 클럽 오디션을 앞두고 있어서 팀명이 급했다. ‘입술을 깨물다’가 입에 잘 붙고, 한번 들으면 다들 기억하시더라.”

= 이제 앨범 얘기를 해보자. 데뷔 6년만에 비로소 정규앨범이 나왔다.

(최기선) “음악을 하면서 1집을 내는 게 소원이었다. 그런데 결성 7년만, 음반데뷔 6년만에 나올 줄은 정말 몰랐다. 지금 나온 앨범에 100% 만족은 못하고 아쉬움도 있지만 이는 나중에 채우겠다. 아쉬움이 다음 목표로 나아가는 자양분이 되는 것 같다.”

(연제홍) “정규앨범을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싶더라. 지치기도 했고, 꽤 어려운 작업이었다. 앨범 발매가 임박했을 때에는 피천득 수필(인연)에 나오는 ‘이 은전 한닢을 갖고 싶었습니다’라는 부랑자의 멘트가 떠올랐다. 7년을 활동하면서 정규앨범 한 장을 내지 않은 밴드로서는, 의레 겪어야 할 일을 겪지 않는 그런 기분이 들 수밖에 없었다. 이제 다시 비정규 이벤트 앨범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 비정규 이벤트 앨범이라면 수원시 자살예방센터와 함께 한 프로젝트 앨범(Hope Replay, Fine)을 말하는 건가. 자살예방센터장이 문현호씨가 일하던 병원의 원장이라고 들었다.

(문현호) “병원 일은 지난해에 그만뒀다(문현호는 대학원에서 임상음악치료학을 전공했다). 하지만 인연은 계속 되고 있다. 다시 분위기가 조성되면 또 앨범 제작 제안이 들어올 것 같다. 저도 앨범 발매 소감을 말한다면, 너무 바라던 앨범이지만 막상 현실로 다가오니까 오히려 싱숭생숭해진다.”

(이민섭) “다들 진중한 얘기만 하셨는데, 저는 그런 것 없고 마냥 좋다. 지난해 초에 밴드에 들어오자마자 형들이 정규를 내야 한다고 하더라. 그런데 어쩌다보니 올해 1월 현 소속사와 계약을 맺고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 밴드생활 2년차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뿌듯하고 자랑스럽다. 제가 없었으면 올해도 정규앨범이 안나왔을 것이다(웃음).”

(문현호) “(이)민섭이 복이 많다. 우리는 단독공연을 하는 데만 5년이 걸렸는데 민섭은 들어오자마자 단공을 했고 정규앨범도 만들었다.”

(최기선) “맞다. (이)민섭이 들어오고 나서 비로소 밴드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 정규 1집 제목이 순간(脣間)이다. 그런데 잠깐 순(瞬)이 아니라 입술 순(脣)이다.

(연제홍) “제가 말장난에 미쳐있다(웃음).”

= 이제 함께 앨범 수록곡을 들어보자. 첫 트랙은 ‘파주’다.

(연제홍) “제가 파주에 살고 있다. 이번 앨범은 우리가 가진 관계의 순간들, 우리가 겪는 순간의 경계들, 온도차이로 인한 갈등과 오해, 화해를 그렸는데, 이런 얘기를 하기에는 파주라는 지역적 특성이 잘 어울렸다. 북한 입장에서 파주는 가장 따뜻한 곳이고, 남한 입장에서는 가장 추운 곳 아닌가.”

(최기선) “기타는 초반은 잔잔하고 무난하게 흘러가다가 마지막에 터지는 식으로 다이내믹을 주고 싶었다.”

(문현호) “미지근하게 가다가 다이내믹이 후반에 몰려있다.”

(연제홍) “1번 트랙이라 심플하게 갔다.”

(이민섭) “같은 코드에 같은 가사, 같은 멜로디라도 매번 다른데 이 곡은 모든 게 똑같이 반복된다.”

= 2번 트랙은 ‘나쁜 놈’이다. 역시 타이틀곡답다.

(연제홍) “입깨의 곡 작업방식은 2가지다. 제가 가사와 멜로디를 만들어 밴드가 편곡을 하거나, (최)기선의 기타에 제가 작업을 하거나. 이 곡은 후자의 방식을 썼다. 앨범 수록곡 중 가장 마지막에 완성됐지만 다들 이견 없이 타이틀곡으로 정해졌다.”

(문현호) “책으로 따지면 가독성이 높은 곡이다. 가사도 그렇고, 밴드 사운드도 귀에 잘 들어오고.”

(이민섭) “가독성을 위해 각자 많은 것을 내려놓았다.”

= 지금 ‘딱딱’ 들리는 이 드럼 소리는 어떻게 나는 건가.

(이민섭) “크로스 림 샷이라는 것이다. 그러면 딱딱 소리가 난다.”


= ‘우리 사랑하는 동안’은 어떤 곡인가. 육체적 사랑을 뜻하는 것 같은데(웃음).

(문현호) “원나잇이다(웃음).”

(연제홍) “2014년 동명의 영화가 있었다. 관계의 변질을 경험한 순간에 우연히 그 영화가 (TV에서) 흐르고 있었다.”

(최기선) “원나잇을 보편적으로 포장한 것이다(웃음).”

(이민섭) “하루만에 사운드를 다 만들었다. 제가 밴드 들어온 후 처음 한 곡이다.”

(문현호) “새 멤버(이민섭)가 합류하자 모든 게 술술 풀렸다. 이게 밴드구나 싶더라. 공연장에서 팬들 공감대가 가장 높은 곡이다.”

(연제홍) “호흡점이 없어서 노래하기는 너무 힘들다(웃음).”

= ‘꿈에’에서는 ‘꿈에서마저 난 왜 네게 멈출 수가 없는 건지’라는 가사가 인상적이다.

(문현호) “처음에는 이 곡을 타이틀곡으로 해보려는 생각이 있었다. 절절한 감정선이 마음을 울린다.”

(최기선) “전 키보드 멤버의 음악성이 남아있는 유일한 곡이다. 같이 데모를 만들었다.”

(문현호) “초안을 들을 때부터 너무 마음에 들었던 곡이다. (연)제홍이 좋아하는 목소리 톤이 있는데 후반부 사비에서 그 톤이 도드라진다.”

= ‘the Love이면 돼’, 무슨 제목이 이런가.(...어디에 서 있든 우리의 자리는 이렇게 깨끗이 the love the love the Love이면 돼 / 쓸데없는 말들로 더럽히면 안돼 love love love the Love이면 돼…)

(연제홍) “말장난이다. 말 그대로 ‘사랑이면 된다’는 뜻이지만, ’더럽히면 돼’라는 말로도 들리니까.”

= 오호. 더럽히면 돼, 진짜 이렇게 발음이 된다.

(최기선) “이 곡은 대놓고 대중성을 염두에 두고 썼다. 음악적 편곡이나 작사작곡 모두 대중적이다.”

(연제홍) “입깨 곡들이 대개 팝과 록의 색채가 혼재돼 있는데 이 곡은 완벽하게 팝쪽으로 가 있다.”

(문현호) “이지 리스닝곡으로 만들었다.”

(최기선) “하지만 편곡을 놓고는 갈팡질팡 오래 걸렸다. 멤버들끼리 많이 싸우기도 했고. 녹음 막바지에 겨우 완성됐다.”

(문현호) “순전히 타인의 만족을 위해 만든 곡이다.”

(이민섭) “저는 완전 만족한다. 가사도 멜로디도 예쁘다. 전형적인 팝 사운드다.”

(연제홍) “그렇다고 아주 심플하게만 간 것은 아니다.”

(문현호) “맞다. 베이스 소리도 모든 파트에서 다 다르다. 베이스에 대한 요구사항이 많아 스트레스를 엄청 받았다.”

(이민섭) “가장 쉽게 가는 게 가장 어려운 것이다.”


= ‘내버려두지마요’도 들어보자.

(연제홍) “팝록의 전형성이 있는 곡이다.”

(문현호) “신디사이저가 안들어간, 밴드 사운드만 있는 곡이다. ‘우리 사랑하는 동안’과 음악적 결이 좀 서로 맞는다.”

(이민섭) “맞다. 사운드 밸런스가 비슷하다.”

(연제홍) “지금 들리는 대목은 (최)기선의 기타 욕심이 들어가 있다(웃음).”

= ‘하고 싶은 말’은 5월에 발표됐던 싱글이다.

(연제홍) “공연 때 관객들이 떼창을 해주면 그렇게나 신날 수가 없는 곡이다.”

(문현호) “(연)제홍의 성향이 많이 반영됐다.”

(연제홍) “초안은 더 무거운 미디움템포 곡이었다. (최)기선이 편곡하면서 이 노래에 생명력, 특유의 발랄함을 넣어준 것 같다.”

(문현호) “‘너=봄’ ‘같은 호흡’ ‘달래’ 같은 곡들과 결이 맞는 단 하나의 트랙이다.”

= ‘Zerosum’, 이 곡에서도 말장난이 좀 있다. (..반짝이던 네 모습 지켜내려 도닥이던 날들 모두 재로 Zero 재로..)

(연제홍) “입깨 시작하기 전에 만들었으니까 가장 오래 전에 완성된 곡이다. 서태지 7집에 수록된 ‘0(Zero)’에 대한 오마주다. 지금 분위기로 간 데에는 (최)기선의 편곡이 중요했다. 1절에서 2절로 넘아가는 기타 플레이, 이런 것들을 모두 (최)기선이 주도했다.”

(문현호) “1절에는 신스와 보컬만 들어있고, 2절부터는 밴드 사운드다. 베이스도 2절에 집중했다.”

= ‘소녀는 어디로 갔나’는 어떤 곡인가.

(문현호) “밴드적으로 겁나게 달리고 싶었다. 그래서 인트로부터 달린다.”

(최기선) “이번 앨범은 뒤쪽에 록적인 사운드를 가진 트랙들이 몰려 있다.”

(문현호) “(최)기선이 좋아하는 브릿지 스타일이 나온다.”


= ‘생명체’, 이 곡은 예쁜 이성을 봤을 때의 반응을 담은 곡 아닌가. (..난데없이 나타나는 너라는 한 생명체..너를 보면 입이 딱 벌어져..처음 본 너는 도대체 대체 어디서 온 거야 지금 그 표정 무슨 생명체 사람이야 뭐야..)

(연제홍) “언제부턴가 생물학적으로 완성도가 있는 이성을 보면 감탄하게 되더라.”

= 그래서그런지 옛날 노래 신중현의 ‘미인’이 떠오르기도 한다.

(문현호) “제대로 락킹하게 가보고 싶었다.”

(연제홍) “제가 오체불만족 상태로 가져오면 멤버들이 일사분란하게 작업에서 곡의 꼴을 만들어준다. 멤버들이 소중한 이유다. 제가 생각도 못했던 방향으로 튈 때도 있지만 이게 밴드 작업의 묘미다.”

(최기선) “(연)제홍 형이 만약 악기를 다룰 줄 알았고 강하게 주장하는 사람이었다면 아마 재미없는 음악이 나왔을 것이다.”

(이민섭) “원석만을 가져오신다.”

(연제홍) “지금도 제가 작곡을 할 줄 안다고 선뜻 말을 못하겠다. 밴드를 해야 하고, 앨범을 내야 하니까 그냥 곡작업을 하고 있을 뿐이다. 멤버들이 있으니까 가능한 일이다.”

= ‘Dying in action’, 이 곡 설명도 부탁드린다.

(연제홍) “이 버전이 이 곡의 8번째 버전이다. 그만큼 많이 방황했던 곡이다. 공연 때도 안하는 곡이라, 이번 앨범이 아니면 어디 담기도 힘들 것 같아 수록했다.”

(문현호) “버리기엔 아까웠다.”

(연제홍) “(최)기선의 기타 멜로디에 가사와 멜로디를 입히려 했는데 엄두가 안나 포기할 뻔 했다. 그때 (문)현호가 가사에 도전했다.”

(문현호) “당시 심란했다. 난 도대체 뭐하는 놈이지, 난 왜 매사가 어정쩡하지, 이런 생각만 들었다. 그런 마음을 가사로 써봤다.”

(연제홍) “지금 들리는 기타는 (최)기선이 새로 편곡한 것이다. 아주 칭찬해.”

(최기선) “이젠 늙어서 속주를 못하겠다(웃음).”


= 마지막 트랙은 ‘다시작’이다. 기타 솔로가 죽여준다.

(연제홍) “2015년 8월 전 드럼 멤버가 나가고 좀 쉬고 있을 때 다시 무대에 설 때를 생각하면서 쓴 곡이다.”

(문현호) “사운드 질감 같은 곡의 분위기는 서태지의 ‘Take One’을 많이 참고했다.”

(연제홍) “아니다. 서태지의 ‘아침의 눈’이다(웃음).”

(최기선) “맞다. ‘Take One’은 하나도 반영이 안됐다(웃음).”

(연제홍) “‘이제 좀 다른 음악을 들려줄 것인데 괜찮나요?’ 이런 맥락의 곡이다.”

(문현호) “기타 막판의 하울링이 너무 좋다. 아마 술 먹고 들으면 감정이 폭발할 것 같다.”

= 무려 13곡을 뮤지션들과 함께 들으니 배가 부르다.

(연제홍) “하하. 그런데 이 앨범에는 히든트랙이 있다. ‘다시작’이 끝나고 2분 정도 있으면 ‘쓸모없는 노래’가 나온다. 굳이 히든트랙으로 뺀 것은 피아노에 보컬곡이라 밴드 사운드와 안맞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개인적으로 하늘나라에 간 친구에게 바치는 곡이라 앨범에 싣기도 애매했다. 그래서 고민 끝에 히든트랙으로 싣게 됐다.”

= ‘나지막히 부르는 너는 듣지못할 쓸모없는 노래 나만이 간직할 쓸모없는 노래’, 아, 가사가 절절하다.

(문현호) “심플한 구성만으로 전달됐을 때 오히려 울림이 클 것 같았다.”

= 수고하셨다. 10월29일 단독공연(상상마당)도 성공적으로 잘 끝내길 기원하겠다.

(입깨) “수고하셨다. 시간 되면 꼭 오시라.”

/ kimkwmy@naver.com
사진=곽영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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