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포켓몬고 활용 美 여론 조작... 흑인과 경찰 갈등 부추겨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7.10.13 11: 01

러시아가 미국 대선 개입을 위해서 인기 게임을 통한 이벤트를 개최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미국 'CNN'은 13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는 미국 대선 개입을 위해서 페이스북과 트위터, 유튜브, 텀블러 등 다양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뿐 아니라 인기 모바일 게임 포켓몬고(GO)도 악용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정부는 인터넷 리서치 에이전시(IRA)로 알려진 조직을 통해 여론 조작을 위한 인터넷 활동에 나섰다. IRA는 미국 내 인종 갈등을 통한 분열을 조작하는 공작 활동을 진행했다. 그들은 다양한 온라인 커뮤니티와 플랫폼서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와 연계한 것 처럼 보이는 '우리를 쏘지마(Don't Shoot Us)'라는 캠페인을 전개했다. '손들었어요! 쏘지마세요(hands up, don’t shoot)'는 Black Lives Matter 운동의 주요 슬로건 중 하나이다.

2014년 8월 당시 미국 미저리주 퍼거슨시에서 18세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 경찰에게 사망한 사건 미국 흑인 커뮤니티에서 '손들었어요! 쏘지마세요'라고 말했지만, 경찰이 무시하고 사살했다는 루머가 떠돈 것에 기인한 것. IRA는 이러한 위장 캠페인을 통해 미국 내 인종 갈등을 극대화하고 미국인 내 불화를 조장하려고 했다고 CNN은 보도했다. 흑인 인권 운동인것 처럼 위장해 흑인들의 불만들을 고조시키고, 다른 인종들 사이에서는 흑인 인권운동을 위협으로 느끼게 하려는 2가지 목적으로 이 캠페인은 진행됐다.  
이 캠페인이 경찰과 흑인간의 갈등을 더욱 악화시키는데 주력했다. IRA는 지속적으로 흑인에 대한 경찰의 무자비한 행동을 부각시켰다. CNN이 직접 문의한 결과 '우리를 쏘지마' 페이지는 이미 페이스북이 IRA하고 연관이 있다고 판명하고 폐쇄한 470개 계정 중 하나였다.
CNN은 "IRA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는 중단된 상태다. 하지만 텀블러에서 '우리를 쏘지마'에서 팔레스타인 관련 캠페인으로 바꾼 채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유튜브에서도 IRA는 여전한 활동을 보인다"고 밝혔다.
IRA가 다른 SNS와 함께 여론 조작을 위해 사용한 포켓몬고는 지난 해 엄청난 흥행을 일으킨 가상현실(AR) 모바일 게임이다. 미국내에서 여름 출시와 동시에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GPS를 활용해 실제 장소에서 포켓몬스터를 잡을 수 있어 게이머들을 열광시켰다. IRA는 위치 기반이라는 포켓몬고의 특성을 악용했다.
CNN은 "IRA는 텀블러 계정에서 경찰이 흑인에게 폭력을 저지른 장소서 포켓몬을 잡는 대회 공지를 올렸다. 그들은 잡은 포켓몬에게 피해자의 이름을 붙이고, 가장 많은 성과를 기록한 게이머에게 아마존 기프트 카드를 주겠다고 게이머들을 유인했다"고 폭로했다. IRA은 '우리를 쏘지마' 페이스북 커버 페이지에서 뉴욕에서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한 에릭 가너의 이름을 딴 포켓몬을 올리기도 했다.
포켓몬고의 개발사 나이언틱은 직접 CNN에게 성명을 보내 "우리의 게임이 제3자에 의해 허가 없이 무단으로 악용됐다"고 유감을 나타냈다.  /mcadoo@osen.co.kr
[사진] '우리를쏘지마'가 진행한 포켓몬고 이벤트 공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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